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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경비원들의 열악한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해서 전국 임대아파트 단지 경비실에 에어콘을 설치하기로 했는데, 부산의 한 영구 임대아파트에서는 이를 거부하기로 했습니다. 경제적 취약 계층이 다수인 입주민들 자신의 집에도 에어콘을 설치할 수 없는 가구가 많은데 경비실에만 에어콘을 설치하는 것은 그 전기사용료를 입주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형평에 맞지 않다는 겁니다. 1,500여 가구가 입주한 해당 임대아파트에서 경비초소 아홉 곳에 에어콘 전기사용료를 분담해 봐야 한 가구당 몇백 원 수준에 불과할 겁니다. 그러니까 진짜 이유는 전기사용료가 아니겠죠. '나도 못 쓰는 에어콘을 경비 주제에' 이런 마음 아닌가요? 그런데 경비는 그 거주민들의 공동의 이익에 복무합니다. 전..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독일 검찰은 지지난 주 금요일 95세인 여성을 살인방조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나치 시절, 수용소에서 속기사로 일했던 경력 때문입니다. 지난 주 월요일에는 나이가 100세인 남성을 나치 시설 수용소 경비원으로 일한 경력을 문제삼아 기소했습니다. 그들이 비록 속기사와 경비원에 불과했다 할지라도 수용소의 기능을 유지토록 도와서 살인에 일조했다는 거죠. 독일 검찰이 유사한 케이스를 여전히 수사 중인 건이 20건이 넘습니다. 이미 늙고 병들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100세 노인을, 어린 시절 당국에서 시킨 업무를 수행했을 뿐인 그들을, 독일 검찰은 왜 끝까지 법정에 세우려고 하는가. 자연인으로서 그들 개인을 문제삼는 게 아니라 반인류 전쟁범죄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역사에 교훈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