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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선거는 의례 많은 키워드와 문장을 남깁니다. 개중에는 당시 상황을 고스란히 담고 그 선거로 당선된 이들보다 긴 세월을 살아남는 것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2004년 총선 정동영의 소위 '노인 폄하', 그리고 2020년 총선 차명진의 '세월호 텐트'. 그런 발언들은 선거 흐름을 바꾼 결정적 한 마디로 기록되어 있죠. 문장이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2007년 대선 당시 '주어가 없다'는 앞으로도 영원히 회자될 문장이고, 이번 선거에서의 '기억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 역시 긴 세월 살아남을 겁니다. 그 외에도 이번 선거는 엘시티, 수직 공원, 어반루프, 생태탕 같은 보궐선거 치곤 인상적인 키워드를 많이 남겼는데, 그 중에서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인식의 저편에서 외롭고, 무섭게,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진공관으로 된 터널을 초음속으로 이동할 수 있는 하이퍼루프 기술 적용해서 부산-가덕신공항에서 동부산까지 초고속으로 달리는 첨단도시 교통수단을 설치하겠다.' 어반루프(Urban loop) 공약. 박형준 후보의 1호 공약입니다. 가덕부터 동부산까지 직선 거리가 50여 킬로미터 남짓이라 시속 1,000 킬로 속도의 교통수단이 왜 필요한지 의문이긴 하나 2030년 부산 엑스포를 대비해서 부산의 첨단도시 이미지 재건을 위한 쇼케이스 사업으로 판단했나보다 했습니다. 그러다 최근 박형준 후보 검증 과정에서 부인 명의의 기장 소재 미등기 건물이 발견된 후, 그 인근 땅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박형준 후보의 사위, 부인, 부인 동업자 등 가족과 지인 땅 5천여 평이 그 미등기 건물 주변에 포진해..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제 관훈토론회에서 오세훈 후보는 내곡동 관련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3월 31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훈포럼 토론회 중 "'존재조차 몰랐다'라는 표현이 빌미가 된 것 같습니다. 정확한 표현은 제 의식 속에 없었다. 이렇게 표현했으면 참 좋았을 뻔했다는 생각이 지금 듭니다. 근데 그게 거짓말은 아니지 않습니까? 존재조차도 의식 못했다는 말을 존재도 몰랐다고 표현한 게 그렇게 큰 죄가 되나요? 장인어른은 분명히 가셨습니다. 큰 처남은 분명히 갔습니다. 저 역시도 전혀 안 갔죠." 표현이 부정확했을 뿐이다. 그럼 오세훈 후보를 당일 봤다는 서로 다른 세 명의 목격자는 왜 거짓말을 한다는 겁니까? 동네 주민들은 왜 거짓말을 하고, 은퇴를 앞둔 측량팀장은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오세훈 처가 2005년 6월 개발 용역 직전 내곡동 땅 경계 측량' 복수 경작인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오세훈 있었다' 당시 측량팀장 '오세훈 입회했다' 지난 주말 KBS의 오세훈 후보 내곡동 의혹 관련 보도입니다. 오세훈 후보는 그동안 땅의 존재와 위치도 몰랐고, 개발 지구에 포함된 것도 몰랐다는 입장이었죠. KBS는 SH공사가 내곡지구 개발을 위한 용역 계약을 하기 9일 전에 오세훈 처가가 해당 땅을 측량했다는 사실과 당시 현장을 직접 방문한 오세훈 후보를 만났다는 두 명의 경작인, 그리고 당시 측량팀장의 주장을 보도했습니다. 복수의 경작인들은 당시 오세훈 후보를 직접 보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선글라스를 끼고 온 오 후보를 봤으며 이들 중 한 경작인은 측량이 끝난 뒤 인근..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후보 검증 관련해 언론이 제대로 묻지 않는 질문들, 오늘도 이야기 해보죠. 박형준 후보 부인 명의의 기장군 소재 건물이 2017년 준공됐음에도 4년째 미등기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나자 박형준 후보 측에서는 미등기는 행정상 실수로 부주의한 일처리였다고 해명했습니다. MBC는 이 부동산이 최근 15억 정도에 매물로 나왔었다고 보도했죠. 박 후보 측 해명대로 미등기는 행정상 실수라고 하죠. 그런데 건물의 등기는 늦어졌다고 해도 건물 자체를 잊어버릴 수는 없는 거 아닙니까? 15억 자산 가치를 어떻게 잊습니까? 건물 등기는 잊었어도 재산 신고에 건물은 들어갔어야죠. 그리고 어제 엘시티 청약 첫 날, 로열층 아래, 위 두 개 층을 딸과 아들에게 동시에 중개했다는 부동산 중개업자가 언론에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최근 언론의 보권선거 후보 검증 보도, 오늘도 이상한 대목 좀 짚어보죠. 박형준 후보의 엘시티 두 채 관련한 여태까지의 해명. 저로서는 여전히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엘시티의 미분양 물량이 많았고 마침 딸이 거주하는 윗층이 매물로 나와서 작년에 샀다고 했죠.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우연한 매물의 주인이 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들이 그 층을 산 건 작년이 아니라 2015년이었죠. 5년 전에 가족이 사둔 거였는데 왜 작년에 우연히 매물이 나왔다고 합니까? 게다가 아들이 그 층을 산 날과 딸이 그 아랫층을 산 날이 같은 날입니다. 2015년 청약일 첫 날, 그것도 매물이 시장에 나온 적이 없다고 할 만큼 로열층, 아래 위 같은 라인을 겨우 500, 700 프리미엄을 얹어주고..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한 학생의 편지에 옥중에서 이렇게 답장을 보냈다고 합니다. MB 옥중서신 "뜻밖의 편지를 받고 반가웠습니다. 격려의 글을 받고 고마웠습니다. 나 자신 부족한 점이 많지만 평생 열심히 정직하게 살아왔다고, 정직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한 주 가장 눈에 띄는 기사였습니다. 평생 정직하게 살아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 이 편지를 쓸 때 아마 이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 서시 - 윤동주 (낭독: 윤형주) ♬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이렇게 맑고 흔들림 없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보며 저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이 정도면 경배의 대상이다. ♬ 어..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선거 국면에선 의례 후보 검증이 본격화되기 마련이죠. 최근 언론의 후보 검증 행태 관련하여 저는 개인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점들이 아주 많습니다. 예를 하나만 들어보죠. 박형준 후보와 자녀는 작년 각각 20억대 엘시티 두 채를 매입합니다. 박형준 후보는 서민적 모습을 보이지 못해 민망하고 송구하다고 사과했는데 사실 고가의 부동산을 매입했다는 건 문제가 안 됩니다. 다들 자신들 형편에 맞게 사는 거죠. 문제는 작년 엘시티 17층 3호, 18층 3호, 바로 아래, 위 로열층을 거의 같은 시기에 매입하는데 초고가 아파트 경우 아래, 위 로열층이 이렇게 동시에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인데다, 더 드문 것은 부인은 분양가에서 1억, 자녀는 분양가에서 겨우 5백만 원의 프리미엄만 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