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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최순실을 알지도, 만난 적도 없다는 김기춘 비서실장. 박정희 시절 유신의 초안을 마련하고 유신시절 가짜 간첩을 양산했던 중앙정보부대공수사국장을 거친 그가 언론의 주목을 처음으로 받았던 것은 92년 초원복집 사건 때입니다.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자당 김영삼 후보를 위해 지역감정을 조장하려는 목적으로 공무원을 동원시키기 위한 비밀 회동, 초원복집 사건. 이 정치공작으로 그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습니다. 요즘 언론들은 '2년 전 정윤회 문건 사건이 제대로 처리만 되었더라도' 그런 이야기 많이 합니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2년 전이 아니라, 25년 전 김기춘 씨가 적어도 공직자로서는 다시는 중용되지 못하도록 당시의 정치공작에 대해 철저히 처벌했었더라면' 이렇게 바꿔 얘기하는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제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일부 최순실 보도는 기가 막힌 기사가 많다며, 사회 안정을 위해 자중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최순실 기사 중 속보, 단독 경쟁하는 와중에 증거로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는 기사가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지난 월요일 JTBC가 보도한 최순실 대응문건을 보면 청와대 차원에서 증거 인멸이 이미 한 달 전에 준비된 정황이 드러납니다. 수많은 증거가 벌써 사라졌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언론 기사를 뒷받침할 증거들이 사라졌다면 그 용의자는 바로 청와대인 겁니다. 증거를 인멸한 범인이 증거 가져오라고 경찰한데 적반하장하는 격입니다. 더구나 지금 사회가 불안정하다면 가장 큰 책임은 누가 뭐래도 대통령 본인에게 있는 겁니다. 대통령이, 청와대..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CJ그룹 이미경 회장의 퇴진 이유에 대한 여러 추측들이 언론을 장식합니다. 영화 '광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하게 해서 그렇다. SNL의 풍자가 거슬려 그렇다. 다보스포럼에서 대통령이 아니라 이미경 부회장이 주목을 받아서 그렇다. 그리고 그 결과는 최순실 씨가 CJ그룹 사업 부문을 차은택 씨를 통해 뺏으려 한 걸로 보인다. 이런 보도들. 그런데 본질은 그게 아닙니다. 이유가 중요한 게 아니죠. 이유가 뭐건 지금 우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 푼의 설립금도 내지 않고 대구대학과 청구대학을 강제합병시켜 자신의 소유로 만든 영남대학. 부산지역 대표적 기업인이었던 김지태 씨 재산을 강제로 빼서 만든 정수장학회. 그 강탈의 역사가 50년 만에 반복되는 장면을 다시 보고 있는 겁니다..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올해 첫 라디오 청취율 조사에서 자가격리로 방송을 비워도 여기저기서 방송을 때려도 청취율은 언제나 1위. 1위에게 띄웁니다. ♬ You are my destiny - Paul Anka ♬ You are my destiny You share my reverie You are my happiness That's what you are --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환경부 블랙리스트' 징역 2년 6개월... 법정 구속) 류밀희: 박근혜 정부가 임명했던 공공기관 임원들한테 사표를 받아내고, 청와대 내정 인사를 앉힌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 선고받았습니다. 김어준: 이 사건은 2년 전 구속영장 청구됐을 때 영장도 기각됐던 사건입니다. 당시 기각 사유가 새로운 정부가 인사수요 파악 목적..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TV조선은 이틀 전 과거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 씨가 한 방에 들어가면 하루 종일 나오지 않았다는 보도를 합니다. 이런 보도는 청와대에 당했던 조선일보의 사심이 담긴 복수 아니냐 하는 당연한 의심을 살 뿐 아니라, 국민들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야 자체를 흐립니다. 세월호 사건 당시 유병언 씨 관련 온갖 선정 보도가 모두의 시선을 뺏는 동안 정작 세월호의 실체적 진실은 모두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져 간 것처럼 말이죠. 최순실.. 이미 죽은 권력입니다. 조선일보는 그 큰 힘을 이미 아무 저항할 수 없는 최순실이 아니라 그를 대체해서 새로 등장하는 살아있는 배후의 권력을 찾아내고 견제하는 데 쓰시기 바랍니다. 본인들이 바로 그 배후권력의 일부가 아니라면.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 1..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주제는 우리가 쳐버술 원수다." "단두대에 올려 쳐야된다." "한 번 물면 살점이 뜯겨 나갈 때까지 안 놓는 진돗개 정신이 필요하다." '원수', '단두대', '살점'... 저잣거리의 언어입니다. "혼이 비정상이다." "원하면 우주가 돕는다." "어떤 기운이 온다." '혼', '기운', '우주'... 샤먼의 언어입니다. 시장통 무당, 시장통 무당. 시장통 무당의 언어가 한 국가를 통치했던 시대를 우리 역사에서 찾아보면 얼마나 거슬러 올라가야 할까요? 아득할 겁니다. 대통령의 사과를 접하고 저도 아득해 졌습니다. 김어준의 마음이었습니다. == 1부 [이것만은 알아야 할 아침 뉴스] -한겨레 21 송채경화 기자 2부 [인터뷰 제1공장] 최순실 게이트는 박근혜 게이트... '탄핵'..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새마을 운동은 한국을 다시 일으킨 정신혁명운동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지구촌 새마을 지도자대회에서 한 연설의 내용입니다. 지난 5월 아프리카에서도, 작년 9월 UN에서도 같은 연설을 했습니다. 새마을 운동은 1970년 박정희 대통령이 시작한 농촌재건운동이죠. 일본의 농촌진흥운동을 모방했고 농촌공동체가 일부 파괴된 점도 있으나 농촌의 빈곤, 환경, 인프라 개선에 기여한 성공적 캠페인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이후 거의 50년이 흘렀습니다. 이제는 다음 페이지로 좀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1부 [이것만은 알아야 할 아침 뉴스] -한겨레 21 송채경화 기자 2부 [이혜훈의 나라걱정] 오락가락 경제 정책, 이대로 괜찮나? - 새누리당 이..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미우주항공국 NASA는 몇 달 후 모래 폭풍을 예보했습니다. 지구가 아니라 화성에서. 미국이 달에 사람을 보낸 게 40년 전. 일본이 달 탐사선 발사한 게 10년 전. 중국이 달에 탐사선 착륙시킨 게 3년 전. 인도가 화성궤도에 우주선을 올린 게 2년 전입니다. 반면 우리는 지구를 벗어나는 발사체 자체 기술도 아직 없습니다. 내년 대선에 잠재후보들 공약, 온통 경제이야기입니다. 먹고 사는 문제, 물론 아주 중요합니다. 하지만 먹고 살기만 하는 건 짐승도 합니다. 밥을 넘어서 우주를 이야기하는 리더를 갖고 싶다. NASA의 화성 예보를 보며 그런 상상을 해봤습니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