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김어준 생각/2017년 1월 (22)
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이슬람 7개국 난민들의 입국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사인해 국제적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들 7개국은 실제 미국에서 발생한 테러에 단 한 번도 연루된 적이 없었고, 오히려 9.11 테러 용의자들의 국가들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포함되지 않은 국가들은 트럼프의 사업상 이익과 관련이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 트럼프를 보고 있자면 특검에 출석하며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라고 외친 최순실이 떠오릅니다. 미국 자체가 종교적, 경제적 난민들이 세운 국가이고, 트럼프 본인 역시 세계대전의 난민 2세로, 그런 난민들이 어렵게 구축해 온 시스템의 혜택을 입고도 오히려 난민들의 권익을 후퇴시키고 오로지 자기 이익만 그를 보면 한 번도 민주주의에 기여한 적은 없으면..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주 출연했던 정규재TV에서 방송후기를 공개했습니다. 정규재 씨 측에 따르면 인터뷰가 끝난 후 박근혜 대통령에게 탄핵이 만약 기각되면 검찰과 언론을 정리할 것인가 묻자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정규재 육성 "이번에 모든 것이 다 드러났고, 누가 어떤 사람인지 다 알게 되었다는 그런 분위기였어요. 어느 신문이 어떻게, 이번에 모든 것이 다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의 힘으로 그렇게 될 거다 이렇게 얘기를 하셨어요." 탄핵을 주장한 언론과 자신을 피의자로 만든 검찰을 손보겠다는 말인데요, 그리고 국회, 언론, 노조, 검찰이 동맹을 맺고 대통령을 공격하는 거 아니냐는 말에는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박근혜 육성 "그동안 쭉 진행과정을 이렇게 좀 추적을 해보고, 이렇게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대통령이 인터뷰를 하고 최순실이 고함 퍼포먼스를 하고 두 사람이 직접 뭔가를 합니다. 급하긴 급한가 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법정에서는 청와대 수석, 비서관, 정부 차관을 지냈고 재단에서는 이사장, 부장, 과장을 지냈던 이들이 그렇게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던 사람들이 이 사태가 대통령의 책임 임을 폭로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대신 나서지 않는 거죠.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왜 장세동이 없느냐는 한탄이 나온다고 합니다. 장세동 씨, 십 몇 년 전 대선 출마를 하겠다며 나섰을 때 단독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전두환 씨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게 출마 이유였던 그에게 왜 여전히 걱정을 대신 해주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을 했었습니다. '나를 믿어줬다.' 역사적 범죄의 주역이었으..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보수 인터넷 매체와 직무정지 이후 첫 인터뷰를 했습니다. 사실 인터뷰라고 부르기 민망합니다. 예를 들어, '최 씨와 대통령이 사실상 경제적 공동체라고 하는데 예금통장을 같이 사용하십니까?'라는 질문은 너무 유치합니다. 같은 통장만 사용 안 하면 경제공동체가 아닌 게 되는 건가요? 동네 잡범도 공범끼리는 같은 통장 사용 안 합니다. 그리고 최순실이 여러 회사 만든지 몰랐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몰랐다고 하면 당연히 후속 질문을 해야죠. '그럼 플레이그라운드라는 회사는 생기자마자 어떻게 알았느냐?' '누가 그런 회사가 있는지 알려줬느냐?' '아무 실적 없는 그 회사를 왜 KT의 광고대행사가 되도록 KT 회장에게 압박을 했느냐?' '대통령이 직접 이권을 챙겨준 회사..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항의하기 위해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전시회가 논란입니다. 문제가 된 작품의 원작은 인상파 마네(Manet)가 그린 '올랭피아(Olympia)'와 조르주네(Giorgione)의 '잠자는 비너스(Sleeping Venus)'입니다. 잠자는 비너스는 여신을 모티브로 한 전형적인 16세기 그림이고 올랭피아는 당시에도 큰 논란이 된 19세기 작품입니다. 올랭피아는 여성을 신화 속 여신이 아니라 현실의 존재로 그려서 당시의 비평가들은 똥배가 나온 여성을 그린 것이 어떻게 예술이 될 수 있냐며 공격을 했었고, 일반인들은 나신의 여성이 고개를 숙이지 않고 눈을 똑바로 뜨고 정면을 바라보는 게 발칙하다며 그림을 지팡이로 내려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게 1865년, 152년..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헌재심판에 임하는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단은 어제 증인 39명을 추가신청해 결국 판결을 2월 말 이후로 지연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 기각과 최순실의 출석 거부로 특검은 대통령 조사 한 번 못하고 끝날 수도 있습니다. 2월 말 특검이 끝나면 검찰이 수사를 이어받게 됩니다. 황교안 체제 하에 검찰이 과연 특검 만큼 해낼 수 있겠는가. 그러니까 박근혜 대통령은 그 어떤 것도 내려놓지 않고 있는 겁니다. 특검이 끝날 때까지 대통령 탄핵에 이를 만한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하게 하고 그 사이 헌재 판결은 최대한 지연시키기. 대통령의 전략입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 기각으로 다른 재벌의 소환은 시작도 못하고 있고, 불법적으로 취득한 재산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한 최..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구속됐습니다. 그는 박정희 영구집권을 획책한 유신헌법의 초안 작성자로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은 무려 50여년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재일동포 간첩조작사건의 중앙정보부 공안부장, '좌경은 무좀같다'며 공안정국을 주도한 검찰총장,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사건을 지휘한 법무부 장관, 지역감정을 조장했던 초원복집사건의 주역이었던 그 긴 세월 동안 그는 단 한 번도 법적책임을 진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 그를 구속시킨 것은 무고한 사람을 간첩 만들어 수십 년 감옥에 보내고, 지역감정을 악의적으로 선동한 범죄에 비하자면 한참이나 가벼운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자신의 법 지식을 활용해 반 세기 동안 법망을 빠져나간 그를 결국 구속시킨 것은 복잡한 법리가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삼성이 영장실질심사에서 내세운 논리의 핵심은 한 마디로 박근혜, 최순실이 가해자고 자신들은 피해자라는 겁니다. 특검은 아니다, 돈 주고 혜택을 받은 거래. 뇌물이다 조의연 부장판사는 삼성 손을 들어줍니다. 과연 그러한가. 특검의 뇌물죄, 영장청구 근거 중 하나가 된 메모가 있습니다.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지난 해 9월 27일 독일 한 호텔에서 최순실과 만나 작성한 건데요 이 메모에 따르면 야당의 문제제기가 시작된 당시 최순실 회사를 통하지 않고 말을 사주는 방법을 의논하고, 야당과 친분이 있는 최순실 회사 직원을 조심하라고 하고, 정유라는 페이스북을 못하게 하라며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최순실에게 당부합니다. 심지어 현 정권에선 문제가 없고 정권이 바뀌며 검찰 수사에 대비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