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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최순실 씨의 언니 최순득 씨가 김치 몇 포기 건네면 연예인들이 현금을 상납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통상 대형 게이트에 주변부에서 연예인 관련 뉴스는 신변잡기성 가십으로 흘러서 사안의 본질을 잃게 만들 우려 때문에 경계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다릅니다. 최순실 게이트 특징은 신변잡기가 곧 본질입니다. 자기 이익으로 연결될 수만 있다면 아무리 사소해서 대통령을 동원해 모조리 챙기려고 했습니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최순실 씨 일가가 지난 수십 년간 축적한 최소 수천 억원이 넘는다고 하는 부(富)가 과연 정상적인 경제활동의 결과인지. 최순실 씨가 그랬듯 아무리 하찮은 영역에서도 그 금액이 아무리 적어도 불법이 드러나는 부분마다 모조리 환수조치 해야 합니다. 식민을 겪고도..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김무성 전 대표가 어제 대선 불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출범에 일익을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기 때문이며 앞으로 양극단의 정치를 배제하고 협치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선언을 마무리했습니다. 여기서 양극단은 그동안의 이야기들로 미루어보면 친박, 친문을 의미하고 협치는 친박, 친문을 제외한 정치세력의 연대, 소위 제3지대를 뜻합니다. 그리고 제3지대의 공통분모는 개헌. 그 개헌이 지향하는 정치체제는 내각제 또는 이원집정부제. 그러니까 기자들은 김무성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만 그대로 받아적을 것이 아니라 이렇게 다시 질문을 던졌어야 합니다. '출마가 필요없는 내각제 총리도 안 하실 건가요?' 김어준의 질문이었습니다. == 1부 [이것만은 알아야 할 아침 뉴스]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최순실을 알지도, 만난 적도 없다는 김기춘 비서실장. 박정희 시절 유신의 초안을 마련하고 유신시절 가짜 간첩을 양산했던 중앙정보부대공수사국장을 거친 그가 언론의 주목을 처음으로 받았던 것은 92년 초원복집 사건 때입니다.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자당 김영삼 후보를 위해 지역감정을 조장하려는 목적으로 공무원을 동원시키기 위한 비밀 회동, 초원복집 사건. 이 정치공작으로 그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습니다. 요즘 언론들은 '2년 전 정윤회 문건 사건이 제대로 처리만 되었더라도' 그런 이야기 많이 합니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2년 전이 아니라, 25년 전 김기춘 씨가 적어도 공직자로서는 다시는 중용되지 못하도록 당시의 정치공작에 대해 철저히 처벌했었더라면' 이렇게 바꿔 얘기하는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세월호 사고 당일에 대통령 행적은 2년 반이 지난 오늘까지도 명쾌히 해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순실 라인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은 세월호 사고 9일 후 이런 말을 기자들에게 했다고 합니다. "세월호에 빠지지 말고, 승마 빨리 빨리 취재해라." 김종 전 차관이 취재하라고 한 건 정유라의 국가대표 선발이 특혜라고, 문제 있다고 문제 제기한 모 대학 교수를 비리인사로 취재하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덧붙입니다. "대통령께서 세월호 바로 다음 날 체육개혁 확실히 하라고 오더 내려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바로 다음 날 가장 먼저 챙겼던 것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대학 진학 문제였던 겁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아이들 수백 명이 생으로 죽어가는 걸 보고도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주말, 교육부가 발표한 이화여대 특혜사건의 감사 결과에 따르면 특혜를 받고도 합격점수가 안 되자 정유라를 합격시키기 위해 앞 순위 학생 두 명을 탈락시킵니다. 입학 이후로는 모든 수업에 단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고, 시험에 응한 적도, 과제를 제출한 적도 없습니다. 대신 담당교수가 과제물을 만들어주고, 심지어 시험답안지도 대신 냅니다. 입학기준을 바꾸고, 앞 순위 수험생을 탈락시키고, 학칙을 변경하고, 교수가 대신 숙제하고 시험 봐 주고, 이런 일이 그저 학부모 한 사람의 힘으로 되나요? 대학이 지원하는 사안마다 승인이 되고, 담당교수 연구비는 수십 억씩 배정되고, 정부 예산은 쏟아지고, 이게 민간인 한 사람의 힘으로 됩니까? 대통령이 관여하지 않는데, 됩니까 이런 게?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제 오전 포털 네이버에서는 '엘시티 문재인'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합니다. 비슷한 시간대 다음에서는 '엘시티 박사모'가 검색어 1위를 합니다. 다음에서 엘시티 박사모가 등장하는 사연인 즉, 박근혜 대통령의 팬클럽 박사모에서 '엘시티 문재인'을 대량 검색해 검색어 1위로 만들라고 했다는 정황이 박사모 게시판을 통해 드러난 겁니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비슷한 시간대에 네이버에서는 '엘시티 박사모'는 등장하지 않고, 이후로도 '엘시티 문재인'만 검색어에 등장했다는 겁니다. 원래 이런 의도적인, 의도적으로 같은 단어를 대량 검색하는 것은 '어뷰징(abusing)'이라고 해서 포털이 기술적으로 걸러냅니다. 여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포털의 검색어를 누군가 정치적, 상업적 의도를 가..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최순실 씨 하수인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문고리 3인방과 절친하다고 하는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는 검찰 조사시기를 늦추려고 합니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겁니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정윤회 문건 사건 때 박근혜 대통령은 그 내용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찌라시다." 2년 후, 최순실이 권력 1위라는 내용을 담고 있던 이 문건은 모두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한 '찌라시다', 이 말은 거짓말이었습니다. 이 문건 이전에 정윤회가 박지만 미행을 지시했다는 관련내용을 처음 보도한 시사저널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본떼를 보여라. 발본색원하라." 박근혜 대통령이 본인을 곤란하게 만든 상대에게 대통령 권한을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제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일부 최순실 보도는 기가 막힌 기사가 많다며, 사회 안정을 위해 자중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최순실 기사 중 속보, 단독 경쟁하는 와중에 증거로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는 기사가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지난 월요일 JTBC가 보도한 최순실 대응문건을 보면 청와대 차원에서 증거 인멸이 이미 한 달 전에 준비된 정황이 드러납니다. 수많은 증거가 벌써 사라졌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언론 기사를 뒷받침할 증거들이 사라졌다면 그 용의자는 바로 청와대인 겁니다. 증거를 인멸한 범인이 증거 가져오라고 경찰한데 적반하장하는 격입니다. 더구나 지금 사회가 불안정하다면 가장 큰 책임은 누가 뭐래도 대통령 본인에게 있는 겁니다. 대통령이, 청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