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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최순실 씨의 언니 최순득 씨가 김치 몇 포기 건네면 연예인들이 현금을 상납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통상 대형 게이트에 주변부에서 연예인 관련 뉴스는 신변잡기성 가십으로 흘러서 사안의 본질을 잃게 만들 우려 때문에 경계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다릅니다. 최순실 게이트 특징은 신변잡기가 곧 본질입니다. 자기 이익으로 연결될 수만 있다면 아무리 사소해서 대통령을 동원해 모조리 챙기려고 했습니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최순실 씨 일가가 지난 수십 년간 축적한 최소 수천 억원이 넘는다고 하는 부(富)가 과연 정상적인 경제활동의 결과인지. 최순실 씨가 그랬듯 아무리 하찮은 영역에서도 그 금액이 아무리 적어도 불법이 드러나는 부분마다 모조리 환수조치 해야 합니다. 식민을 겪고도..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제 오전 포털 네이버에서는 '엘시티 문재인'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합니다. 비슷한 시간대 다음에서는 '엘시티 박사모'가 검색어 1위를 합니다. 다음에서 엘시티 박사모가 등장하는 사연인 즉, 박근혜 대통령의 팬클럽 박사모에서 '엘시티 문재인'을 대량 검색해 검색어 1위로 만들라고 했다는 정황이 박사모 게시판을 통해 드러난 겁니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비슷한 시간대에 네이버에서는 '엘시티 박사모'는 등장하지 않고, 이후로도 '엘시티 문재인'만 검색어에 등장했다는 겁니다. 원래 이런 의도적인, 의도적으로 같은 단어를 대량 검색하는 것은 '어뷰징(abusing)'이라고 해서 포털이 기술적으로 걸러냅니다. 여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포털의 검색어를 누군가 정치적, 상업적 의도를 가..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1960년 4.19가 있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했습니다. 3년 후 군인 박정희는 대통령 박정희가 되었습니다. 1979년 10.26이 있었습니다. 대통령 박정희 사망했습니다. 2년 후 군인 전두환은 대통령 전두환이 되었습니다. 1987년 6.10이 있었습니다. 전두환 대통령이 물러났습니다. 8개월 후, 육사 동기 노태우는 대통령 노태우가 되었습니다. 2016년 11월 12일, 내일 다시 한 번 수많은 분들이 거리에 나설겁니다. 정치가 제 기능을 못할 때 우리 국민들은 거리로 나아가 새로운 길을 직접 만들었습니다. 동아시아 유일의 자랑스러운 민주화 역사입니다. 하지만 그 과실을 챙긴 건 매번 따로 있었습니다. 국민이 개돼지로 취급받았던 건 그래서입니다. 그래봐야 권력은 결국..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김병준은 내치 대통령, 외치만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그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정진철 청와대인사수석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청와대에서 그런 이야기 나온 적이 없다." "현행 헌법상 내치는 총리가 맡고, 외치는 대통령이 모두 맡는 구분이 가능하지 않다." 이 두 가지가 모두 같은 날 나란히 나온 보도입니다. 청와대 인사라인의 공식 책임자도 모르는 이야기가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말이라며 언론에 유포되는 겁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뒤에서, 최순실 대신, 공식 라인 대신에, 청와대 고위관계자라는 단어 뒤에 숨어, 지금 국정을 결정하고 있는 너는 누구냐? 김어준의 질문이었습니다. == 1부 [이것만은 알아야 할 아침 뉴스..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요즘 지상파 기자들은 자사의 저녁뉴스를 보지 않습니다. JTBC를 봅니다. 누구보다 자신들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사 뉴스에서는 아무런 특종도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언론이 다른 이들의 보도를 구경만 해야하는 것보다 굴욕적인 것은 없습니다. 권력이 허락하는 선, 그 안에서만 취재해 온 결과입니다. 그렇게 남이 그은 선, 그 울타리 안에서만 살아가는 자들을 우리는 노예라고 합니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 1부 [이것만은 알아야 할 아침 뉴스] -한겨레 21 송채경화 기자 2부 [인터뷰 제1공장] 거국내각 구성해 무정부사태 막아야 -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3부 [경제는] 한은, 3분기 GDP 발표...4분기 연속 0%대 성장, 원인은? - 정태인 소장 (칼폴..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손학교 전 대표가 정치복귀를 선언했습니다. 이제 대선이구나 싶습니다. 저녁이 있는 삶, 지난 대선에서의 이 구호는 한국 정치사에 길이 남을 슬로건입니다. 2년간 칩거하던 산을 내려오며 이번에 던진 한 마디는 '만덕산이 내려가라한다'. 이 멘트는 제 취향은 아니어서 조금 웃긴 했습니다. 산이 내려가라고 한 게 아니라 사람이 내려오라고 했겠죠. 그래도 운치는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는 서로 멱살을 잡고 서로 욕설을 하더라도 뭐 풍자, 위로, 카타르시스가 담긴, 그런 문장이 되는 그런 싸움을 보고 싶습니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1부 [이것만은 알아야 할 아침 뉴스] -한겨레 21 송채경화 기자 2부 [인터뷰 제1공장] 박 대통령 "최순실 의혹에 인신공격성 의혹제기 말라"... 입..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한 주간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기사는 KBS 열린음악회에서 연주된 Song to the moon이란 오페라 아리아의 'moon, 달'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다는 이유로 문 대통령 생일 축가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중앙일보의 기사. 한 가지에 과도하게 집착하다 보면 세상만사를 다 그 한 가지로만 풀이하게 되는 지경에 이를 때가 있죠. 그래서 남들이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외롭게, 그 한 길로 계속 달리게 되는 무아(無我)의 지경. 유사업계에 있는 1인으로 그 지경이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심심한 걱정을 담아서 띄웁니다. ♬ 아프지마요 - 젝스키스 ♬ 제발, 아프지 마요 아프지 마요 외롭지 마요 외롭지 마요 슬프지 마 고작 나 하나 때문에 아무리 그리워도 초라해지진 마요 행..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검찰은 지난 총선에서 윤상현 의원이 김성애 전 의원에게 전화를 해서, 서청원 의원 지역구에는 공천신청하지 말라며 전화한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서로 아는 사이에 조언을 한 거다' 검찰의 결론이었습니다. 당내 실세가, 청와대 수석이 공천신청자에게 '까불지마라, 약점 다 잡고있다, 다른 곳으로 가라'라고 했는데, 당사자도 '너무 심하게 겁박하는 거 아니냐?' 항변했는데 말이죠. 검찰의 결론대로라면 앞으로 협박을 하기 전에는 안면을 터놓는 게 좋다. 조폭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김어준의 조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