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김어준 생각/2017년 9월 (21)
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근 이명박 정부 시절 벌어졌던 각종 불법 행위에 관련해 안보가 엄중하고 민생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적폐청산 시도는 퇴행적이며 국익을 해칠 뿐 아니라 결국 성공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그렇습니까? 안보가 그렇게 걱정되시는 분이 현충일에 출입 자격도 없는 군사보안시설인 기무사에서 테니스를 치셨나요? 심지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어 대통령 유고 상황이 발생한 다음 날도 기무사에서 테니스를 치셨죠. 기무사에서 테니스 치면 국가 안보가 막 튼튼해집니까? 민생경제를 그렇게 걱정하시는 분이 작년 아부다비에서 F1 그랑프리 경기 관람할 때 여행경비를 국고에서 보조받으셨더군요. 자동차 경주가 공적 업무인가요? 퇴임 후 2년간만 따져도 경호 지원받은 횟수가 2,2..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어제 국회에서 있었던 한 토론회에서 참여정부 시절 각 부처 공무원들에게 언론 기사에 부처의 의견을 실명으로 개진할 것을 권장한 문건을 공개하면서 댓글 정치의 원조는 노무현 정부라고 주장했습니다.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담당 부처의 의견을 담당 공무원이 자기 이름으로 밝히는 것은 공개적인 국정 홍보죠. 이게 어떻게 국정원과 사이버 사령부를 동원해서, 돈을 주고 사람을 사서 익명으로 지역 감정을 조장하고, 야당 정치인을 공격하고,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선거에 개입한 댓글공작과 같은 겁니까? 그건 댓글이라는 단어가 같다고 '니들도 그랬잖아'하며 물타기하는 거죠. 이런 물타기를 무비판으로 스트레이트 보도하거나, 논란이 예상된다 한..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연합뉴스의 노조는 어제 박노황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이사진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지난 4월 검찰이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 수사를 마무리했다는 단독 기사를 박 사장이 사회부장에게 전화해 삼성의 광고 현황을 이야기하며 막았고, 이에 기자들이 반발하자 민감한 표현이 빠진 채 보도됐다는 겁니다. 연합뉴스의 노조가 경영진의 사퇴를 촉구한 것은 지난 8월 장충기 사장에게 문자한 언론인 명단에 포함됐던 조복래 편집인에 대한 사퇴 촉구 이후 최근 두 달 사이에만 벌써 두 번째입니다. 국가 기간 통신사로서 연합뉴스의 독립성은 대단히 중요하죠. 하지만 현 박 사장 체제 출범 이후 첫 번째 방문은 국립 현충원이었고, 첫 번째 행사는 호국영령을 기린다며 국기 게양식을 했었고, 첫 번째 조치는..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방청객 환호) 뉴스공장 1주년입니다. 1주년이라고 이렇게 이른 시간에 여기까지 오신 수많은 분들에게 얼굴 마주하고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국내 1위가 아니라 세계 최고의 시사방송이 되겠습니다. (방청객 환호) 그리고 동시에 당부를 드립니다. 이렇게 이른 시간에 여기까지 오시면 가정은 누가 지킵니까? (방청객 웃음) 정신들 차려주시고, 뉴스공장 시작하겠습니다. == 1주년 기념 특집방송 꼭두새벽 라이브! 1부 [이것만은 알아야 할 아침 뉴스] -시사IN 김은지 기자 2부 [인터뷰 제 1 공장] 다스 주식 매입 국민운동, 다스 실소유주 밝히는 묘수 - 주진우 기자 (시사인) - 안원구 전 대구지방국세청장 3부 [사회적 배려자] 정진석 발언 파문 및 '산 넘어 산' 여야 협치에 대한..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오늘 이라크의 쿠르드 자치정부가 분리 독립 투표를 실시합니다. 소수 자치민족의 독립을 달가워 할 중앙정부가 있을 리 없는데다, 유전지대가 투표 지역에 포함돼 분리시 경제적 손실까지 막대한 이라크 중앙정부는 군사 행동까지 거론하며 반대합니다. 자국 내 쿠르드족의 동조를 두려워하는 터키, 이란, 시리아 주변국들 또한 반대하고 있고, 이 지역과 이해관계가 있는 거의 모든 국제사회가 쿠르드 독립을 반대합니다. 쿠르드족이 이라크 중앙정부 및 주변국과 갈등으로 영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IS 소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그 논리입니다. 참 뻔뻔합니다. 분리 독립을 약속하며 이라크전부터 IS 소탕에 이르기까지 쿠르드를 최전선에 세웠던 나라들이 자신들의 이해가 걸리자 등을 돌리는 거죠.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미얀마 군부에 의해 핍박 받았던 아웅산 수치가 로힝야 인권에 대해 외면한다는 국제적 비난이 있습니다. 물론 인종청소는 어떤 정치적 배경이 있다 한들 정당화 될 수 없죠. 하지만 아웅산 수치에 대한 이 지적은 절반의 진실만 담고 있습니다. 미얀마는 60년 군사정권을 끝내고 민주정부가 들어선 지 2년이 채 안 되죠. 군은 여전히 막강해서 단위 지자체와 의회 4분의 1 지명권을 가지고 있고, 독자 정당도 구성합니다. 그런 군부가 호시탐탐 아웅산 수치의 정치적 실각을 노리고 130여개 소수민족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미얀마에서, 이 로힝야 문제만은 압도적 여론으로 그들을 몰아내야 한다는 국내 여론이 있는 상황에서, 게다가 선거를 앞두고 있는 아웅산 수치가 로힝야의 편에 무작정 선다는 것은..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최근 지역홀대론이 논란입니다. 지난 9월초 안철수 대표가 호남의 SOC 관련 예산 축소를 언급하며 시작된 거죠. 그런데 이 홀대론, 함부로 꺼내면 안 되는 겁니다. 왜냐? 제5대 대선 당시 박정희 후보는 호남에서 승리했었고, 제7대 대선에서는 김대중 후보가 부산에서 50% 가까이 득표했었습니다. 정치적 지역 감정 없었습니다. 이후 자신을 위협하는 정치적 라이벌 김대중을 제거하기 위해 박정희 정권은 통, 반장까지 호남에게 다 뺏긴다는 구호로 지역 감정을 기획해냈고, 이 호남 박해는 결국 5.18까지 연결됩니다. 그 결과로서의 실제적, 물리적, 정신적 피해로 인한 호남의 피해의식은 그렇게 사악한 정치 기획의 결과입니다. 그 감정을 자극해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시도는 그래서 반역사..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주 김명수 대법원장 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의 질의 내용 중에 공식적인 속기록도 녹취록도 없는 것으로 알려진 전국법원장회의에서의 발언 내용, 특정 법무비서관의 인사 관련 내용, 법원장 모임의 구체적 가입자 정보 등이 등장했습니다. 이런 정보들은 사법부의 고등부장, 실-국장급이 아니면 알 수가 없고, 이러한 정보가 종합적으로 취합되는 곳은 바로 법원행정처라고 합니다. 법원행정처는 통상 대법원장의 사람들이 주요 보직을 맡는다고 알려져 있죠. 그렇다는 이야기는 현 양승태 대법원장의 측근 인사들이 차기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을 막겠다고 나선 걸 의미하는 것 아닌가요? 임기가 며칠 남지 않은 현 대법원장 체제가 차기 대법원장 체제의 출발을 이렇게까지 훼방한 사례는 듣도 보도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