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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사법부에서 사법부를 대상으로 하는 국회 국정조사를 스스로 요구하는 전례없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법관들의 정치 성향을 분류한 법관 블랙리스트의 존재 여부에 대해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84%의 법관들이 추가적인 조사에 찬성했음에도 양승태 대법원장이 소뿔 바로 잡자고 소를 죽이겠냐며 추가 조사를 거부했고, 이에 더이상 사법부 자체조사만으로는 진실을 밝힐 수 없다고 일선 법관들이 입법부에 이 사안의 진상을 조사해 달라고 제안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겁니다. 사법부가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사법부의 수장이 거부한 상황이 됐습니다. 이 사태를 지켜보며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헌법이 보장한 사법부의 독립을 사법부가 법관 블랙리스트로 무너뜨린 이유가 무엇일까? 자체 필요에 의한 것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최순실 관련 의혹을 받는 많은 사람들의 답변이 이렇습니다. "지시를 따랐을 뿐이다." 2차 대전 후 수백 만을 학살한 전쟁범죄에 대해 전범들은 같은 논리로 자신을 변호했습니다. "지시를 따랐을 뿐이다." 그때 그 전범들에 대해 서구는 이렇게 판결을 했습니다. "공직을 맡는다는 것은 그 공직이 요구하는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자질을 전제한다. 그런데 범죄지시를 그냥 따랐다는 것은 그 공직에 요구되는 자질이 자신에게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자격요건의 위반을 스스로 자백하는 것이다. 자격이 없는 자가 공직을 맡아 사회에 중대한 해악을 끼쳤으므로 처벌한다." 이 판결은 이후 서구 법(法)정신의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됩니다. 이제 다음 달이면 최순실 관련 재판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