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참사 (3)
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 2인의 순직이 인정 받게 됐습니다. 학생들을 구하러 선실로 들어갔다가 희생됐는데도 비정규직이란 이유로 규정상 순직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박근혜 정부의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인사혁신처는 공무원 연금법 시행령을 개정하거나 또는 개정하지 않고도 처장이 희생된 두 분을 대상자로 지정하는 것만으로도 순직 인정이 가능하다 했습니다. 이렇게 간단했던 겁니다. 그러니까 그동안 지정을 못했던 게 아니라 안 했던 거죠. 박근혜 정부는 대체 왜 그랬을까요? 아이들을 구하다 희생된 사람들에게조차 왜 그렇게 야박하게 굴었을까요? 어떤 경우에도 규정은 예외 없어야 하고, 어떤 경우에도 특혜는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 걸까요? 그러면 기소조차 되..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제는 세월호 참사 만 3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1989년 4월 15일, 영국 셰필드(Sheffield)에 있는 힐즈버러(Hillsborough) 스태디움에서 FA컵 준결승전이 열렸습니다. 이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25,000 관중이 몰리면서 BBC가 생중계하고 있는 가운데 96명이 압사를 당했습니다. 당시 영국 경찰은 평소와 다르게 현장을 제대로 통제하지 않았고 이 사고에 직접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공권력은 이를 철저히 숨겼고 그 유가족들에게 독립적인 수사권이 부여되고 사고 진상이 밝혀지기까지 무려 20년이 소요됐습니다. 어쩌면 세월호 사고의 진상을 밝히는 데 생각보다 훨씬 더 오랜 세월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온전한 조사권한으로 그 진..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제 국감에서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은 세월호 당시 대통령의 책임에 대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현장 책임자만 잘 임명했으면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7시간 동안 놀아도 된다." 당시 해수부 장관에 대한 인사를 잘못해서 세월호 대응이 제대로 안 되었다는 취지입니다. 얼핏 그럴 듯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말이 안 되는 주장입니다. 물론 해수부 장관도 잘못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국가적 재난에는 한 부처로는 대응이 안 되는 겁니다. 해경만 해도 해수부가 아니라 행자부 소속이었고 소방헬기를 띄우려면 외청인 소방관계청, 군 동원은 국방부, 의료지원은 복지부, 그 외 국토부, 기상청, 각 지자체 정보기관까지 총동원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어느 장관이 어느 장관에게 명령을 합니까.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