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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프레퍼족(Preppers)이라는 게 있습니다. 냉전을 거치며 인류 멸망에 대비하는 생존주의자(survivalists)들을 일컫는 말인데요, 이들이 처음 등장한 미국에서는 나름의 용어와 관련 산업도 존재합니다. 이들이 쓰는 용어 중에 버그아웃백(bug out bag)이라는 게 있습니다. 대재앙이 닥칠 경우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장소, 주로 사람이 살지 않는 장소에 은밀히 축적해 둔 비상 식량과 발전기 따위가 준비된 그런 장소까지 이동하는 동안 필요한 배낭을 일컫는 말입니다. '생존배낭'이라는 말은 여기서 유래하는 겁니다. 72시간 동안 생존을 도와주는 최소한의 비상배낭. 지난 주 갑자기 이 생존배낭 기사가 쏟아졌죠. 북핵 위기로 생존배낭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는 겁니다. 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단독, 서울시청 상공서 핵 터지면 36만 명 즉사' 어제 자 동아일보 북핵 관련 기사 제목입니다. 시청 인근 주민은 몰사하고 200만 명 사상에 반경 300 킬로미터까지 수십 년간 낙진과 방사능 노출의 피해가 이어진다는 분석 기사입니다. (낙진 fallout: 핵폭발시 대기권으로 퍼져나가 잔류하는 방사성 물질. 대기권으로 퍼져 나간 뒤 떨어져 내리기 때문에 '낙진(떨어지는 먼지)'이라고 불림.) 서울에서 휴전선 최단 거리는 20 킬로미터대입니다. 서울에서 평양 직선거리는 200 킬로미터대. 기사대로면 서울에 핵이 터지면 평양도 방사능 낙진이 수십 년간 이어집니다. 게다가 한 발만 쏘고 전쟁이 끝납니까? 핵전쟁이 나면 서울시만 죽는 게 아니죠. 한민족과 한반도 전체가 죽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