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괴비행체 (2)
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그저께 군사분계선을 넘나들어 군이 기관총 사격을 가했던 괴비행체는 풍선으로 밝혀졌습니다. 어제는 외교안보특보 내정자인 문정인 교수가 5,24조치, 그러니까 천안함 이후 방북 불허, 교역 중단 등 전면적인 대북 제재를 이제는 전향적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발언으로 보수 진영의 집중 공격을 받았습니다. 지난 10년간 보수 정권 하에서 북한 뉴스는 항상 부정적이었고, 지금도 풍선에 기관총을 쏠 정도입니다. 북한은 한반도에서 가장 큰 불확실성이죠. 인간은 불확실성을 두려워합니다. 원시인류 때부터 수풀 속에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면 두려워했습니다. 본성이죠. 이 두려움의 감정을 가장 손쉽게 처리하는 방식이 그 불확실성을 악으로 규정하는 겁니다. 공포스러운 대상을 윤리적 단죄의 대상으로 바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제 괴비행체가 군사분계선을 넘나들었다고 합니다. 지난 10여 년간 북한 소식은 모두 부정적인 뉴스였습니다. 세계 유일 분단국가가 통일되어야 한다는 생각 그 자체가 과거보다 많이 약해졌습니다. 이제 각자 체제 유지하며 이 상태를 그냥 유지해야 한다 하는 말들도 많이 합니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파리, 북경, 서울. 물리적으로 다 같은 땅 위에 있죠. 서울에서 파리까지 운전해 가는 게 가능은 합니다. 하지만 우리 머릿 속에서는 그 땅은 끊어져 있습니다. 머릿 속에서 땅이 끊어진 덕분에 우리 머릿 속에서 세계는 우리와 떨어져 있고, 세계는 저 멀리 바깥에 있죠. 그렇게 나와 세계는 연결돼 있지 않습니다. 물리적 조건은 정신을 한계 짓습니다. 태평양 섬 원주민들이 처음 보는 백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