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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어제 국회에서 있었던 한 토론회에서 참여정부 시절 각 부처 공무원들에게 언론 기사에 부처의 의견을 실명으로 개진할 것을 권장한 문건을 공개하면서 댓글 정치의 원조는 노무현 정부라고 주장했습니다.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담당 부처의 의견을 담당 공무원이 자기 이름으로 밝히는 것은 공개적인 국정 홍보죠. 이게 어떻게 국정원과 사이버 사령부를 동원해서, 돈을 주고 사람을 사서 익명으로 지역 감정을 조장하고, 야당 정치인을 공격하고,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선거에 개입한 댓글공작과 같은 겁니까? 그건 댓글이라는 단어가 같다고 '니들도 그랬잖아'하며 물타기하는 거죠. 이런 물타기를 무비판으로 스트레이트 보도하거나, 논란이 예상된다 한..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국정원의 심리전단이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문화예술인들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해 공작을 벌인 것이 밝혀졌습니다. 배우 김성근문성근, 김여진 씨의 나체 사진을 합성해 부적절한 관계, 육체 관계 등의 문구를 넣어 인터넷에 유포한 겁니다. 일국의 최고 정보기관이 사람의 수치심을 가장 적나라하게 자극하는 방식으로 민간인들을 공격한 거죠. 누가 했는지도 알 수 없고, 그 출처도 알 수 없어서 당하는 민간인들로서는 저항할 방법조차 찾을 길이 없었죠. 그런데 국정원이 아무도 시키지 않은 일을 그냥 심심해서 했나요? 국정원이 이런 일을 한 목적은 자명합니다. 보수 정권에 비판적인 인사들을 사회 경제적으로 매장시키기 위해서 한 거죠. 제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2014년 작성된 한 국제기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원세훈 국정원장 재임 시절 국정원 사기가 급락해서 여러 명의 국정원 요원이 자살했다고 합니다. 또한 보고서는 당시 국정원이 정보 활동에 실패, 정보의 정치화, 국내 정치 개입의 3대 병적 증상을 앓고 있었고, 그 원인은 원세훈 원장이 능력 밖의 일을 맡아 정보기관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전혀 몰랐기 때문이라는 고위 관료의 말도 인용하고 있습니다. 설사 해당 기관 자살한 요원이 있었다 해도 그 죽음이 정말 원세훈 원장과 상관관계가 있는지 밝혀내기는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 개입했다는 것은 해외의 비영리기구조차 알고 있었던 겁니다. 해외 비영리기구가 몇 사람 인터뷰하고 알게 된 걸 왜 우리라고 몰랐겠습니까?..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근 불거진 인터넷 강의업체 댓글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인강업체들이 조직적 댓글 부대를 운영했다는 건데요, 소송 규모도 수백 억에 달합니다. 조직적인 대규모 댓글부대 하면 원조는 국정원이죠. 지난 대선 '좌익효수'라는 아이디로 밝혀진 것만 3,450여개 댓글을 달았던 이 국정원 직원에 대해 검찰은 고발이 접수된 지 무려 2년 4개월이 지나서야 그것도 단 10개의 댓글만 공소사실에 포함했고, 법원은 모욕죄만 인정하고 선거개입은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죠. 국가정보기관이 특정 후보를 위해서 대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하는 헌정유린사태가 벌어졌는데 겨우 모욕죄로, 그리고 집행유예로 사건이 일단락되는 나라였습니다. 우리나라가 그런 나라였습니다. 다음 정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