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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신(新)식민주의'라는 말이 있습니다. 식민이 끝난 후, 독립된 피식민지를 여전히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지배하는 걸 일컫는 말인데요. 예를 들면, 프랑스는 과거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국가들의 엘리트들에게 프랑스 유학 기회를 제공하고 정치 컨설팅으로 그들을 육성해서 결국 친(親)프랑스 정치인들을 만들어냅니다. 경제적으로는 프랑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세파프랑(CFA franc)을 공용화폐로 쓰게 해서 경제를 통제하는데, 이런 게 신식민주의입니다. 프랑스 뿐만 아니라 과거 식민지를 경영했던 국가들은 대부분 이런 시도들을 하죠. 그럼 일본에는 신식민지 프로그램이 없는가. 일본의 극우는 패전 이후 청산되지 않고 곧바로 정치 최전선으로 복귀해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데, '위안부가 매..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2008년 사사카와 재단이 후원하는 일본, 프랑스 수교 150주년 행사가 프랑스에서 개최된 적이 있습니다. A급 전범 사사카와 료이치(笹川良一, 1899-1995)가 만든 극우단체의 돈으로 열린 이 행사에 프랑스 외무부가 참석하기로 되어있던 걸 프랑스 학자들이 공동성명으로 무산시키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사사카와 재단은 이 성명을 주도했던 비네 박사(Fabien Postel-Vinay)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합니다. 그러자 프랑스 학계가 사사카와 재단의 이런 비열한 대응이야말로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일본이 진행하고 있는 역사 왜곡의 증거라며 반발했고, 결국 프랑스 법원이 이 소를 기각하면서 일단락되었습니다. 일본 정부, 기업, 단체가 미국이나 유럽의 학자, 단체, 관료의 입을 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