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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얼마 전 'KBS 세계는 지금'에서 런던의 부동산 투기를 다룬 적이 있습니다. 부호들이 투기 목적으로 주택을 사들인 후 거주는 하지 않고 몇 년 째 비워둔 집이 런던에만 2만 호가 넘고, 그 덕에 집값과 월세가 폭등하자 서민들이 노숙자화 되고 있다는 리포트였습니다. 이에 한 시민단체가 그렇게 몇 년 째 빈 주택을 무단점거하는 이벤트를 벌였는데, 한 빈 주택에 임시 숙박하게 된 노숙자에게 기자가 묻습니다. '왜 남의 집을 무단점거 하느냐?' 그가 답합니다. '안 될 건 뭔가? 내가 이 집을 가져가는 것도 아닌데. 집은 사람이 살아야만 존재 가치가 있다.' 그는 사유재산을 무단점유하는 불법을 저질렀죠. 그리고 주택문제가 무단점유로 해결될 리도 없습니다. 국가의 주택정책과 복지예산이..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국정교과서 최종본이 공개됐습니다. 논란이 됐던 부분이 그대로 남았습니다. 특히 문제가 됐던 건국절 이슈는 1948년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으로 교과서에 담겼습니다. 국정교과서 서술대로면 일제 조선총독부가 당시 한반도 유일의 합법정부가 되는 셈입니다. 나치 점령하 프랑스에서는 비시(Vichy)정권이 3년간 프랑스를 통치했습니다. 비시 정권은 조선총독부처럼 일본 총독이 직접 부임한 게 아니라 세계 1차대전의 프랑스 전쟁 영웅 페탱(Petain) 수반이었고 외교권도 인정됐었습니다. 하지만 전후(戰後) 프랑스는 나치에 협력했던 비시 정권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당연합니다. 세계 어느 나라가 식민에 부역한 권력이나 그 통치기구를 인정합니까? 제대로 꼴을 못 갖췄어도 프랑스가 드골의 망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