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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드래곤의 권지용 씨가 USB에 음악 파일이 아니라 파일을 다운로드 할 수 있는 링크만 담아 발매를 했고,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는 음원이 담기지 않아 음원이 아니라며 음반 판매량에서 제외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출판업계는 전자책이 나오자 전자책 통계를 따로 내는 것으로 해결한 적이 있는데, 이 경우는 전자책과도 다릅니다. USB에 전자책의 내용이 아니라 전자책의 링크만 담긴 것을 과연 서적으로 볼 것인가? 이런 문제죠. USB에 파일이라도 담겨야 한다는 협회의 판단과 음반의 정의를 왜 독점하느냐는 가수의 항변이 맞서는 겁니다. 최초 음반이 탄생한 것이 100년 남짓에 불과합니다. 무엇이 무엇이다 하는 정의와 기준은 변하기 마련이죠. 가수의 항변이 일리 있는 건 그래서입니다...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오늘은 노무현 8주기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싫어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분들은 여전히 그 죽음을 애달파하는 사람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럴 수 있죠.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8주기 되는 날이니 그렇게 슬퍼하는 사람들을 한 번쯤 이해해보려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그건 이런 겁니다. 그 사람들에게 노무현은 내가 어린 시절 배운 아주 단순하고 순진한 정의, 우리 편은 이기고 나쁜 놈은 진다는 수준의 나는 나이 먹어가며 반드시 그런 건 아니라는 걸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런 게 있다고 믿고 싶은 그런 정의의 원형질이 사람으로 체화된 상징입니다. 그래서 노무현의 죽음은 아직도 내 안의 어딘가에서 살아있던, 그런 단순한 정의를 믿고 ..
안녕하세요, 공장장 권한대행입니다. 16년 전 일어났던 드들강 살인사건 범인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습니다. 미궁으로 빠질 뻔한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수사를 뒷받침했던 원로 법의학자 이정균 교수의 집념 덕분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피까지 뽑아 실험을 반복했고, 여고생과 그 부모의 한을 풀어주었습니다. 조선시대에 쓰였던 법의학서의 이름은 무원록(無寃錄)이었습니다. 범죄 피해자에게 원망이 남지 않도록 하라는 뜻이었죠. 법과 원칙, 사회 정의, 그런 말들을 참 많이 듣는 요즘입니다. 그게 뭐 별 거 있겠습니까. 평범한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억울한 일을 겪고 슬퍼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 그것이 바로 법이고, 정의 아닐까요? 악마 변호사의 짧은 생각, 양지열이었습니다. == 1부 [이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