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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주말, 단군 이래 가장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다고 합니다. 흩어질 거라는 촛불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지쳐서 집으로 돌아갈 거라는 집권세력의 기대가 틀렸다는 걸 보여주고자 하는 시민들 개개인의 각성과 다짐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혹여라도 숫자가 줄어들면 저들이 착각할까봐 그래서 또다시 뭔가 술수를 부릴까봐 나라도, 내 머릿수 하나라도 더 보태려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또다시 주말 저녁을 거리에서 보내는 겁니다. 그 간절한 마음, 그렇게 이심전심 모아진 마음이 촛불입니다. 화면으로만 보셨던 분들은 한 번만이라도 잠깐이라도 동참해보시길 권합니다. 그렇게 헌법 제1조가 법전에서 뛰쳐나와 살아 역동하는 모습을 직..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지럽습니다. '2일에 한다, 5일에 한다, 9일에 한다.' '탄핵을 한다, 안 한다.' 근본으로 되돌아가보죠. 민심은 왜 대통령 탄핵을 원할까. 배신당했기 때문이죠. 지지했든, 지지하지 않았든 대통령에게 기대했던 품위, 품성, 능력 모두 가짜다. 동시에 자성입니다, 속아버린 자신에 대한. 촛불 현장에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던 분들이 많은 건 그런 이유입니다. 촛불은 다시 기만당하지 않겠다는 다짐이죠. 공영방송 기자들이 현장에서 쫓겨나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내가 속고 있었는데 너희는 왜 진실을 말해주지 않았냐?' '왜 우릴 바보로 만들었냐.' 분노죠. 복잡한 정치 셈법이 사람을 화나게 하는 건 사람들의 요구는 너무 간단하기 때문입니다. '왜 가짜를 그냥 두느냐.' '왜 그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