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김어준 생각/2017년 2월 (20)
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개업신고서가 결국 어제 자택으로 반송되었다고 합니다. 변호사 등록은 변협에서 의결해야 하지만 개업신고서는 신고하면 효력이 발생합니다. 반송한다고 해서 개업을 못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개업을 막을 수도 없는데 법적으로 의미도 없는 반송을 굳이 한 겁니다. 대한변협회장 개인 명의로 성명서를 내면서까지 아무 법적 실효도 없는 행위를 이렇게 공개적으로 하는 이유에 대해 전관예우 문제를 거론합니다. 정권에 의해 강제 퇴임되고 4년 동안 한 푼 수입도 없었던 사람에게 전관예우 때문에 변호사 개업을 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런가요? 변협회장님은 전관예우에 관해 그렇게까지 높은 기준을 가지고 계신가요? 그럼 하창우 변협회장님께서는 퇴임하신 후에 변협회장이었다는 영향..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서울 디지텍고등학교의 곽일천 교장은 졸업식에서 대통령 탄핵이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은 정치적 음모라고 연설을 해 문제가 됐습니다. 보수진영은 그동안 전교조에 대해 학생들을 정치적으로 교화한다며 공격해 왔습니다. 그 논리대로라면 곽 교장 개인의 정치적 편향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화하는 것도 비난해야 합니다. 그래야 일관성이 있죠. 그런데 전국 학부모 교육단체연합은 어제 이 학교를 찾아 전교조를 규탄했습니다. 발언은 곽 교장이 했는데 왜 전교조를 규탄하는 거죠? 그리고 전국 학부모와 '오직 예수'라는 깃발은 무슨 상관이고, 왜 거기서 흔드나요? 게다가 성조기는 왜 같이 흔듭니까? 전국 학부모 교육연합이 기독교 계열인가요? 만약 그래서 그런 거라면 기독교 발원지인 이스라엘 국기를 흔..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자유한국당은 헌재가 어떤 판결을 내리더라도 모든 정당과 대선후보가 승복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어제 각 당의 원내대표들은 이에 구두합의했습니다. 탄핵 결의가 헌재로 가는 것조차 결사반대했던 정치세력이 갑자기 그 결과에 무조건 승복해야 한다고 남들까지 압박하고 나서는 게 저는 이상합니다. 하지만 그런 요구를 곧이 곧대로 선의로 해석한다치면 그럼 박 대통령 변호인단이 불필요한 증인들을 계속 부르고 국정농단과 대부분 상관없는 녹취 파일 무려 2000개를 지금에 와서 증거신청하는 명백한 판결 지연작전도 당연히 막아야 하는 겁니다. 남들에게는 헌재의 판결에 영향을 주지 말라고, 어떤 결과도 받아들이라고 해놓고 박 대통령 측에서 어떻게든 일정을 지연시켜 헌재 판결에 영향을 주려는 명백한 꼼..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소위 맞불집회는 지난 주말도 계엄령을 외쳤습니다. 이들은 탄핵심판이 국가전복기도라고 합니다. 언론, 검찰, 법원까지 공산화됐다고 하죠. 탄핵에 찬성하는 80% 국민들은 공산당이 되는 겁니다. 그러면서 성조기를 흔듭니다. 최순실과 성조기가 무슨 상관인가요? 그리고 사람들을 버스로 동원하고 지급된다는 비용은 어디서 나는 겁니까? 이런 억지 주장과 촛불 시위를 나란히 놓고 마치 대등한 여론이 격돌하는 것처럼 병렬에 편집한 언론과 포털에게 묻고 싶습니다. 촛불이 공산화를 위한 국가전복기도라는 주장이 마땅히 인정해 줘야 할 상식적인 주장이 됩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불쌍하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이유라면 동의는 못해도 이해는 할 수 있죠. 하지만 촛불이 공산화를 위한 거라뇨. 80%의..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독일 말 중개업자가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기 전 마사회와 말 수입에 관해 논의했고, 이 만남 한 달 후 농림축산부, 교육부, 문체부가 승용마를 4천 마리 가량 더 늘리고 승마를 소년체전에 포함한다는 발표를 했었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졌습니다. 최순실 씨가 말 수입 관련 이권을 챙기려고 했던 걸로 의심되는 정황입니다. 되돌아보면 황교안 대행이 경제를 살린다며 처음 인사권을 행사한 게 마사회장이었습니다. 그리고 농림수산부는 횡성군 한 곳만 해도 말 사업을 대표적 6차 산업으로 육성한다며 승마시설 설치, 승마대회, 유소년 창단 등의 지원 명목으로 189억 예산을 올해 책정했습니다. 또 작년 한 해 동안 10만 헥타르의 절대농지를 해제했으며 그 이유 중 하나가 농어촌에 승마시설을..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측이 일시가 공개됐다는 이유로 대면조사를 거부하고 있고 헌재는 대통령 측 변호인단의 지연 전술로 결국 2월내 판결이 불가능해졌으며 황교안 대행은 청와대 압수수색 요청에 묵묵부답인데다 특검 연장도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 한국일보에 따르면 보수성향의 두 헌재 재판관은 탄핵 기각 심증을 굳혔고 여권은 최근 세 번째 재판관까지 적극적으로 설득 중이며 결국 이정미 재판관 퇴임 후 정족수 부족으로 탄핵을 기각시킬 거라는 그런 루머까지 법조계에 돌고 있다고 합니다. 야3당 대표들이 어제 긴급 회당해 헌재에 조속한 결정과 황 대행의 특검 연장을 요구한 배경입니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모든 정치세력은 다른 어떤 이슈보다 바로 이 문제에 집중해야..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2013년 10월, 독일의 말 중개업자 아놀드 빈터(Arnold Winter)가 최순실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다는 사실이 최근에 보도됐습니다. 그런데 이 업자가 청와대 방문에 앞서 마사회를 만나 말 수입에 관해 의논했다는 사실이 추가적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최순실과 이 업자가 박 대통령을 만난 지 한 달 후 농림축산부, 교육부, 문체부는 2017년까지 전국 승용마를 4천 마리 가량 더 늘리고승마를 소년체전에 포함한다고 발표합니다. 한 마디로 말 수요가 급증하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최순실은 단순히 과시용으로 자기 딸에게 말을 판 업자를 박 대통령에게 인사시킨 게 아니라 말 수입과 관련한 이권을 챙기려고 했던 걸로 보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개입했던 다른 모든 사업..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대통령의 준비 서면을 헌재에 제출했다고 합니다. 서면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최순실을 평범한 가정주부로 생각했으며 최 씨가 여러 기업을 경영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평범한 가정주부로 알았다. 과연 그런가. 지난 12월 23일 채널A는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부총재 시절이었던 1999년 6월 최순실 씨 외 2인이 동석한 자리에서 박정희 기념관에 대한 회의 녹취를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녹취에 따르면 당시 참석자들은 박 대통령이 아니라 최순실에게 보고를 하고 최순실은 누가 예산 편성을 했는지 묻고, 박 대통령이 의견을 제시하는 중간에 말을 끊고 자신이 결론을 내립니다. 한나라당의 부총재가 자신의 아버지 기념관에 대한 회의를 하는데, 그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