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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문화 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1심 선고가 어제 있었습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게는 징역 3년. 조윤선 전 장관에게는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특히 조윤선 전 장관에 대해서는 블랙리스트 업무를 인수인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법원은 판단해서 해당 혐의는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무죄 대목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전임인 박정오 전 정무수석이 후임인 조윤선 전 장관에게 전화로도, 만나서도 블랙리스트 업무를 설명했고, 처음에 웃으면서 조 장관이 나중에는 표정이 어두워졌다고 구체적으로 블랙리스트 인수인계에 대해 진술을 했다는 겁니다. 전임이 인수인계했다고 하는데, 후임이 안 받았다는 게 저는 이해가 안 갑니다. 엇갈리는 진술이 있긴 합니다. 정관주 전 문제부 1차관은 조 전 장..
세월호가 드디어 인양됐습니다. 다행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여러 의문이 듭니다. 탄핵 인용 불과 다섯 시간만에 인용 계획이 발표된 건 우연인가. 그리고 2주도 안 돼 인양될 수 있었던 배가 이렇게 오랜 시간 잠겨 있었던 건 정말 어쩔 수 없었던 건가. 박근혜 정권은 세월호 참사를 암덩어리처럼 여겼습니다. 세월호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단식을 이어가는 유민아빠를 돕기 위해 동조단식을 하는 사람들에게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국민적 비난이 가해지도록 언론지도를 하라는 지시를 했다는 게 고(故) 김영환 업무일지를 통해 드러났었죠. 어버이연합은 단식 현장에 난입해 난동을 부리고 극우 커뮤니티에서는 단식 현장에 나타나 폭식 투쟁이라며 피자를 일부러 시켜먹기도 했죠. 최순실 국정농단은 결국 돈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하지만..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3월 10일 대통령 탄핵이 결정된 당일 MBC뉴스는 친박집회를 이렇게 총평했습니다. '주최측 추산 누적 참가자 1,500만 명. 태극기의 물결은 대통령 퇴진을 막지 못했지만 보수권 집회의 새로운 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시청 앞에 500만 명이 모였다고 말도 안 되는 과장을 하는 친박측 추산을 그대로 인용하며 계엄령 선포를 주장하고 헌재와 특검과 언론을 협박하고, 언론인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끝내 세 명의 사망자까지 내고 만 이 친박집회를 보수집회의 새로운 모델로 칭송한 겁니다. 보수매체가 보수적 주장을 할 수 있죠. 하지만 지금 MBC뉴스는 아무리 양보해도 보수매체라 보수적 주장을 하는 게 아니죠. 보수라면 오히려 법 질서를 위협하는 폭력과 위법에 비판적이어야..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 2017년 2월 14일(화) 뉴스공장 김어준과의 인터뷰 中 "공무원의 비호 방조 의혹 수사를 하다보면 결국 지금의 검찰 지휘 라인과 관련 검사들이 수사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지 않겠습니까? 결국 자기의 상사, 동료, 후배를 스스로 수사하게 되는, 참 어려운 상황이 예상되는 것이죠. 그래서 이런 경우에 대비해서 특검 제도가 있는 것이고. 그런데 특검 이전의 검찰로 돌아가게 되면 그때 그때의 수사 상황이 비호 방조 의혹을 받고 있는 황교안 대행이나 김수남 총장에게 보고되겠죠 당연히. 김기춘, 우병우 라인을 통해서 수사 정보가 유출될 위험도 얼마든지 있다고 봅니다." 채동욱 생각이었습니다. == 1부 [이 정도는 알아야 할 아침 뉴스] -시사IN 김은지 기자 [코..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구속됐습니다. 그는 박정희 영구집권을 획책한 유신헌법의 초안 작성자로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은 무려 50여년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재일동포 간첩조작사건의 중앙정보부 공안부장, '좌경은 무좀같다'며 공안정국을 주도한 검찰총장,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사건을 지휘한 법무부 장관, 지역감정을 조장했던 초원복집사건의 주역이었던 그 긴 세월 동안 그는 단 한 번도 법적책임을 진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 그를 구속시킨 것은 무고한 사람을 간첩 만들어 수십 년 감옥에 보내고, 지역감정을 악의적으로 선동한 범죄에 비하자면 한참이나 가벼운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자신의 법 지식을 활용해 반 세기 동안 법망을 빠져나간 그를 결국 구속시킨 것은 복잡한 법리가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최순실 청문회에서 어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불리한 모든 내용을 모른다고 부인했습니다. 과연 그런가. 고(故) 김영환 전 민정수석의 업무일지를 보면 2014년 8월 23일 유민아빠 김영호 씨의 단식에 대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이렇게 지시합니다. '국민적 비난이 가해지도록 언론 지도' 바로 그 다음 날부터 유민아빠에 대한 사실과 다른 비난이 SNS와 보수 매체를 중심으로 대량 유포되기 시작합니다. '자식을 돌보지 않은 무책임한 아빠다.' '보상금을 노린 행위다.' '강성노조 출신이다.' 그리고 광화문에 일베 회원들이 버린 소위 폭식 퍼포먼스가 그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정치적 지향을 떠나서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선이 있는 겁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 대해 그 어떤 책임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