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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내일이 대선일입니다. 투표는 왜 하는 걸까요? 국민의 권리, 민주주의, 민의, 심판, 여러 단어로 수많은 버전의 답변이 존재합니다. 여러분은 왜 투표하십니까? 민주주의, 주권. 다 맞는 말이죠. 제 이유는 좀 덜 거창합니다. 저는 일상 중 겪는 고충의 밑바닥에 정치가 있다는 걸 어렴풋이 깨닫게 된 어느 날부터 저를 위해서 투표합니다. 한 사람이 성장해 사회의 일원이 되어가는 과정 중 수많은 좌절과 실패를 겪습니다. 입시, 취업, 결혼, 주택, 출산, 양육, 질병, 부양, 노년 그리고 세계관. 이 중 정치와 관련없는 영역은 하나도 없습니다. 내 일상적 스트레스의 근본에 정치가 있고, 그 정치로 인한 나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노력. 그 노력이 바로 투표다. 그렇습니다. 저는 그래서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안철수 후보의 포스터가 화제입니다. 혹자는 파격적인 의도에 감탄하고, 어떤 이들은 당명을 뺐다고 비판합니다. 대선이라는 게 그렇습니다. 어느 순간 대선후보를 자신의 대리자로 감정이입하기 시작하고, 평상시에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도 죽고 사는 문제가 되는 것처럼 격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럼 어느 순간 또 심판들이 등장하곤 하죠. '과열된 선거판, 난무하는 네거티브 자제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제 생각엔 그렇습니다. 가장 나쁜 선거는 가장 차분한 선거다. 자신을 대리할 후보, 다음 세상을 함께 만들겠다고 감정이입할 후보를 갖지 못했다는 거니까요. 그건 불행한 일이죠. 사기치지 않고 각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걸로 싸우는 한 선거는 뜨거운 게 좋다. 다들 뜨겁게 각자의..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최근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괄목할 만합니다. 보수표심이 반기문, 황교안, 안희정을 거쳐 안철수 후보에게서 대안을 찾는 흐름입니다.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에 개인의 경쟁력과 별개로 최순실-박근혜 게이트가 만들어준 구도에 힘입은 지지율이 포함되어 있듯이, 안철수 후보 역시 개인의 경쟁력과 별개로 반문재인 구도가 만들어준 지지율이 있죠. 여기까지는 자연스럽습니다. 선거는 구도의 싸움이고 선거여론은 언제나 그에 따른 흐름이 있는 것이고, 자신에게 온 흐름을 자신의 것으로 선거일까지 붙들어 둘 수 있으면 그러면 이기는 것이 선거입니다. 제가 문제 삼고자 하는 것은 그런 자연스러운 흐름이 아니라 소위 종편을 비롯한 보수매체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일사..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선거는 구도의 격돌입니다. 어떤 시대정신을 기준으로 그 경쟁을 해석하느냐에 따라 선거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결정됩니다. 개헌이냐, 정권교체냐, 인물이냐, 경제냐, 지역이냐. 그 구도에 따라 등장인물까지 달라지는 선거의 결정적 요소죠. 그래서 반기문 불출마 선언 이후 많은 매체가 여론조사를 하고 다양한 구도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황교안 급부상부터 최대수혜자 안희정, 보수적합도 1위 유승민, 보수후보 단일화까지. 수많은 구도와 해석이 등장했고,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런데 모바일만 하루 2,400만 명이 방문한다는 네이버가 어제 저녁 8시 기준 메인 화면 가장 앞 줄에 노출한 관련 기사는 '문재인 대 안철수 양자구도 급부상' 제하의 두 후보 격차가 좁혀졌다는 오후 6시경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