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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포스트트루스(post-truth)'라는 말이 있죠.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각자 나름의 세계관으로 그 정보를 재구성 해 자신만의 진실을 따로 구축하는 시대. 그런 정도의 의미입니다. 가짜뉴스가 그 첫 번째 징후였죠. 정보에서 맥락을 무시하고 단편적인 데이터를 편집해서 자기들만의 가짜진실을 별도로 만드는 거죠. 인터넷, 그리고 모바일과 함께 도래한 이 세계적인 트렌드는 그러나 가짜뉴스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전통 미디어의 뉴스를 더이상 신뢰하지 않고 스스로 인터넷을 검색해서 사실 관계를 검증하고 그 정합성을 따져서 그 뉴스를 보완, 반박 때로 대체하는 사설 뉴스가 만들어지고, 그 사설 뉴스가 공감대를 담보할 때는 '다중'과 만나 거대한 유통과 공유가 시작됩니다. 그렇게 사..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안토니오 네그리(Antonio Negri)라는 정치철학자가 있습니다. 그는 '다중(multitude)'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는데, 국민이나 대중으로는 설명할 수 없고 나이, 지역, 직업, 성별 등 기존의 기준으로는 분류할 수 없는 불특정 다수로 이들은 단일한 지도부를 가지지 않고 물질이 아닌 가치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개방, 수평, 참여, 분산 네트워크다. 이 다중이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구체적인 형태로 드러난 것이 촛불시위입니다. 기존의 정치가 촛불에서 지도부와 배후와 내막을 찾으려고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었죠. 정보를 공유하며 스스로 학습하고 다시 자신이 자발적인 유포자가 되는 이 거대한 선순환 네트워크는 자기들만의 아젠다로 기획을 하고 프레임을 구축해 대중을 자신들이 원하는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