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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생각 2017년 5월 15일(월) 뉴스공장 166회 김승주, 이철희, 정용기, 이용주, 진수희, 이정미, 임상훈 본문

김어준 생각/2017년 5월

김어준 생각 2017년 5월 15일(월) 뉴스공장 166회 김승주, 이철희, 정용기, 이용주, 진수희, 이정미, 임상훈

오늘부터 블로거 2021. 3. 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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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안토니오 네그리(Antonio Negri)라는 정치철학자가 있습니다. 그는 '다중(multitude)'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는데, 국민이나 대중으로는 설명할 수 없고 나이, 지역, 직업, 성별 등 기존의 기준으로는 분류할 수 없는 불특정 다수로 이들은 단일한 지도부를 가지지 않고 물질이 아닌 가치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개방, 수평, 참여, 분산 네트워크다.

 

이 다중이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구체적인 형태로 드러난 것이 촛불시위입니다. 기존의 정치가 촛불에서 지도부와 배후와 내막을 찾으려고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었죠. 정보를 공유하며 스스로 학습하고 다시 자신이 자발적인 유포자가 되는 이 거대한 선순환 네트워크는 자기들만의 아젠다로 기획을 하고 프레임을 구축해 대중을 자신들이 원하는대로 몰고 가고자 했던 전통 미디어를 이번 선거에서 완전히 제압했습니다. 이 다중이 사실상 이번 정부를 탄생시킨 거죠.

 

그 맥락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전통 미디어의 도움을 받지 않고 탄생한 최초의 대통령이기도 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전통 미디어가 아니라 바로 이 다중을 두려워하는 정부이기를 기대합니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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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어준의 해설

 

김어준: 저는 이번 선거를 보면서 이 '다중'을 계속 생각했어요. 그리고 다중이란 개념이 촛불시위가 등장하면서 나온 거죠.

 

김은지 기자: 안토니오 네그리를 언급하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김어준: 너무 유식했나요? (웃음)

 

김은지 기자: 이렇게 지적인 오프닝이라뇨.

 

김어준: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웃음) 한 번 더 해볼까요? (웃음) 이 '다중'과 함께 '포스트 트루스(post-truth)'라는 단어가 있어요. 포스트 트루스. 옥스포드에서 작년 말 '올해의 단어'라고. '포스트모너니즘' 하면 모더니즘 그 이상 그런 의미잖아요. '포스트트루스'라고 하면 진실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각자 자기 방식으로 재구성한 자기들만의 진실을 따로 만들어 내는 시대 이런 뜻인데, 이게 가장 낮은 단계에서는 가짜뉴스가 나오는 거죠. 그런데 조금 더 나아가면 전통 미디어의 뉴스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자기들이 검증하고 따져보고 반박하고 대체하고. 그렇게 자기들만의 뉴스를 만들어 내는 거죠.

 

이 포스트트루스와 다중이 만나서, 이번 선거에서는 기존 미디어가 판을 주도했던 게 아니다. 이 다중이 자기들만의 뉴스로 판을 주도했는데, 이걸 이해하지 못하면 제가 보기엔 기존 언론사들은 큰 일 날 수도 있습니다.

 

김은지 기자: 점점 미디어 지형이 바뀌다보니까 여러가지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김어준: 시사인도 마찬가지죠? (웃음)

 

김은지 기자: 네, 그렇죠.

 

김어준: 이 이야기는 언젠가 한 번 전문가인 저와 함께 제가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구요.

 

김은지 기자: 네? (웃음)

 

김어준: (웃음) 자, 첫 번째 뉴스는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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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부 [이 정도는 알아야 할 아침 뉴스] -시사IN 김은지 기자 [미니 인터뷰] 100개국 덮친 랜섬웨어 초비상... 피해 막으려면? - 김승주 교수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 2부 ~ 3부 [인터뷰 제 1 공장] 막내린 19대 대선, 그동안 못 한 이야기들은? - 이철희 의원 (더불어민주당) - 정용기 의원 (자유한국당) - 이용주 의원 (국민의당) - 진수희 전 의원 (바른정당) - 이정미 의원 (정의당)
  • 4부 [뉴스공장 고객센터 불만접수] [글로보는 글로벌] 문재인 정권을 바라보는 해외의 시선은? - 임상훈 위원 (르몽드디플로마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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