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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생각 2021년 2월 26일(금) 뉴스공장 본문

김어준 생각/2021년 2월

김어준 생각 2021년 2월 26일(금) 뉴스공장

오늘부터 블로거 2021. 2. 2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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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이건희 소장품 가격 평가 맡겼다, 감정가 조 단위'

 

'이건희 초특급 컬렉션 해외 큰 손이 움직인다'

 

'이건희 컬렉션 미술관은 무리일까'

 

지난 몇 주 동안 조용히 묻혀 있었으나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었던 기사들입니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미술 소장품 가치가 대단하다, 그래서 해외 큰 손들이 노린다, 이걸 해외로 내보내지 말고 미술관을 건립하자.

 

이런 내용들인데 그 뒤에 숨어있는 뜻은

 

'삼성일가의 상속세를 미술소장품으로 대신 내게 해주자

 

그리고 기증할 경우는 법정기부로 인정해 세액 공제 해주자

 

그런 후 미술품 전시할 미술관은 삼성이 마련해야 하지 않겠나'

 

그러니까 이재용 회장은 현금을 안 내고, 세액공제를 받고, 그 미술품들은 다시 삼성의 품으로.

 

그런 시나리오가 아니겠는가.

 

아주 조용히, 열심히 일하는 삼성에 띄웁니다.

 

 

♬ 꼭꼭 숨어라 - 뽀로로 동요 ♬

 

꼭꼭 숨었니 모두모두 숨었니
꼭꼭 숨었니 어디어디 숨었니
딸랑딸랑 걸어서 꼭꼭꼭꼭 숨었니
쫄랑쫄랑 뛰어서 꼭꼭꼭꼭 숨었니
여기 숨어봐도 저기 숨어봐도
거기거기 보인다 거기거기 보인다
여기 숨어봐도 저기 숨어봐도
거기거기 보인다 거기거기 보인다

 

==

 

(1) 김어준의 첨언

 

김어준: 굉장히 재미있는 기사인데 언론들이 이걸 다뤄주지 않아서, 제가 좀 해설을 하자면. 기사만 읽으면 이건희 회장의 미술소장품들이 엄청난 가치를 지녔고, 그 아까운 걸 상속세 때문에 팔면 해외의 큰 손들이 다 사서 해외유출된다. 이 대목부터 웃긴 게, 그게 국민들이 아까우려면 평소 국민들이 그걸 보고 즐기고 있었어야 되잖아요. 그런데 실제로는 소장품을 아무도 본 적이 없어요. 이건희 회장 일가만 봤지. 자기들만 보고 있었던 걸 국민들이 왜 아까워 합니까.

 

하여간 그렇게 해외유출 되니까 그렇게 되지 않도록 소장품들을 상속세 대신 내도록. 이걸 물납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하도록 해주고 일부 소장품들을 기증하면 법정기부로 인정해주자. 너무 대단한 작품들이라서 미술관도 따로 마련하자.

 

그런데 이게 가능하려면 통과되어야 하는 관련법들이 몇 개 있습니다. 우연찮게도 이런 법안들이 발의가 되어 있어요, 회장님이 돌아가신 직후에. 그렇게 해서 물납이 가능해진다면 이재용 부회장은 상속세를 현금이나 주식으로 내지 않고, 소장품들로 내게 되는 거죠.

 

류밀희 기자: 조선일보도 그런 내용의 기사를 내기도 했습니다. '미술품으로 세금을 내는 물납제 덕에 프랑스 파리 피카소 미술관이 탄생했다'

 

김어준: 그런 걸 조용히 기사로 내고 있었어요. 그리고 일부 소장품들을 기증하고, 그게 법적기부로 인정되면 또 세액공제가 됩니다. 그러면 그 미술품의 상속세는 안 내도 되는 거죠.

 

그런 정도의, 조 단위의 미술품을 어디에 보관합니까, 누가 건립합니까, 수천 억이 들텐데. 삼성이 하는 거죠. 이미 있는 '리움'같은 시설을 활용하거나. 그렇게 되면 소장품들은 빙 돌아서 다시 삼성의 품으로 돌아가는 그런 시나리오가 아니겠는가라고 저는 추정하는 바입니다.

 

아마 지금은 소장품들을 몇 가지 등급으로 분류하지 않겠는가. 예를 들어, 세금 대신 물납할 작품들은 가치를 아주 높게 최대로 매기고. 그래야 세금을 많이 털어낼 수 있죠. 직접 상속하고 싶은 것들도 있죠. 그런 작품들은 실제보다 가치를 최소로 매기고. 왜냐하면 그 작품들은 상속세를 내야 하니까. 그리고 상속세를 내고 나면 실제 가치는 엄청나게 높아지는 걸로 분류하지 않을까. 기증하는 작품들은 어차피 개인 소장하기에 불편한 아주 큰 작품들 있지 않습니까. 어차피 미술관에 전시하기에 적합한 것들. 동시에 가치를 최대로 매겨야 하죠. 그래야 기부액이 커지니까요. 그런 식의 분류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지 않겠나 추정하는 바입니다.

 

아주 재미있는 시나리오라서 다음 주에 자세히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곳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이라서 조금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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