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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생각 2017년 3월 15일(수) 뉴스공장 123회 이혜훈, 박진우, 양지열, 원종우 본문

김어준 생각/2017년 3월

김어준 생각 2017년 3월 15일(수) 뉴스공장 123회 이혜훈, 박진우, 양지열, 원종우

오늘부터 블로거 2021. 3. 1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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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박 전 대통령이 사저로 돌아간 다음 날 면담을 하고 나온 한 의원이 이런 이야기를 했죠.

 

'거실이 추운데 보일러가 안 되는 것 같다. 몸이 안 좋으신 것 같다.'

 

사저 수리를 급히 했다니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수발 가족이 없는 독거노인 가사돌봄 예산을 올해만 73.7%를 줄였고, 저소득층 노인을 위한 요양시설 예산 역시 21.1%를 줄였으며, 전국 6만 4천여 경로당의 냉난방비를 작년에는 310억, 올해는 300억 전액을 삭감했습니다.

 

냉난방 안 되는 경로당이 춥겠습니까, 아니면 거실 수리만 하면 되는 사저가 춥겠습니까?

 

최순실과 경제공동체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강남 한복판에 사저만 실거래가가 50억원을 호가하고, 신고낸 예금만 10억대인 박 전 대통령이 거실이 추워서 아프다는 식의 이야기는 못 들어주겠네요.

 

곧 아프실 예정이라는 예언을 한 게 아니라면 말이죠.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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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어준의 첨언

 

김어준: 아프실 예정이라고 제가 말씀드렸는데,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나봐요. (웃음)

 

 

(2) 검찰 특별수사본부 박근혜 대통령에게 소환날짜를 통보하겠다. 박 전 대통령이 받는 혐의는 총 13가지.

 

김어준: 이런 건 저희가 처음보는 뉴스예요. 왜냐하면 소환을 언제 하겠다는 소환통보를 예고한 거거든요. 보통 소환통보를 하면 소환을 몇 일에 하겠다는 날짜가 나오죠, 그러니까 소환통보 자체가 소환에 대한 예고인데, 지금 예고를 예고한 거예요. 소환통보를 언제 하겠다고 미리 예고하는 거, 저는 이런 뉴스는 처음 봐요. 변호인단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했죠?

 

김은지 기자: 네, 어제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까지도 그런 이야기를 했지만 제대로 나온 적이 없거든요. 아예 나온 적이 없죠.

 

김어준: 예고를 예고한 것을 보고 변호인단이 검찰조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다. 저는 적극 협조할 예정이 아니라, 적극 아프실 예정으로 들려요. (웃음) 이명현상인가요. 일종의 환청처럼. 그런데 통상적인 휠체어를 타는 방법은 안 할 거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박근혜 대통령을 포토라인에 세우지 않으려고 하는 거거든요. 보수정치인들은 포토라인을 일종의 주홍글씨처럼 여기거든요. 보수성향의 유권자들이 포토라인에 섰다는 건 죄가 있다는 거 아니냐 이렇게 받아들이거든요. 휠체어를 타도 출석은 할 수 있잖아요. 포토라인에 안 서는 게 목적이라서, 휠체어는 아닌 것 같고 저는. 보다 드라마틱하게 아프실 예정이 아닐까.

 

김은지 기자: 어떤 종류로 예상하시나요?

 

김어준: 글쎄요, 갑자기 밤에 병원으로 가신다거나, 갑자기 의사들이 집으로 간다거나. 다급하게. 다급하다는 게 중요합니다. (웃음) 저는 그렇게 예측해봅니다.

 

김은지 기자: 검찰 또한 아프다는 조원진 의원의 이야기에 주목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어준: 통상적인 방법은 아니고, 조금 더 드라마틱하게 아프실 예정이 아닌가 하는 환청이 들립니다. (웃음) 변호인단이 걱정할 수밖에 없는 게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아본 적이 없잖아요. 사실 박근혜 대통령 자체가 누군가에게 추궁을 당하고, 질문을 받고, 대답을 강요받고, 이런 걸 평생 해보지 않았을 거예요. 

 

김은지 기자: 네, 기자회견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으니까요.

 

김어준: 질문도 잘 안 받았으니까. 그런데 검찰은 실제로 가서 조사를 받기 시작하면 보통 자기가 이렇게 저렇게 설명하고 해명하면 검찰이 다 이해해줄 거라는 착각을 일반인들도 많이 하거든요. 박근혜 전 대통령은 더더욱 그렇게 할 거라고 봐요. 검찰이 뭘 물어보면 '그건 이게 아니고, 저게 아니고' 이렇게 설명할 공산이 큰데 그게 덫이거든요. 변호사는 옆에서 대신 답을 해줄 수가 없어요. 이 답을 해야 하냐, 말아야 하냐를 물어보면 하라, 하지 말라는 정도로 상의는 할 수 있어도 대신 답을 할 순 없거든요. 저는 그래서 박 대통령이 조사를 받으면 망할 가능성이 크다. 굉장히. 매우 높다. 변호인단의 입장에서는 이걸 막아야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진술들이 나중에 법정에서 굉장히 불리하게 작용할 것 같으니까. 문제는 이제 어떻게 아프실 예정인가.

 

김은지 기자: 계속해서 검찰조사를 피하는 게 유리하지만은 않습니다. 헌법재판소에서도 그런 부분을 지적하면서 법에 대한 수호 의지가 없었다고 하거든요.

 

김어준: 그것보다 본인 입으로 말하는 게 훨씬 불리해질 거라는 거죠. 그래서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할 거라는 말이 적극적으로 아프실 예정이라는 말로 들리는 상황입니다.

 

 

(3) 김평우 변호사 박근혜 자택 찾았으나 못 들어가고 돌아가. 미리 연락하지 않고 와서 못 들어갔다고 전해짐.

 

김어준: 저는 박근혜 대통령의 헌재 변호인단이 박근혜 대통령을 한 번도 못 만났다에 500원을 겁니다. 안 만납니다 이 분은 사람을 잘. 짝사랑이죠.

 

이 이야기를 하다보니 갑자기 생각나는데, 이제 청와대가 비다 보니까 이런 제보가 이어지는데. 박 전 대통령이 탄핵 인용 후 56시간 만에 떠났다고 하는데, 박근혜 대통령 사저는 4년 동안 비어있었다고 하지만 최순실 씨가 구속되기 전까지는 관리인이 계속 있었다고 해요. 그러니까 4년 간 비어있었다는 것도 말이 안 되고, 보일러가 고장났다는 것도 말이 안 되는데. 헌재가 '파면한다'고 인용한 직후에 청와대 비서진이 그 결과에 대한 보고를 하는데, 박 전 대통령이 다음 대통령 인수인계 할 때까지 하고 떠나겠다고. 차기 대통령이 청와대에 입성할 때까지 청와대에 계속 있겠다는 말을 했다. 관례상 그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본인이 탄핵됐다는 것의 의미를 이해를 못하는 거죠. 그 탄핵의 의미를 전혀 모르는 겁니다. 저는 다른 사람이 그랬다고 하면 믿지 않았을텐데, 박 전 대통령이 그랬다는 제보는 소스도 확실하지만 그 분은 그럴 수 있는 것 같다고 저는 믿습니다. (웃음) 그런 제보가 있었습니다. (웃음) 그래서 청와대를 떠나기까지 시간이 걸린 것이다. (웃음) 떠나고 싶지 않았던 거예요. (웃음) 믿기지 않죠? (웃음) 그래서 거기에 두 달 간 있다가 다음 대통령 오면 내가 안내도 하고.

 

김은지 기자: 오랜 기간 유년기를 보내기도 했었고. (웃음)

 

김어준: 본인은 집이라고 생각했겠죠. 탄핵 인용의 의미를 정확하게 법적으로 이해를 못하는.

 

 

(4) 박근혜 자택 주변 시위로 인해 초등학생들 안전 위협

 

김어준: 이건 박근혜 대통령이 한 마디만 하면 다 해결될 문제예요. 보통은 주민들의 항의가 있고 그러면 주택가나 학교 근처에서는 시위를 불허할 수 있거든요. 허가제는 아니긴 하지만.

 

김은지 기자: 금지통보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김어준: 못하게 할 수 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냥 두는 겁니다. 친박계도.

 

김은지 기자: 세월호 집회와 관련해서 청와대 앞에서는 생활안전이라는 이유로 시위를 금지한 바가 있거든요.

 

김어준: 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경찰은 주민들의 항의가 없었다고 했는데, 실제로 주민들은 항의를 했다고 하구요.

 

김은지 기자: 탄원서도 곧 낼 계획이라고 합니다.

 

김어준: 이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뜻이에요. 옆에서 친박시위가 계속 있기를 원하는 겁니다. 본인만 살고 싶은 거죠.

 

 

(5) 박근혜 정부 부실한 대통령 기록물

 

김은지 기자: 서면으로만 보고 받고 논란이 될 소지가 있는 보고서는 아예 시스템에 등록도 하지 않았다는 거구요, 또 다른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초안이나 수정본은 등록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서 기록물 양이 굉장히 적어졌고,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생산 건수를 맞춰야 되기 때문에 허드레 문서로 등록하는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문서량이 워낙 적다보니까 허드레 문서까지. 왜냐하면 최소한 이명박 정부 수준은 되어야 하지 않냐. 너무 문서가 없지 않냐고 지적되자. 이게 사실 중간과정도 다 기록되는 거거든요. 여기서는 초안이나 수정본을 등록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과정 전체를 등록해야 하죠.

 

네. 관련법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이건 3부에서 기록물에 관해서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본 예정입니다.

 

 

(6) 박근혜 자택 실질적 관리는 최순실이 함. 관리비도 최순실이 지급. 경제공동체.

 

 

(7) 최순실 형사재판

 

최순실 측근 김영수 포레카 대표 증인으로 나옴. (최순실이 인수하려고 했으니 실패한 포스코 계열의 광고회사 포레카.) 독일로 도피한 최순실과 연락했을 때 '위에서 피해있으라고 한다'는 증언. '위'는 대통령을 의미한 것으로 생각했다는 증언.

 

 

(8) 황교안 대행 선거일 지정하지 않아. 불세출의 웨이터.

 

김은지 기자: 황교안 권한대행이 어제 국무회의에서 차기대선일정을 언급하지 않고 끝내버렸습니다. 현행법에서 정한 일정과 징검다리 연휴 등을 고려하면 대선일은 5월 9일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예측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어준: 선관위와 다른 기관들은 이미 거기에 맞춰서 준비하고 있어요. 그날 밖에 없어요.

 

김은지 기자: 그래서 굳이 선거일 지정을 미룰 필요가 없는데, 계속 시간을 끌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자신의 거취를 고민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거죠.

 

김어준: 본인이 언제 나갈 건지 안 나갈 건지를 정해야 이 발표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사람들이 보는 거죠. 그런데 저는 황교안 대행을 보고 있으면, 이 분은 굉장히 불세출의 웨이터(waiter)다. 기다리는 사람. 기다리는 데 달인이에요.

 

장학퀴즈라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초반에 막 퀴즈를 맞추고 앞서나가는데 나중에 그 사람들은 많이 틀려서 다 탈락하고, 문제 하나도 안 맞췄는데 가만히 있다가 얼떨결에 결승에 나가는 학생이 있어요. '어, 나 가만히 있었는데 주변에서 다 떨어져 나갔네?' (웃음) 황교안 총리를 보면 그런 케이스가 생각납니다. 몇 달 전만 해도 문자로 해고통보를 받았잖아요. 그리고 존재감이 제로였어요.

 

김은지 기자: 드라마틱한 운명의 변화입니다.

 

김어준: 그냥 가만히 계속 있었는데, 여권에서 김무성 전 대표도 불출마하면서 나가 떨어지고, 다 나가 떨어지잖아요. 그렇게 '어~'하는 사이에 퀴즈를 하나도 안 맞췄는데 결승 진출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지금. 가만히 기다리기에 달인인 거죠. 불세출의 웨이터. (웃음) 결승 진출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어쨌든 이 분의 지지율이 두 자리 수가 나오다 보니까 출마 가능성이 높죠. 본인이 나오고 싶다, 나오고 싶지 않다를 떠나서 당에서 가만히 두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퀴즈를 하나도 못 맞추고 (웃음) 결승에 진출하는 첫 번째 대선 후보 주자가 되지 않을까 저는 그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지금 자유한국당에서는 황교안 대행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거죠.

 

김은지 기자: 그래서 속칭 '황교안 특혜', '새치기 출마' 가능한 경선룰을 만들어서 자유한국당의 다른 대선 주자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어준: 그런데 이제 어쩔 수가 없죠. 다른 후보들은 지지율이 1%가 안 되니까요. 0% 나오는 분들도 있다고 하던데. 그거 정말 어려운 거거든요. 실수로도 누르고 하는데. 정말. 프로웨이터의 승리라고 할까요. (웃음) 재밌는 현상입니다. 이게 지지여부를 떠나서 한국정치사에서 이례적인 현상입니다. (웃음) 저는 굉장히 재밌게, 앞으로도 쭉 연구해 볼 만한 케이스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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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부 [나라걱정] 탄핵 후 대선 레이스 시작, 김종인 바른정당 주자로 뛸까? - 이혜훈 의원 (바른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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