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김어준 생각 2017년 8월 18일(금) 뉴스공장 235회 전병헌, 안원구, 황교익 본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청와대에서 기자회견이 있었죠. 관련해서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가 실렸습니다.
'국산 테로 바꾼 지 두 달 만에 예전 린드버그 안경테 낀 문 대통령'
덴마크 제품으로 70만 원이 넘는 가격으로 화제가 됐던 이 안경테가 6월 초 고장이 나서 고가 외산 제품 논란을 의식했는지 국산으로 바꿨다가 다시 예전 브랜드로 돌아갔다는 겁니다.
기사는 무표정한 척 하고 있습니다만 정말 무표정할 일이면 이런 기사 자체를 아예 안 썼겠죠. 그러니까 이 기사의 밑바닥에 깔린 뉘앙스는 '문재인 비싼 안경 써 논란되자 국산 쓴다고 하더니 다시 고가 외제 안경으로 바꿔, 서민 대통령은 코스프레' 뭐 이런 거 아닌가요?
보수 매체가 진보 진영 정치인들을 공격할 때 이런 프레임, 과거로부터 아주 많이 써먹었습니다. 진보가 왜 외제 소파냐? 왜 비싼 안경 쓰냐?
보수는 비싼 안경 써도 되고, 진보는 안 되나요?
강남 살면서 외제차 타는 사람들은 진보적인 세계관을 가지면 안 되는 겁니까?
진보적이려면 내 경제적 처지를 억지로 가난하게 바꿔야 하는 건가요?
아직도 이런 프레임이 먹힐 거라 여기는 데스킹도 촌스럽지만 더욱 안쓰러운 것은 이 기사가 대한민국 보수를 대표하는 1등 신문에서 나왔다는 겁니다.
우리 보수가 시대의 속도를 따라잡으려면 아직 한참 달려야겠습니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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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어준의 첨언
김어준: 재밌는 기사였어요. 안경테.
김은지 기자: 보질 못했는데 덕분에 알게 됐습니다.
김어준: 수십만 원짜리로 다시 바꿔, 이런 거. 대통령 기자회견과 안경테가 무슨 상관인지. 이런 류의 기사를 과거부터 많이 썼었죠. 노무현 전 대통령도 호화 요트. 코딱지 만한 요트였을 거예요.
김은지 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그걸로 오래된 분쟁까지 겪었었는데요.
김어준: 그 이후로도 많이 겪고,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에도 이거 많이 겪었고. 다른 진보적 인사들도 비슷한 공격을 많이 당했죠. 아직도 이런 게 먹힐 거라고 생각한다는 게. 자, 첫 번째 뉴스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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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 [이 정도는 알아야 할 아침 뉴스] -시사IN 김은지 기자
- 2부 [인터뷰 제 1 공장] '문재인 케어' 등 복지 정책을 향한 공감 속 우려, 정부 입장은? - 전병헌 정무수석
- 3부 [쇼미더머니] 최순실 일가 재산 종자돈을 찾아서 3 - 안원구 전 대구지방국세청장
- 4부 [뉴스공장 고객센터 불만접수] [까칠한 미식가] 친환경의 신화 -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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