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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생각 2017년 8월 22일(화) 뉴스공장 237회 홍익표, 하태경, 정태인 본문

김어준 생각/2017년 8월

김어준 생각 2017년 8월 22일(화) 뉴스공장 237회 홍익표, 하태경, 정태인

오늘부터 블로거 2021. 3. 29.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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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살충제 계란에 대해 식약처는 성인이 매일 몇십 개 단위로 먹어도 문제 없을 정도의 독성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 살충제 계란 사태가 공장형 밀집 사육의 결과인지라 최근 흙목욕으로 진드기를 닭이 알아서 해결하는 방사로 키운 닭이 주목을 받았죠.

 

그런데 운동장에 재래닭을 자유롭게 방사시켜 키운 생협의 유정란에서 1979년 이래로 판매가 금지된 DDT 성분이 기준치 이하이긴 하지만 검출됐습니다. 이미 시중에서 구할 수도 없는 DDT이기 때문에 과수원으로 사용됐었다는 토지에서 과거 사용된 DDT가 남아있었던 걸로 추정됩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팀의 논문에 따르면 최근 산모 82명 중 81명의 모유에서 기준치 이하이긴 하지만 DDT 성분이 검출됐다고 하죠. 과거 과수원이나 집에서 마구 쓰였던 DDT는 반감기가 최대 24년이라 인체에 잔류하고 있었던 겁니다.

 

물론 식약처가 향후 독성물 관리를 엄격히 하고, 그 결과를 주기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해서 그동안 상실한 신뢰 회복을 위해서 철저하게 노력해야 하는 건 당연한데, 그런데 그렇게만 하면 이런 화학 물질이나 먹거리 사태는 앞으로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인가?

 

인간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자연을 조작하고 화학 물질을 투입하는 한 이런 일은 계속 벌어지지 않을까?

 

소비에 관한 패러다임 자체를 다시 생각할 때가 된 게 아닐까?

 

인간, 동물, 환경에 최대한 해를 끼치지 않는 소비를 이번 기회에,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부터 가르쳐야 하는 게 아닐까?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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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어준의 첨언

 

김어준: 제가 오프닝을 하다 보니까 오늘 발음이 괜찮은 것 같아요. (웃음) 제가 발새남인데, 발음이 새는 남자인데. (웃음) 오프닝을 딱 해보면 '아, 괜찮다 오늘은. 좀 덜 새겠구나' (웃음) 윤리적 소비 들어보셨어요?

 

김은지 기자: 네, 그렇죠.

 

김어준: 저희 세대는 이미 늦은 것 같구요. (웃음)

 

김은지 기자: (웃음) 갑자기 왜.

 

김어준: 윤리적 소비라는 단어를 듣긴 하지만 이건 뭐, 뭐랄까요. 환경 운동을 하는 분들이나 일부 예민한 분들이 하는 거지, 내가 어릴 때부터 쭉 그렇게 먹어왔는데 뭘, 이렇게 생각해왔거든요. 적어도 지금 어린 세대들은 학교에서부터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런 걸.

 

김은지 기자: 달걀 뿐만 아니라 돼지고기, 쇠고기 모두 다 공장식 육식, 도축에 대해 문제제기가 많이 되고 있거든요. 이번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김어준: 사실 이건 유럽에서도 마찬가지거든요. 왜냐하면 대량으로 생산해서 달걀을 싸게 먹으려고 하다 보니까 닭이 대략 A4용지 한 장 크기의 케이지에서. 그것도 한 층이 아니라 12층짜리 밀집 사육을 하니까 거기 한 마리만 문제가 생겨도 다 퍼지는 거 아니겠어요?

 

김은지 기자: 취재 때문에 한 번 가본 적이 있는데, 불이 24시간 켜져 있거든요. 사실 굉장히 끔찍한 환경입니다.

 

김어준: 그러니까요. 닭을 흙에서 키우면 흙을 뒤집으면서 진드기를 알아서 털어낸다고 하고, 이 진드기를 잡기 위해서 살충제를 썼다는 건데. 만약 윤리적 소비라는 관점에서 보면 설비를 12단까지 하면 안 되는 거란 말이죠. 케이지 넓이도 좀 넓히고. 동물의 관점에서 보면 불빛도 그렇게 24시간 켜면 안 되는 거고. 그 관점에서 그런 걸 강제하는 법안이 있어야지, 그냥 알아서 하라고 하면 되겠어요? 케이지 단을 많이 올리면 올릴수록 가격이 떨어지는데. AI 조류독감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면, 물론 지난 박근혜 정부가 뭐랄까요 이런 문제에 대해 유별나다고 할 정도로 무능하긴 했어요. 당시 일본에서는 80만 명을 살처분했단 말이죠. 유럽에서는 몇만 마리 수준에서 끝났는데, 우리는 이런 식으로 사육을 하니까 그때 3천만 마리나 살처분 했어요.

 

김은지 기자: 구제역 때도 마찬가지였구요, 살처분이 어마어마했습니다.

 

김어준: 어쨌든 이렇게 동물을 생명체가 아니라 기계, 알 낳는 기계 취급을 하면 이런 복수를 당하는 게 아니겠는가.

 

김은지 기자: 그렇죠, 일종의 역습 당하고 있는 거죠.

 

김어준: 네, 그래서 윤리적 소비를 국가 단위에서 어릴 때부터 할 때가 됐다, 이런 생각을 계속해서 하게 됩니다. 자, 첫 번째 뉴스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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