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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매년 여름이면 반복되는 '폭염, 전력 예비율 바닥, 블랙아웃 우려' 기사가 올해는 없습니다. 작년 여름에도 예비율이 한 자리 수로 떨어졌다고 냉방기기를 가동한 채 문 열어놓고 장사하는 가게들을 지자체에서 단속하는 기사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전기 수요는 지난 해 최대 피크치와 차이가 없습니다. 그럼 왜 이렇게 전기가 남느냐? 산업통상자원부가 2년 전 예측한 전력 수급 계획상 2029년까지 예비율을 22% 확보하겠다고 했는데, 올해 이미 30%를 넘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전력 수요 예측을 잘못해서 목표치를 12년이나 앞당겨서 초과 달성한 건가요? 아니면 그동안 전기가 부족하지 않은데 부족하다고 과장을 했던 건가요? 그것도 아니면 부족했던 건 맞..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 결정은 공론화 위원회를 거칩니다. 2만 명에게 세 차례 전화 설문을 하고, 시민참여단도 둬서 2박 3일간의 학습, 토론을 거친 후 역시 찬바 설문을 하게 됩니다. 정부 정책을 놓고 이런 전례 없는 실험을 하는 이유는 국가 에너지 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죠. 이 과정에서 많은 논점이 등장하겠죠. 특히 비용 문제가 가장 먼저, 많이 다뤄질 겁니다. 원전의 전기 생산 단가와 재생 에너지의 생산 단가가 비교되고, 재생 에너지의 단가가 몇 년 이내에 얼마나 저렴해질 것인가를 두고 갑론을박이 있을 겁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전시 작전권 환수 문제를 놓고 찬반 양론이 격렬하게 부딪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반대론자의 주장 골자가 그랬습니다. 전시 작전권을 우..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탈원전을 놓고 갑론을박이 계속 됩니다. 향후 수십 년을 좌우할 국가 에너지 정책을 근본적으로 방향 전환하는 일인 만큼 갑론을박 당연히 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각 진영은 자기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낙관적 예측을 내놓거나 또는 불리한 수치를 제시하거나 하는 일들이 벌어집니다. 어떤 분야에서든 미래를 놓고 논쟁할 때 그리고 그 일에 거대한 이권이 연결되어 있을 때 어차피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 이 정도의 과정은 의례 있죠. 그럼에도 그 정도가 어처구니 없는 경우도 분명 있습니다. 며칠 전 한 언론은 이런 보도를 했습니다. '원전 백지화 후폭풍 연 600만 명 일자리는 어쩌나' 원전 신규 건설을 백지화하면 원전 건설에 하루 3천여 명이 동원되고, 주변 부지 공사까지 하면 연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