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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연합뉴스의 노조는 어제 박노황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이사진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지난 4월 검찰이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 수사를 마무리했다는 단독 기사를 박 사장이 사회부장에게 전화해 삼성의 광고 현황을 이야기하며 막았고, 이에 기자들이 반발하자 민감한 표현이 빠진 채 보도됐다는 겁니다. 연합뉴스의 노조가 경영진의 사퇴를 촉구한 것은 지난 8월 장충기 사장에게 문자한 언론인 명단에 포함됐던 조복래 편집인에 대한 사퇴 촉구 이후 최근 두 달 사이에만 벌써 두 번째입니다. 국가 기간 통신사로서 연합뉴스의 독립성은 대단히 중요하죠. 하지만 현 박 사장 체제 출범 이후 첫 번째 방문은 국립 현충원이었고, 첫 번째 행사는 호국영령을 기린다며 국기 게양식을 했었고, 첫 번째 조치는..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주 금요일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마필 매매계약 해제 문서를 법정에 제출했습니다. 말세탁을 통해 정유라에게 말의 소유권이 이전됐다는 특검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그 증거로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말을 반환 받는다는 합의서를 제시한 겁니다. 한 마디로 말 판매 취소하고 내가 되돌려받았으니까 그 말들이 내 말이 맞다는 게 증명됐다, 이런 거죠. 저는 이 주장이 납득이 안 갑니다. 삼성의 주장대로 애초 최 씨에게 말을 빌려준 거라면 삼성전자 박상진 사장과 승마협회 박원호 전무의 보고서와 메모에 등장하는 이 건은 정권교체가 되면 문제가 될 거란 내용은 뭔가요? 그리고 줄곧 삼성 소유의 말이었으면 그 문서는 1차, 2차 영장이 청구됐을 때 그때 진작에 제출됐어야죠. 그랬다면 구..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제 안민석 의원이 이재용 부회장의 담당판사가 최순실 독일 정착을 도와준 임 모씨의 사위라는 문제제기에 대해 법원이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정수장학회 이사로 재직한 바 있고, 최태민과 만난 적 있고, 최순실의 독일 방문 때 지인에게 최순실을 소개해 준 적은 있으나 최순실의 후견인은 아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수장학회는 군사정권이 강탈한 민간인의 사유재산을 국고에 귀속시킨 것도 아니고 박정희 전 대통령 개인의 재산으로 만든 거죠.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10년간 이 정수장학회의 이사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 이 두 사람과 동시에 직간접 인연이 있는 사람의 사위가 하필이면 경제공동체로 지목된 박근혜, 최순실에게 몇백 억을 건넨 삼성의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삼성의 전현직 고위간부들이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에 대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수갑을 찬 채 특검에 소환되는 이 부회장의 사진이 전 세계에 타전되어 삼성 브랜드 가치 백억 달러 정도 까먹었다. 기업들이 국내 환경이 어려워도 남아있는 것은 국가경제를 생각하기 때문인데, 기업 때리기가 계속되면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다.' 이 부회장의 수갑 사진이 삼성 브랜드에 타격을 주긴 했을 겁니다. 그런데, 그래서요? 큰 아들이 범죄를 저지르다가 잡혀 수갑을 찼다고, 자기 집안의 평판을 걱정하는 걸 왜 우리가 들어줘야 하는 겁니까? 그 평판을 떨어뜨린 건 자기들 자신인데. 삼성은 죄를 지어도 브랜드를 걱정해서 봐달라는 건가요? 그리고 삼성 브랜드는 일시적 타격을 입어도 한국의 투명성과 신임도는..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이건희 소장품 가격 평가 맡겼다, 감정가 조 단위' '이건희 초특급 컬렉션 해외 큰 손이 움직인다' '이건희 컬렉션 미술관은 무리일까' 지난 몇 주 동안 조용히 묻혀 있었으나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었던 기사들입니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미술 소장품 가치가 대단하다, 그래서 해외 큰 손들이 노린다, 이걸 해외로 내보내지 말고 미술관을 건립하자. 이런 내용들인데 그 뒤에 숨어있는 뜻은 '삼성일가의 상속세를 미술소장품으로 대신 내게 해주자 그리고 기증할 경우는 법정기부로 인정해 세액 공제 해주자 그런 후 미술품 전시할 미술관은 삼성이 마련해야 하지 않겠나' 그러니까 이재용 회장은 현금을 안 내고, 세액공제를 받고, 그 미술품들은 다시 삼성의 품으로. 그런 시나리오가 아니겠는가.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주 첫 인사권이자 현재까지 유일한 인사권을 행사했습니다. 지난 12월 4일 일요일로 임기가 끝난 마사회장 자리에 12월 15일 목요일 신임회장을 임명했습니다. 권한대행은 인사권 행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을 무릎쓰면서까지 이미 공석이 된 지 오래인 공공기관이 스무 곳이 넘는데 뭐가 그리 급하다고 마사회장을 1호 인사로 했을까요? 그 이유 또한 희한합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마사회장 임명하면 경제가 사나요? 삼성과 함께 정유라를 지원하는 특혜를 제공했던 곳이 바로 마사회인데 이건 이상해도 너무 이상하지 않습니까? 황교안 권한대행 스스로 마사회장부터 임명해야 경제가 산다고 생각했다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궁금해지는 겁니다. 마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