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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오늘부터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입니다. 어제까지의 조사결과만 발표 가능하고 새로운 여론조사는 안 됩니다. 이런 규정이 생긴 건 자유당 시절인 1950년대 자유당에 불리한 조사를 의원 선거에서 금지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이후 87년, 92년을 거치면서 대선 기간 여론조사 공표도 금지가 됩니다. 부정확한 여론조사가 여론을 호도한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선진국 대부분의 국가는 8, 90년대 거꾸로 이 규정을 폐지합니다. 국민의 알 권리가 더 중요하기 때문인데요, 선진국들이 이런 규정을 폐지해 갈 때 우리는 거꾸로 대선까지 확대한 겁니다. 저는 이 규정은 앞으로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유권자가 정보로부터 차단된 깜깜이 기간 동안 인터넷, 소셜미디어를 통한 가짜뉴스가 판을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KBS, 연합뉴스 의뢰로 지난 8, 9일에 조사되어 발표된 코리아리서치 조사에 대해 선관위가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안철수 후보가 5자 구도를 포함한 모든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한 이 조사는 바로 전 달에는 8천 개의 국번에서 무작위로 조사했다가 문제의 조사에서는 60개의 국번만 이용하는 전례없는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했고 전문가들로부터 무작위의 원칙이 깨진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선거기간에는 모든 이들이 여론조사에 예민해집니다. 조사기관의 단순한 실수나 나름의 기법을 무슨 의도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을 가지고 바라보게 됩니다. 기관 입장에서는 그런 의혹을 해명하는 게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죠. 그러므로 저는 선관위가 코리아리서치의 해명을 자기들만 보고 판단할 것이 아니..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KBS와 연합뉴스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에 지난 일요일 발표한 안철수 후보가 모든 대결에서 크게 승리하는 여론조사의 조사개요가 이상하다고 어제 아침 저희가 방송에서 지적했습니다. 3월 같은 조사에서는 국번 8천여 개를 무작위를 사용했다가 이번 조사에서는 불과 60개의 국번만 사용했고, 결번 등의 이유로 비적격이 된 비율도 3월에는 60%가 넘었다가 이번에는 8%에 불과했습니다. 무작위로 걸었다고 하는데 90% 이상의 번호가 적합했다는 거죠. 중앙선관위 역시 이 여론조사가 이상하다고 판단해 업체에 데이터를 요청하고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의뢰자의 요구에 맞춰 의도를 담은 여론조사. 과거에 종종 있었습니다. 그 경우 여론조사가 아니라 여론을 왜곡하기 위한 조작이고 범죄죠. 이번 여..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앞으로 남은 한 달 여동안 대선 관련해 수많은 여론조사가 등장할 겁니다. 조사기관이 달라도 유사한 수치가 있는가 하면 질문에 따라, 표본에 따라, 조사방식에 따라 완전히 다른 수치도 계속 등장할 겁니다. 각 후보들의 지지자들은 그 수치에 따라 불안해하기도, 신나하기도 하며 감정이 요동치게 되겠죠. 어느 나라건, 어떤 선거건 항상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여론조사를 통한 여론조작에 대한 유혹을 정치권은 항상 느끼죠. 과거 그런 일도 있었습니다. 최근 발표된 어떤 조사에서도 그런 의혹이 있습니다. 더구나 이번 선거는 불과 한 달 여만에 본선이 시작되고 끝나는 초단기 선거라 이런 수치에 더욱 민감해지게 되죠.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모든 선거가 그렇지만 특히 이번 선거는 그런 수치에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오늘부로 원내 정당 모두 대선후보가 확정됩니다. 앞으로 남은 35일간 각 정당과 후보는 자신들이 가진 경쟁력과 전략으로 치열하게 경쟁하게 되겠죠. 이 가운데서 수없는 여론조사가 등장하게 됩니다. 사회과학의 한 방법론으로 출발한 여론조사는 조사기관마다 저마다의 기법이 있고, 그에 따라 같은 사안도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하죠. 질문을 조금만 바꾸어도 결과가 크게 바뀌기도 하기 때문에 질문설계를 어떻게 중립적으로 하느냐가 그 기관의 실력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기법의 차이나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설문의 설계단계부터 의도가 개입되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과거 여론조사 업계에서는 의뢰자의 요구에 맞춰 이런 식의 의도를 담은 설계를 종종 했었다는 건 공공연한 업계의 비밀이었죠. 그런데 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선거는 구도의 격돌입니다. 어떤 시대정신을 기준으로 그 경쟁을 해석하느냐에 따라 선거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결정됩니다. 개헌이냐, 정권교체냐, 인물이냐, 경제냐, 지역이냐. 그 구도에 따라 등장인물까지 달라지는 선거의 결정적 요소죠. 그래서 반기문 불출마 선언 이후 많은 매체가 여론조사를 하고 다양한 구도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황교안 급부상부터 최대수혜자 안희정, 보수적합도 1위 유승민, 보수후보 단일화까지. 수많은 구도와 해석이 등장했고,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런데 모바일만 하루 2,400만 명이 방문한다는 네이버가 어제 저녁 8시 기준 메인 화면 가장 앞 줄에 노출한 관련 기사는 '문재인 대 안철수 양자구도 급부상' 제하의 두 후보 격차가 좁혀졌다는 오후 6시경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