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집회 (5)
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공산당 귀신들이 이 땅에서 사라지게 하옵소서.' 삼일절인 어제 광화문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이 주최한 구국기도회에서 나온 기도 내용입니다. 이 구국기도회 단상에서는 군복을 입은 탄기국(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대변인, 박사모 전 회장 정광용 씨가 집회를 이끌었습니다. 저는 이 집회가 도무지 이해가 안 갑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게 최순실의 이권을 위해서는 아니잖아요? 기독교와 박사모는 무슨 상관입니까? 그리고 박 대통령 탄핵과 삼일절은 또 무슨 상관입니까? 삼성이 최순실에게 말을 사준 게 공산당을 물리치기 위한 건 아니잖아요? 정유라가 말을 타면 북한이 무너집니까? 누가 저한테 이거 설명 좀 해주십시오. 김어준의 궁금증이었습니다. ==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친박단체들의 발언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박영수 특검 집주소를 공개하고, 늦은 밤 벽돌을 들고 뒷통수를 치라는 주장을 하고, 자택 앞 집회에서 얼굴 사진을 불태우고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며 목을 쳐야 한다고 외칩니다. 광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빨갱이들 모조리 죽여야 한다고 하고, 이정미, 강일원 재판관의 안위를 보장하지 못할 거라는 말도 서슴치 않습니다. 심지어 암살단을 모집한다는 글이 돌고, 박근혜 변호인단까지 나서서 탄핵되면 광장이 피로 물들 거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런 말들은 마약상들이 검사와 판사를 협박하던 7, 80년대 남미에서나 있던 일입니다. 일이 이 지경인데 사정당국은 왜 가만 있는 겁니까? 관련자 전원, 관련단체 전부를 철저히 수사해야죠. 조직적 배후가 있다면 내..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주말 광화문에서는 종북세력의 선동에 의한 탄핵은 무효라고 주장하는 집회가 있었습니다. 이날 등장한 구호 중 이런 게 있습니다. 군대여 일어나라. 계엄을 선포하라. 그리고는 성조기를 흔듭니다. 이 집회를 언론은 보수집회라고 합니다. 계엄과 친이 쿠데타 주장을 보수라고 하는 건 보수에 대한 모독입니다. 극우도 아니죠. 일본의 극우는 일장기를 들고 할복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다른 나라 국기를 흔드는 극우는 세상에 없습니다. 이 집회는 사실 이념으로는 분류가 안 됩니다. 이 분들에게 가장 적합한 단어는 무엇일까. 박정희 신화에, 박근혜 맹신에, 미국 제일주의의 신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직 아무것도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해서 저는 그저 지난 주에서 이어진 또 한 번의 월..
기자A: 어머니, 어디서 오셨습니까? 참가자: 대구요. 기자A: 어떻게 오게 되셨어요? 참가자: 우리는 관광버스로 왔어요. 기자B: 그러면 회비를 걷으신 거예요, 얼마씩? 참가자: 차비는 줘야지요. 기자A: 얼마씩 걷으셨어요? 참가자: 차비줘야 오지 차비 안 주면 옵니까? 기자 A & B: 아...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방금 들으신 내용은 지난 주말 박사모 집회의 한 참가자가 했던 말입니다. 돈을 줘야 참석한다는 거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 두 달 후 청와대에서 이런 지시가 내려집니다. '보수 단체를 활용해 적극적인 맞대응 집회를 열어라.' 이런 세월호 반대집회에 1인당 2만원 씩 일당이 지급됐고 이 비용은 전경련 등이 지급했다는 게 이미 밝혀졌죠. 그래서 저는 언론에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주말, 단군 이래 가장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다고 합니다. 흩어질 거라는 촛불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지쳐서 집으로 돌아갈 거라는 집권세력의 기대가 틀렸다는 걸 보여주고자 하는 시민들 개개인의 각성과 다짐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혹여라도 숫자가 줄어들면 저들이 착각할까봐 그래서 또다시 뭔가 술수를 부릴까봐 나라도, 내 머릿수 하나라도 더 보태려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또다시 주말 저녁을 거리에서 보내는 겁니다. 그 간절한 마음, 그렇게 이심전심 모아진 마음이 촛불입니다. 화면으로만 보셨던 분들은 한 번만이라도 잠깐이라도 동참해보시길 권합니다. 그렇게 헌법 제1조가 법전에서 뛰쳐나와 살아 역동하는 모습을 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