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김어준 생각 2017년 1월 25일(수) 뉴스공장 88회 이혜훈, 양지열, 박범계, 원종우 본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항의하기 위해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전시회가 논란입니다.
문제가 된 작품의 원작은
인상파 마네(Manet)가 그린 '올랭피아(Olympia)'와
조르주네(Giorgione)의 '잠자는 비너스(Sleeping Venus)'입니다.
잠자는 비너스는 여신을 모티브로 한 전형적인 16세기 그림이고
올랭피아는 당시에도 큰 논란이 된 19세기 작품입니다.
올랭피아는 여성을 신화 속 여신이 아니라 현실의 존재로 그려서
당시의 비평가들은 똥배가 나온 여성을 그린 것이 어떻게 예술이 될 수 있냐며 공격을 했었고,
일반인들은 나신의 여성이 고개를 숙이지 않고 눈을 똑바로 뜨고 정면을 바라보는 게 발칙하다며 그림을 지팡이로 내려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게 1865년, 152년 전의 일입니다.
20세기 이후로 누구도 이 그림을 여성혐오라고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여성 스스로를 대상이 아니라 시선의 주체로 그려내는 걸작이라고 평가합니다.
이 두 그림을 섞어서 그 얼굴을 박근혜 대통령으로, 수발을 드는 하인의 얼굴을 최순실로 패러디 한 게 논란이 된 겁니다.
보수진영은 의도적으로 이 논란을 키우고
진보진영은 여성 이슈라며 뒤로 물러납니다.
그런데 대통령 몸을 실제로 그린 게 아닙니다.
전 세계가 다 아는 몇백 년 된 그림에 얼굴만 패러디 한 거죠.
더구나 여성혐오를 표현한 게 아닌 그림에,
미술사적 의의는 오히려 여성혐오에 저항한 그림에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을 넣기만 하면 여성혐오가 되는 건가요?
누군가는 풍자가 실패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고
또 혹자는 그 의미하는 바를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당연합니다, 여기까지는.
하지만 이게 정말 여성혐오인가요?
김어준의 의문이었습니다.
==
- 1부 [이 정도는 알아야 할 아침 뉴스] -시사IN 김은지 기자
- 2부 [나라 걱정] 바른정당 창당대회, 이후 대선정국에서 역할은? - 이혜훈 최고위원 (바른정당)
- 3부 [법대로 합시다] 작심발언한 증인 노승일, 당황한 피고 최순실...법정공방은? - 양지열 변호사
- 4부 [인터뷰 제 2 공장] 특검, 수사기간 반환점 넘어, 기간연장 가능한가? - 박범계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어준 생각 > 2017년 1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어준 생각 2017년 1월 27일(금) 뉴스공장 90회 정태호, 황교익, 장하준, 남재구 (0) | 2021.02.23 |
---|---|
김어준 생각 2017년 1월 26일(목) 뉴스공장 89회 김성태, 안민석, 남경필, 김진애 (0) | 2021.02.23 |
김어준 생각 2017년 1월 24일(화) 뉴스공장 87회 박지원, 하어영, 김지윤, 조성주 (0) | 2021.02.23 |
김어준 생각 2017년 1월 23일(월) 뉴스공장 86회 하태경, 권석철, 임상훈 (0) | 2021.02.23 |
김어준 생각 2017년 1월 20일(금) 뉴스공장 85회 이현주, 임지봉, 정태인, 황교익 (0) | 2021.0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