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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생각 2021년 2월 4일(목) 뉴스공장 본문

김어준 생각/2021년 2월

김어준 생각 2021년 2월 4일(목) 뉴스공장

오늘부터 블로거 2021. 2. 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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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임현택 대한 소아청소년과 의사회 회장: "소아청소년과 의사회는 앞으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을 철저히 떨어트려서 감옥에 보내는 걸 제1의 목표로 삼고 투쟁하겠습니다."

 

2019년 7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문재인 케어 반대한다며 이렇게 주장한 이는 임현택 대한 소아청소년과 의사회 회장.

 

의협 대표로 참석한 당일 포럼에서 토론 대신 '문재인이 우리 아이들의 목을 졸라 죽일 것이다', '대통령이 감옥에 가는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받자'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강당 바닥에 드러누웠던 임 회장.

 

그가 어제 조국 전 장관 딸의 모 병원 인턴 응시 자격을 박탈해 달라고 해당병원에 전달하겠다고 한 주장이 포털에 기사화됐습니다.

 

직능단체장이 정치적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이 그런 의사 표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 조건이 결합할 때는 그것이 단체장으로서가 아니라 강한 정치적 성향을 가진 개인의 뜻이라는 걸 구분해서 보도해줘야 하죠. 그렇지 않으면 마치 해당 직능단체 전체의 뜻인 양 오인될 뿐만 아니라 전문가의 견해로 둔갑해 버리게 되니까. 그런데 언론은 이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지난 1년 내내 자신들이 쏟아낸 조국 관련 보도가 정당했다는 합리화를 이런 극단적인 목소리 뒤에 숨어서 하는 거 아닙니까?

 

실제로는 봉사상 따위로 의전원에 합격할 수 없다는 건 기자들 자신들도 아주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숨어서 한 개인을 집단 린치하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서도 조국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 씨가 권력형 범죄 고리라고 그렇게 외치던 그 2심 판결도 권력형 범죄가 아니라는 판결은 못 본 척 외면하는 거.

 

참으로 비겁하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

 

--(김어준의 부연)--

 

임(현택) 회장이라는 분은 그쪽에서 나름 알려진 분이에요. 이런 강성 정치적 발언으로.

 

직능단체장이 당연히 정치적 비판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문재인 지지율을 떨어뜨려서 감옥에 보내는 걸 제1의 목표로 삼겠다, 이렇게 공언하잖아요. 그런 걸 제1의 목표로 삼는 건 직능단체가 아니라 정치조직인 거죠.

 

그만큼 정치적 성향이 강한 분인데, 이 분이 어제 자신의 SNS에 그런 주장을 했어요. 그러면 그건 그 분의 평소 정치적 성향이 반영된 개인 의건이거든요. 직능단체의 입장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언론들이 그걸 구분해주지 않아요. 오히려 그것이 직능단체의 의견으로 받아들여지길 원하는 거죠. 전후가 있는 성향을 가진 분이라는 걸 밝히지 않음으로써.

 

그러면서도 제가 (언론들이) 비겁하다고 보는 게 조국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 씨, 코링크P, 여기가 모든 것의 출발점 아닙니까. 권력형 비리, 조국펀드, 정경심 실소유주 등 엄청나게 거짓말 안 보태고 수십 만개의 기사가 쏟아졌고, 다 여기서 출발한 거예요.

 

그런데 1심에서 권력형 비리가 아니다, 정경심 씨가 실소유주도 아니다, 공범도 아니라고 판결났지 않습니까. 판결대로면 단순 횡령 사건이에요. 2심도 나왔어요. 2심도 났는데, 2심이 났다는 걸 이런 식으로 크게 보도해주지 않으니까 사람들이 알 수가 없어요.

 

판결을 보면 뭐라고 나왔냐면, 대부분의 이익이 익성에 갔다. 조국펀드가 아니라 익성펀드라는 판결입니다, 그 판결 자체가. 조국펀드, 조국펀드 얼마나 떠들었어요. 그게 권력형 비리고, 그게 모든 것의 출발점이라고 이야기해왔잖습니까. 그런데 판결을 익성펀드였어요. (정경심 교수가) 실소유주도 아니고, 권력형 비리도 아니고. 이렇게 결론이 났으니 엄청난 반전이잖아요. 기사가 막 쏟아져야돼요.

 

'알고보니 조국펀드 아닌 익성펀드' 이런 보도 보셨어요? 안 나오잖아요. 안 나옵니다. 그러면서 이런 직능단체장의 신분을 가지고 있으나 그 신분을 갖고도 강성 발언을 개인적으로 해온 사람의 의견은 대문짝 만하게 보도하는 거죠. 그러면서 조민 씨의 응시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누구에게 그런 권리가 있습니까.

 

대단히 사악한 린치인데, 그걸 그냥 계속 하는 거예요.

 

정말 나쁜 짓이라고 봅니다.

 

젊은 기자들은 조국 전 장관의 딸과 비슷한 나이거나 학교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분들이라 다들 알거든요. 뭘 아냐면 작은 대학의 봉사상으로 의전원 합격할 수 없다는 걸 알아요, 자신들도. 그리고 의사시험 합격하는 것도 실력 아니면 안 된다는 것도 알아요. 아는데도 이런 주장 뒤에 숨어서 본인들이 과거에 했던 주장 일부를 정당화하는 것이고, 실제 자신들의 보도에 정반대로 나온 판결에 대해서는 마치 없는 척하는 겁니다.

 

정말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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