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김어준 생각 2021년 2월 5일(금) 뉴스공장 본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한 주간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기사는 KBS 열린음악회에서 연주된 Song to the moon이란 오페라 아리아의 'moon, 달'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다는 이유로 문 대통령 생일 축가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중앙일보의 기사.
한 가지에 과도하게 집착하다 보면 세상만사를 다 그 한 가지로만 풀이하게 되는 지경에 이를 때가 있죠. 그래서 남들이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외롭게, 그 한 길로 계속 달리게 되는 무아(無我)의 지경.
유사업계에 있는 1인으로 그 지경이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심심한 걱정을 담아서 띄웁니다.
♬ 아프지마요 - 젝스키스 ♬
제발, 아프지 마요
아프지 마요
외롭지 마요
외롭지 마요
슬프지 마
고작 나 하나 때문에
아무리 그리워도
초라해지진 마요
행복하길 바라요
미안해요 잘 살아요
==
(1) 김어준의 부연
김어준: 다들 아니라고 해도 보고싶은 것만 보게 되는, 그래서 그 방향으로 계속 달리다보면 건강을 해칠 때가 있어요.
아프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그래서 노래를 띄웠구요. 자, 코로나 상황 어떻습니까?
(2) 코로나19 주요 뉴스
(3) 임성근 판사 탄핵안 국회 가결
찬성 179표헌정사 첫 법관 탄핵소추
류밀희: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는 헌정사 처음인데 탄핵소추안이 헌재에 접수됐고, 임 부장판사가 퇴임하기 전에 결과가 나올지 말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습니다.
김어준: 잠시 후에 저희가 이 법안을 발의한 이탄희 의원과 전화연결을 하겠습니다.
류밀희: 임성근 부장판사는 김명수 대법원장과의 녹취록을 공개했습니다.
김어준: 이걸 대부분 매체가 1면으로 뽑았고, 저도 녹취록을 들어봤는데 '설치고 있다'는 표현이 등장하죠. 그런 단어에 주목하거나, 탄핵에 대한 대화를 나눴으면서 나누지 않았다는 거짓말을 했다는 대목에 주목하거나, 또는 정치권의 눈치를 봤다는 프레임을 들고 나오거나, 이들은 주로 보수매체에 등장합니다. 또는 대화를 녹음했다는 것 자체를 문제삼기도 하는데, 저는 대화에 등장하는 단어들은 중요하지 않고 곁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같은 직장 내 오랫동안 개인적인 관계이기도 하고 동시에 공적인 관계를 맺어온 상황에서 이 두 가지 관계가 뒤섞인 대화예요. 서로의 입장을 살피면서 감정적인 표현들이 등장할 수 있어요. 그러니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중요한 건 그 대화에서 공적으로 내린 결론이 무엇인가가, 결과적으로 그게 중요한 거예요. 임 판사가 사법농단의 사례로 판결에 개입한 정황 그 자체가 헌법위반 아닙니까. 그걸 다루는 게 이 사건의 본질이에요. 그래서 임 판사는 당연히 탄핵이 될까봐 그 전에 사표를 내려한 것으로 보이고, 그것에 대해서 대법원장은 입법부가 탄핵소추 할 수도 있다는 걸 피하기 위한 목적의 사표라면 적절하지 않다고 수리하지 않은 겁니다. 왜냐하면, 입법부에게 판사에 대한 탄핵소추 권한이 있잖아요. 그걸 사표라고 하는 꼼수로 무력화하는 거잖습니까. 사법부가 같은 직장의 사람이라고 그걸 용인하는 것, 그게 오히려 큰 문제죠.
이걸 지금 보수매체에서 정치권 눈치봤다고 둔갑시키는 건데, 이건 말도 안 되는 거예요. 그 날 대화를 대법원장이 기억하지 못했건, 또는 기억하면서도 부인했건, 중요한 건 그 공적 판단이 옳았냐는 것이고, 그게 본질인 겁니다. 그리고 저는 그 판단이 공적으로 옳았다고 봅니다. 설령 그때의 대화를 기억하는데 곤란하니까 기억 못한다고 부인을 했건, 또 임 판사가 그 대화를 녹음했다가 탄핵 당일에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서 푸는 반칙을 했건, 그런 행위에 대한 도덕적 판단은 방금 말씀드린 공적 판단에 비하면 곁가지이고, 굳이 따지자면 '치사하다' 수준의 사적영역이에요.
언론이 이 두 가지를 구분하지 않고 보도하는데, 요즘 언론이 너무 유치해서 그래요.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시시하고. 저는 본질은 그거라고 봅니다. 올바른, 맞는 공적 판단이었다.
(4) 서울에 '강남 3구 규모' 32만호 공급: 핵심은 재건축, 재개발
류밀희: 정부가 5년 동안 서울에 32만 가구를 포함해서 전국 83만 가구의 집을 짓겠다고 밝혔습니다. 아파트 재건축이나 역세권 재개발을 한다는 겁니다.
김어준: 제가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어서 이 사안은 저희가 다음 주에 자세히 다루겠지만, 발표한 것만 봤을 때는 파격적인 발표예요. 새 장관이 오면서 공급 목표를 발표했는데, 서울에 30만호는 분당 신도시 3개 정도의 물량입니다.
현 정부에서는 주로 임대공급 위주로 해왔는데, 이번에는 분양공급하겠다는 게 차이이고, 대신 민간기업이 하는 게 아니라 LH공사와 같은 공공기업이 하겠다는 거예요.
예전에는 공유지나 국유지를 외곽에서 찾았는데, 이번에는 도심 한가운데 역세권에 하겠다는 것으로 큰 차이가 있는 거죠.
도심이니까 땅이 없잖아요. 대신 용적률을 풀어서 고층을 짓겠다는 거예요. 일정 부분 홍콩처럼 만들겠다는 거죠.
재개발이 보통 적어도 13, 14년 걸리는데 공공에서 5년 내에 하겠다는 거고, 공공이 하니까 가능하겠죠.
그 이유는 전체 인구는 줄어들고 있지만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어서, 이게 요지입니다. 자세한 건 다음 주에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5) 5년 만에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돌아온 한국
류밀희: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전 세계 23위라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 부설 경제분석기관이 발표했습니다.
김어준: 매년 발표하는 건데, 완전한 민주국가, 결함있는 민주국가, 권위주의체제 그리고 혼합형 이렇게 4개로 구분하는데, 완전한 민주국가가 23개예요. 이번에 그 안에 들어갔다는 겁니다. 박근혜 정부 때 결함있는 민주국가로 분류되었다가 5년 만에 다시 완전한 민주국가로 들어갔습니다. 서구의 기준으로, 자기들이 보기에 민주국가라는 얘기인데, 어쨌든 우리나라는 선진국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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