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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생각 2017년 9월 13일(수) 뉴스공장 253회 이준식, 노회찬, 원종우 본문

김어준 생각/2017년 9월

김어준 생각 2017년 9월 13일(수) 뉴스공장 253회 이준식, 노회찬, 원종우

오늘부터 블로거 2021. 4. 12.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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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2010년 개그우먼 김미화 씨는 KBS에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고 했다가 KBS에 의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했죠. KBS는 '블랙리스트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법적으로 증명받기 위해 고소를 제기한다'고 했었습니다. 

 

KBS는 또 '누가 어떤 의도로 블랙리스트를 거론하고 이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행위를 당장 멈추라,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말하면서 그것을 지키는 근간인 방송법의 정당성을 침해하고 방송에 개입하려는 것은 그야말로 자기당착적 행위'라고 주장했었습니다.

 

그러니 있지도 않은 블랙리스트를 거론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방송에 개입하는 것이라고 오히려 호통을 쳤던 거죠

 

얼마나 그럴듯한 논리입니까?

 

이런 논리를 구사한 사람들 배움은 전혀 부족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공부 많이 하고, 큰 회사에 들어가 높은 자리까지 승진한 잘난 사람들이 부당한 권력에 가장 가까운 조력자였던 겁니다.

 

한 인생 살다가, 잘 살다가 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그러니까 학벌이나 직위가 아닌 거죠. 모두가 김미화 씨처럼 용감할 순 없지만 적어도 부끄러워 할 줄은 알면서 살다가 갑시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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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어준의 첨언

 

김어준: 이게 거의 7, 8년 전인데, KBS가 김미화 씨를 고소했던 게 블랙리스트 없다고. 없는데 김미화 씨가 있다는 주장을 했다고 고소했던 거잖아요.

 

김은지 기자: 저도 기억이 나는데, 김미화 씨를 그때 굉장히 몰아붙였습니다.

 

김어준: 제가 방금 오프닝에서 했던 이야기들, 굉장히 어렵고 현학적이고, 우리는 정정당당하며, 누가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블랙리스트를 말하는가, 그들은 누구인가, 이런 걸 장황하게 썼었어요. 성명도 내고, 보도자료도 내고. 제가 다시 일어보면서 '아 참 그럴 듯 하다' (웃음) 그런데 이제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는 게 나왔잖아요? (웃음) 이런 글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 저는 이제 궁금합니다, 거꾸로. 제가 읽으면서 굉장히 공부 많이 한 분이라고 느꼈거든요. (웃음) 이런 글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 이런 분들이 사실은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내는 권력에 부역하는 거죠. 지금도 잘 먹고 잘 살 거라고 보는데. 하여튼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찾아내는 게 전부가 아닌 거죠.

 

김은지 기자: 이제 수사가 시작되기도 했구요.

 

김어준: 부당한 권력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거든요. 옆에 꼭 조력자가 있어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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