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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생각 2021년 4월 15일(목) 뉴스공장 본문

김어준 생각/2021년 4월

김어준 생각 2021년 4월 15일(목) 뉴스공장

오늘부터 블로거 2021. 4. 1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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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월요일 정경심 교수 항소심 첫 공판이 있었습니다. 이 첫 공판에서 변호인단에 의해 중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는데요

 

첫째, 검찰은 정경심 교수가 소위 강사 휴게실 PC를 이용해서 표창장을 위조했다고 주장해왔는데 이 PC를 통째로 가져가 버렸습니다. PC가 소위 뻑이 나서 그랬다면서 가져갔는데, 그리고는 변호인단에게 1심 내내 공개하지 않아서 방어권 행사에 애를 먹었죠. 그런데 이번에 포렌식 기록을 살펴보니 그건 거짓말이었습니다. PC는 멀쩡했어요.

 

두 번째, 변호인 입회도 없이 USB를 그 PC에 연결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연결해서 파일을 옮겼는지 지웠는지 알 수가 없죠. 디지털 정보의 오염 가능성이 제기된 겁니다.

 

세 번째, 검찰은 정경심 교수가 2013년 방배동 자택에서 이 PC를 이용해 표창장을 위조했다고 특정했는데 그 근거가 PC에 남아있던 IP 끝자리 세 자리였습니다. 그게 방배동 IP라는 거죠. 그런데 이번에 변호인단이 PC를 직접 포렌식한 결과 검찰이 다른 IP를 숨겼고, 그 IP는 동양대의 강사휴게실 주소였으며 그 기간은 검찰이 정 교수가 방배동에서 표창장을 위조했다고 하는 그 기간과 겹칩니다.

 

그러니까 정 교수가 표창장을 방배동 집에서 위조했다고 검찰이 특정한 당시에 PC는 방배동이 아니라 동양대에 있었다는 겁니다. 방배동 집에 있는 사람이 어떻게 동양대에 있는 PC로 위조를 합니까?

 

현장부재증명(現場不在證明). 그러니까 정 교수의 결정적인 알리바이가 되는 IP를 검찰이 숨긴 겁니다. 이런 기사가 포털 메인에 하루 종일 떠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수많은 해설과 함께?

 

검찰의 결정적 근거가 무너졌는데?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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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어준의 해설

 

김어준: 조국 관련 기사가 한 쪽으로 편향된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이 내용은 아주 크게 보도될 만한 내용입니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안 됐으니까 제가 얘기하는 건데, 우선 압수수색 때 PC를 통째로 가져가는 게 아니에요. 하드디스크를 이미징(imaging)한다고 하죠. 그대로 복사해서 가져가는 건데, 컴퓨터가 아예 작동하지 않을 때 등 특수한 경우에만 어쩔 수 없이 가져가는 거거든요. 그동안 검찰은 컴퓨터가 소위 뻑이 나서, 그냥 일상용어죠. 멈췄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져갔다고 했는데 이게 거짓말이었던 겁니다.

 

그렇게 가져가버렸기 때문에, 그리고 검찰이 그걸 내놓질 않았어요, 1심 내내. 그래선 안 되는 거거든요. 변호인단이 그 PC에 접근을 못하니까 방어권 행사에 굉장히 제약이 많았죠. 항소심 전에야 PC에 접근을 할 수가 있었는데, 그래서 변호인단이 직접 포렌식을 해봤더니 이 고장난, 소위 뻑이 난 기록이 컴퓨터의 이벤트 기록에 없었던 거예요. 컴퓨터는 정상작동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 결과 방어권 행사에 방해가 된 거고, 더 중요한 질문은 고장도 안 난 멀쩡한 컴퓨터를 왜 통째로 가져갔느냐? 이건 굉장히 중요한 질문입니다. 디지털 정보라는 건 소위 무결성이라는 게 중요해요. 왜냐하면 누구나 복제, 삭제 변조가 쉽게 가능하잖아요, 파일이니까. 그렇기 때문에 변호사 입회 하에 포렌식도 해야 하는데, 검찰은 그 포렌식을 하기도 전에 조교가 없을 때 현장에서 자기들이 가져간 USB를 꽂았다는 겁니다. 이럴 일이 없어요. 포렌식은 변호사 입회 하에 하는 거고, 거기서 USB를 꽂으면 오염됐다고, 증거 능력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안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했어요. 왜 그랬냐? 이때 파일을 옮긴 거 아니냐? 이런 의혹을 제기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런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새로 발견된 사실은 검찰이 IP를 숨겼다는 겁니다. 이게 무슨 의미냐면, 그동안 검찰은 정 교수가 방배동 자택에서 소위 동양대 휴게실에 있던 PC를 가져가서 그걸로 위조를 했다고 특정을 했어요. 시기와 장소 모든 걸 특정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포렌식을 했더니 검찰이 숨겼던 IP가 나온 겁니다. 그 IP가 뭐냐면, 동양대 IP인데 그 시기가 정 교수가 방배동 집에 있었던 그 시기예요. 이게 무슨 얘기냐면 사람은 방배동에 있는데 PC는 동양대에 있는 겁니다. 그러면 검찰 주장의 핵심이 무너지는 거잖아요. 그 IP를 일부러 숨겼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 IP를 내놨으면 처음부터 검찰 주장은 성립이 안 되는 거예요. 사람은 서울에 있고, PC는 동양대에 있는데 이건 표창장 위조 전체가 날아갈 정도의 증거인데 이걸 숨겼어요. 이걸 왜 보도를 안 합니까, 제대로? 한참 해설을 해도 모자란 판에. 이건 저희가 전문가들과 함께 따로 한 번 다뤄보겠습니다.

 

 

(2) 코로나19 주요 뉴스

 

전 세계 74만 명.
유럽 16만 명.
미국 7만 명 넘는 확진자.
인도 18만 명 넘어. (미국이 한참 나올 때의 숫자)
일본 4,300여명.
한국 714명. (해외 입국자 포함 731명.)

 

 

(3) 오세훈 자가검사키트 도입 주장에 서울교사노조 "불편할 뿐 효과는 없다" 반대

 

류밀희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학교에 자가검사키트를 도입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에 대해 교사들이 반대하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현재 학교 방역 가이드라인이 있어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진단키트를 도입하면 혼선이 예상되고 행정력이 낭비될 것이란 이유입니다.

 

김어준: 상생방역, 서울형 거리두기를 처음에는 유흥업소 위주로 이야기하다가, 서울 상황이 만만치 않으니까 자가검사키트를 노래방 등에 적용하려고 하다가 그게 여의치 않은 것 같아서 학교 이야기를 했더니 학교에서 반대한다는 입장이 나왔어요. 초기에 부동산과 방역으로 본인의 차별점을 강조하다보니 이런 뉴스가 계속 나오네요. 서울형 거리두기 또는 자가진단키트를 활용하는 방안은 실제로는 실현 안 될 것 같아요.

 

 

(4) 이해충돌방지법, 정무위 소위 통과. 공직자 190만 대상

 

류밀희 기자: 공직자가 직위를 사익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해충돌방지법이 어제 국회정무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습니다. 정무위 전체회의와 본회의 통과가 남았는데, 통과되면 직무와 사적인 이해관계가 있을 때 미리 신고를 해야 하고 가족은 소속 공공기관이나 산하기관, 자회사에 취업할 수 없게 됩니다.

 

김어준: 모든 일에는 작용과 반작용이 있어서 LH가 정부, 여당에게 큰 회초리가 됐을 뿐만 아니라 선거도 지게 만든 방아쇠 역할을 했는데, 동시에 이해충돌방지법이 LH 사태가 남긴 법안입니다. 굉장히 긍정적인 효과죠. 이 법안은 전문가와 함께 따로 짚어보겠는데, 이제는 고위공직자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직원, 지방의회의원 등 190만 명이 그때 직무상 취득한 정보를 가지고 사적 이득을 취하면 7년 이하의 징역이고, 그 정보를 건네 받아서 이득을 취한 가족이나 주변인들도 똑같이 처벌 받습니다.

 

 

(5) 장제원 "김종인, 노욕의 정치 기술자로 청산해야 할 구악"

 

류밀희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국민의힘에 다시 갈 이유가 없다는 취지의 '저 아사리판에 가서 무슨 이득이 있냐'는 발언을 했는데,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노욕에 찬 기술자 정치다, 청산해야 할 구악이다'라는 비판을 했습니다.

 

김어준: 장제원 의원 뿐만 아니라 김종인 전 위원장이 거의 매일 인터뷰를 하시는 것 같은데,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본인의 구상 때문에 국민의힘을 주저앉히고 싶어한다고 이해하는 거죠. 그러는 이유는 윤석열 전 총장과 손을 잡고 아마도 제3지대 창당을 한 후에 국민의힘을 흡수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고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강하게 반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서 이런 뉴스가 계속 나오는 겁니다.

 

류밀희 기자: 그리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선거 이후 합당을 하겠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계속해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논의는 지속하겠지만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개별적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할 수는 없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어준: 이런 뉴스는 한동안 나올텐데, 이렇게 되기도 어렵고 혹여 된다고 해도 한참 후의 일이기 때문에 넘어가도 될 것 같습니다.

 

 

(6) 민주당 지도부 선출

 

류밀희 기자: 민주당에서는 본격적으로 지도부 선출이 시작됐는데 어제 홍영표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고, 오늘 송영길, 우원식 의원이 도전하겠다고 밝힌 상황인데, 원내대표 선거도 같이 치뤄집니다.

 

김어준: 원내대표 선거는 이번 주 금요일이고, 당대표 전당대회는 5월 2일이라 시간차가 있는데 다음 주에 당대표 후보들을 따로 모시고 토론회를 가져보겠습니다. 국민의힘에서는 아직 일정이 안 나왔어요.

 

 

(7) "이 말씀 안 드릴 수 없다" 문 대통령 '외교문법' 깨고 일본에 강력 표명

 

류밀희 기자: 일본이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겠다고 결정한 것에 대해 우리 정부가 강하게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대사에게 '우려가 크다'면서 본국에 잘 전달하라고 직접 말을 했는데, 새로 부임한 대사에게 신임장을 받는 자리에서 한 발언으로는 강도가 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어준: 말을 전달하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정식 제소를 검토하라는 건데.

 

류밀희 기자: 그리고 재판소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일본이 방류하지 못하는 잠정 조치를 신청하는 것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김어준: 일종의 가처분 신청 같은 건데, 저희 뉴스공장에서 지난 화요일 이 분야에서 30년간 있었던 전문가(던컨 커리 국제 환경법 변호사)와 인터뷰를 했어요. 뉴질랜드 분인데 이 분의 이야기로는 피해가 예상되는 인접 국가에게 정보를 공개하고 사전 협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도 이걸 중지시킬 수 있다고 했기 때문에 저희가 잠시 후에 국내 전문가와도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8) 일본 고위 관계자 "한국 따위에게 오염수 배출 항의 듣고 싶지 않다."

 

류밀희 기자: 일본 방사능 방류에 대해서 우리 정부가 비판과 반대를 하고 있는데, 일본 정부의 대변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이런 항의를 듣고 싶지 않다며 분노했다고 산케이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김어준: 제정신이 아니에요. '한국 따위에게 항의를'. 중요한 건 한국 '따위에게' 항의를 듣고 싶지 않다는 얘기를 한 거 아닙니까? 관방장관인데 한국 따위라뇨.

 

 

닛케이 "일본 수산물 수입 규제 해제 물건너가 한국에 정보 제공해야"

 

류밀희 기자: 막말 수준인 거죠. 반면 니혼게자이신문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 해제하는 것이 더 어려워진다,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들에게 관련 정보를 충분히 주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김어준: 자, 브리핑이 끝났는데, 요즘 제가 포털의 단골뉴스예요. 많은 뉴스들이 기초적인 사실 관계조차 틀린 경우가 허다하지만 어제 나온 뉴스 하나는 제가 언급하지 않을 수 없어서 잠깐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야 될 것 같은데. 왜냐하면 결국 뉴스공장과 관련된 것인데, 불법의 의혹을 공개 제기했기 때문에 잠시 여기서 답을 해야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저는 개인 SNS도 없고.

 

어제 쿠키뉴스 최기찬 기자 단독으로, 이런 것도 단독이 되네요. '김어준 TBS 출연료 입금용 회사 설립 의혹' 기사가 포털에 하루 종일 걸려있던데. 기사의 핵심 내용을 그냥 옮깁니다. 법인을 설립하면 세율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 법인세는 최고 25% 밖에 안 되는데, 종합소득세는 최고 45%라서. 그러면서 착복, 횡령 이런 걸 거론하는 기사인데, 한 마디로 세금 탈루 혐의가 있다는 거죠. 그 법인은 제가 방송 관련 어떤 사업을 구상하고 설립한 건데, 여차저차해서 사업은 결국 안 하기로 했고. 그 여차저차 사정은 사적 영역이라 밝힐 필요가 없고, 또 그게 그리 중요하지도 않고. 중요한 건 그래서 불법 탈루, 최소한 편법적인 절세 시도가 있냐? 세금 문제 있냐 이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종합소득세 안 내려고 다른 방법을 쓴 거 아니냐, 이게 출발점 아닙니까? 저는 출연료를 한 푼도 빠짐없이 종합소득세로 신고합니다. 탈루 혹은 절세 시도가 1원도 없어요. 이런 기사는 1원이라도 뭘 확인하고 쓰셔야 하는 거고. 제가 공직자도 아니고 선을 그냥 막 넘어가시는데, 어떤 의도로 어떤 장단에 맞춰서 이런 기사를 쓰는지는 잘 알겠는데 그 에너지로 내곡동 취재, 엘시티 취재하시기를 부탁드리고. 제가 공직자도 아닌데 제 개인 계좌를 들춥니까? 자, 오버들 하지 맙시다.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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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부 [이 정도는 알아야 할 아침 뉴스] - 류밀희 기자 (TBS)
  • 2부 [인터뷰 제1공장] - 전화연결 정부, ‘日오염수 방출’ 국제재판 제소 검토 “제소만으로도 日안하무인 태도 바뀔 것” - 최지현 교수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덩곱매치] 4.7재보선 이후 정치 여론 추이 분석
 & 대선 후보별 경쟁력 변화는? - 이택수 대표 (리얼미터) - 박시영 대표 (윈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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