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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생각 2021년 5월 24일(월) 뉴스공장 본문

김어준 생각/2021년 5월

김어준 생각 2021년 5월 24일(월) 뉴스공장

오늘부터 블로거 2021. 5. 2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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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외신기자 당혹케 한 문 대통령의 질문 '우리 여기자는 손 안 드나요?'

 

한미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장에서 문 대통령이 질문 기회를 주려고 한 이 발언이 성차별주의로 읽힐 수 있다는 중앙일보 기사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질문한 미국인 두 기자가 모두 여성이었기에 문 대통령이 두 번째 질문 건은 여성기자들에게 기회를 주려고 한 의도일 수 있겠지만 자칫하면 한국 여성기자들은 전문성이 떨어지거나 소극적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심어줄 위험이 있다, 그런 논리입니다.

 

중앙일보 기자가 불편해 하는 이유는 문 대통령의 이 발언 이후 30여초 간 정적이 흘렀거든요.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아서.

 

중앙일보의 기자 불편이 정당하려면 전제가 충족되어야 합니다. 문 대통령이 그렇게 발언 기회를 줘도 질문을 할 사람이 없을 거란 걸 미리 알았어야 하는 거죠. 그래서 한 동안 정적이 흐를 거라는 걸 알면서도 그래서 그 정적이 전문성의 결여나 적극성의 부족으로 해석될 위험이 있단 걸 알면서도 그런 기회를 주려고 했을 때, 그럴 때나 그 불편이 정당해지는 거죠. 그 발언한 즉시 누군가 손을 들어 질문을 했더라면 뭐가 문제가 됐겠습니까?

 

코로나 이후 첫 번째 대면 정상회담, 그 기자회견장까지 참석한 기자들이 질문 기회를 줘도 손을 들지 않을 거라는 걸 어떻게 미리 압니까?

 

기자가 부끄러워 할 건 30초의 정적이 전 세계인에게 어떻게 비춰질까가 아니라 30초나 정적을 만들어냈다는 그 자체 아닙니까?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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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어준의 오프닝

 

김어준: 원래 네 명이 질문을 하거든요. 미국 쪽 두 명, 한국 쪽 두 명. 우연이었겠지만 미국은 여성기자 두 명이 질문을 했고, 한국은 남성기자 한 명이 질문을 했고 한 명 밖에 기회가 없었던 거예요. 그때 나온 발언인 겁니다. 그때 한국에서 온 여성기자들에게 기회를 주려고 한 거예요. 그런데 그러자 정적이 한 30여초 간 흘렀단 말이죠. 그래서 그 정적이 불편해서 따지는 기사예요. 기회를 줘도 질문을 못한 게 부끄러운 거지 어떻게 기회를 주려고 한 게 차별이고 모욕이에요? 이런 걸 기사로 쓰는 게 부끄러운 겁니다. 잠시 후에 제가 한미 정상회담 해설을 이어서 할 테니까, 7분 코너로. (웃음)

 

 

(2) 코로나19 주요 뉴스

 

전 세계 60만 명 넘는 확진자.
인도 25만.
대만 300여명.
일본 5,000여명.
한국 5~600명대. 일주일 평균 586명.

 

치명률 1월 1.8%에서 0.5%로 낮아져.

 

김어준: 고령층과 요양시설 접종이 먼저 이루어지다 보니 사망자 수가 크게 줄어든 거죠. 백신 맞으셔야 합니다.

 

 

(3) 한미정상회담 소식

 

류밀희 기자: 모더나 CEO는 한국에 백신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김어준: 이 이야기는 한미 정상회담 결과로 나온 것인데, 저희가 잠시 후 외교부 최종건 차관과 함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볼 텐데 그 전에 언론이나 포털을 봐도 해설이 별로 없잖아요. 주말 사이에도 그다지 해설이 없었는데,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장면 몇 개를 해설해보자면, 해설이 없으니까. (웃음)

 

우선 크랩케이크(crab cake). 제 눈에 처음 들어왔던 장면은 오찬할 때 테이블 위에 무슨 음식이 올라갔냐? 이거 관련해서 조선일보가 가장 먼저 썼던 기사는 '마스크 벗었지만 햄버거 오찬은 없었다'예요. 제목 뽑는 거 보세요. 나중에 제목 수정을 했는데, 크랩케이크는 제가 좀 알거든요. (웃음) 워싱턴DC 인근이 버지니아주와 메릴랜드주인데, 체사피크만(Chesapeake Bay)이라는 커다란 만 주변에 이 두 주가 있거든요. 제가 거기 가봐서 하는 말입니다. 여기 4월이면 게가 잡히는 시즌이 시작돼요. 지금이 한참입니다. 그러면 이 두 주 사이에 경쟁이 벌어져요. 게 등 껍질이 푸르다고 해서 '블루크랩'이라고 하는데, 미국의 대표적인 크랩이에요. 이 동네에서 이걸로 만들어지는 가장 고급 음식이 크랩케이크입니다. 이 동네의 '내 고향 6시' 음식입니다. 꽃게살로 만드는 동그랑땡 또는 꽃게살로 만드는 빈대떡 정도로 생각하면 비슷한 느낌입니다. 비싸고 맛있어요. 햄버거와 차이는 햄버거는 어차피 먹을 생각 없이 내놓은 음식입니다. 햄버거 옆에 콜라가 없잖아요. 실제로 안 먹었어요. 크랩케이크는 먹으려고 내놓은 거예요. 이거 내놓으면 안 먹고 버틸 수가 없습니다. 아주 맛있고 현지 특산 제철 음식이에요. 비싼 음식이고. '아, 이거 내놨구나' 하고 이걸 내놓은 게 인상적이었는데 아무도 짚어주질 않더라. (웃음)

 

두 번째 인상적인 장면은 백신 스와프가 없다고 언론 보도가 굉장히 많이 쏟아졌는데, 이건 한국을 선진국이라고 보고 한국 같은 선진국에 백신만 따로 주는 건 안 맞다고 본 거예요. 지금 제3세계 백신이 부족하다고 난리잖아요? 그래서 미국 내에서도 이 대목에 대해서는 아주 비판적이에요. 지금 한국의 경우에는 포털 기사만 보면 백신 확보가 전 세계 꼴찌인 줄 알지만 우리가 인구 한 사람당 2.7회분을 확보했단 말이에요. 이게 전 세계 아홉 번째, 열 번째입니다. 그 정도로 많이 확보한 거예요. 그래서 백신을 따로 주는 건 안 맞고, 백신의 글로벌 공급망의 파트너로 삼는 방향으로 간 거예요. 이게 백만 배 나은 겁니다. 지금은 군사안보가 아니라 보건안보가 훨씬 더 중요하지 않습니까? '백신 동맹', '보건 동맹'을 맺은 거라고 봐야하는 거예요. 지금 미국이 중국과 백신을 놓고 보건 경쟁에서 뒤쳐져 있거든요. 우리나라에서는 보도가 많이 안 됐는데, 미국 뒷마당이라고 하는 남미 있잖아요? 남미에서는 이제 중국이 백신 패권국가가 됐어요. 남미에서 인구가 많은 나라 10개 순서로 따져보면 백신 수입 대부분이 중국 백신입니다. 남미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나 화이자가 아니라 중국의 시노백이 넘버원입니다. 중국이 사실상 백신의 외교무기화에 성공했다고 남미에서는 평가되거든요. 브라질의 대통령이 중국을 비판하니까 백신 원료 수출을 중단시켜버렸어요. 이런 식으로 남미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백신 때문에 확대됐단 말이죠. 미국이 코가 석 자인 동안 백신 패권 경쟁에서 남미에서는 중국한테 밀리고 있고, 그런데 코로나는 올해로 안 끝날 거 아닙니까? 그 백신 패권전쟁의 동맹국으로 한국을 선택했다는 의미가 있는 겁니다. 아주 좋은 겁니다. 그런데 이걸 '44조 투자하고 백신 55만개 받아왔다'고 밖에 세상을 못 보면 국제사회에서 바보 취급 받아요. 이런 기사는 해외로 나가면 안 됩니다. (웃음)

 

세 번째 제가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문 대통령이 미국의 명예훈장수여식에 참여했잖아요? 미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천명하고자 한 것 중 하나가 동북아에 있는 선진국인 한국이 대중국 견제 라인업에 같이 섰다는 메시지를 내고 싶었던 것 아닙니까? 일본은 쿼드에 가입함으로써 미국에게 그 자세를 보여준 것이고, 우리는 그렇게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미국이 받아들이고 대신 뭘로 그걸 보여주려고 한 거냐? 한국과 미국은 6.25때 중국을 상대로 같이 싸웠던 전우 아니냐. 그걸 상징적으로 보여준 거예요. 대중국 라인업에 동참했다는 걸 그 방식으로 굉장히 세련되게 연출한 거거든요. 중국도 뭐라고 할 수 없는 수준에서. 그래서 이 명예훈장수여식에 사상 처음으로 외국 정상이 참석한 겁니다. 굳이 이 행사를 만들고 우리 대통령이 미국의 명예훈장이잖아요. 우리나라 대통령이 갈 필요가 없잖아요? 미국 대통령이 수여하는 건데 굳이 그 자리를 만들고 거기에 참석해서 '거 봐, 우리는 전우였잖아'를 보여준 것이고. 이걸 백악관 쪽에서 기획한 건지, 청와대에서 기획한 건지 모르겠는데 이건 정말 잘한 겁니다. 이거 기획한 사람 칭찬받아야 해요. (웃음) 이렇게 세련되게 정리를 했다. 

 

그리고 미사일지침을 완전히 폐지한 것은 최종건 차관에게서 해설을 듣도록 하고. 이것도 굉장히 큰 거거든요.

 

 

한미 정상 '아르테미스' 협력 합의. '달 자원개발' 참여 길 열렸다

 

김어준: 그리고 거의 언급이 없는데 개인적으로 크게 관심이 간 대목은 뭐냐면, 저는 박수를 쳤는데 '아르테미스(Artemis) 계획'이라는 게 있어요. 미국이 달에 사람을 보낸 게 벌써 50년 전 아닙니까? 그런데 3년 후에 다시 달에 우주인을 보내려고 해요. 그런데 이걸 미국 혼자 하는 게 아니라 국제 우주개발에 앞선 나라들하고 같이 공동으로 하려고 하거든요. 그리고 2028년에 거기에 우주기지를 건설하려고 해요. 굉장히 큰 계획이죠. 여기에 우리도 들어가고 싶은데 그동안 일본이 반대해서 못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걸로 합의를 한 겁니다. 굉장히 큰 뉴스인데 해설이 없네요. 이건 내일 따로 전문가를 모시고 해설하는 것으로 하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이야기 하자면, GPS 있잖습니까? GPS는 미국에서 개발한 거예요. 미국의 위성에서 다 받는 겁니다. 미국 표준입니다. 우리도 그걸 받아서 하잖아요. 그러니 미국 인공위성이 정보를 안 주면 GPS 서비스가 안 되는 겁니다. 이게 4차 산업에서 왜 중요하자면 이제 곧 자율주행차들 나오잖아요? 자율주행차들이 모두 GPS를 받아서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독자적으로 인공위성으로 위치정보를 받는 체계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GPS가 아니라 KPS를 띄우려고 하거든요? 그러면 KPS와 GPS가 호환되어야 할 거 아닙니까? 이번에 그걸 협약하고 왔어요. 이거 굉장히 큰 거거든요. 이것도 보도가 없어요. 앞으로 4차 산업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건데, 우리가 자체적으로 인공위성도 쏘고 거기서 KPS로 우리 자율주행차들은 위치정보를 받아서 쓸 것이다. GPS가 전 세계 공공서비스가 아니에요. 미국이 만든 겁니다. 미국이 그걸 다 잡고 있는 거거든요. 이제는 KPS를 만들 것이다. (웃음) 그 협약을 하고 왔다. 이것도 해설을 안 해주는데, 이 사안도 저희가 전문가를 모시고 자세히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4)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

 

류밀희 기자: 어제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이 봉하마을에서 열렸습니다.

 

김어준: 벌써 12년이나 됐네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존재감은 앞으로 점점 커질 것입니다.

 

 

(5)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로 1, 2위 이준석, 나경원

 

류밀희 기자: 어제 발표된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지율 1위 이준석, 2위 나경원 12% 차이

 

김어준: 보수정당에서 30대 당대표가 나오면 보수정당의 이미지 변화에 큰 전기가 마련되는 거죠. 또 한편으로는 걱정도 될 겁니다. 대선이 엄청난 복마전인데 감당이 될까 하는 내부적인 걱정. 양날의 검인 측면이 있죠. 저희가 따로 인터뷰를 해보겠습니다.

 

 

(6) BTS 신곡 '버터' 뮤직비디오 신기록 행진. 21시간 만에 1억뷰. 유튜브 24시간 내 최다조회수. 기존 자신들의 기록을 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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