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김어준 생각 2021년 2월 15일(월) 뉴스공장 본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문 대통령, 일본어 빼고 4개 국어로 새해 인사"
연휴 기간에 나온 조선일보 기사 제목입니다.
문 대통령 페이스북에 음력 설을 쇠는 이웃국가들 언어로 새해 인사를 했는데 일본어는 뺐다는 겁니다.
일본은 150년 전 메이지유신 때 음력설을 이미 없앴습니다.
음력설을 새해로 안 치는 나라에 어떻게 음력설 새해 인사를 합니까?
영국에서 석가탄신일 인사를 합니까?
아일랜드 세인트 패트릭을 우리가 기리나요?
기념하지 않는 날을 어떻게 축하해요?
그러니까 일본어가 빠진 게 아니라 일본어는 아예 넣으면 안 되는 겁니다.
일본어로 음력설 인사를 했다면 그게 오히려 사고인 거죠.
이건 가짜뉴스 축에도 못 들어가는 멍청뉴스인데
그런데 조선일보는 왜 제목을 저렇게 달았을까.
문재인 외교는 편협하고 감정적이어서 이웃국가의 새해 인사조차 안 한다는 이미지를 만들려고 했을까요?
그랬다면 악의적인 건데요.
멍청과 악의를 드물게 동시에 갖춘 역작의 등장에 한 번 웃어주고
김어준의 뉴스공장 새해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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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어준의 첨언
김어준: 이런 건 드물어요, 멍청과 악의를 동시에 갖추는 건. 이 기사 제목이 교묘한 것이 오보는 아니거든요. 일본어를 뺐다고 제목에 넣었지만 기사 내용에는 일본어를 빼면 안 된다는 설명이 없어요. 아무런 설명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일본어를 뺐다고 제목에 들어가면 사람들은 이렇게 읽죠. 괄호치고 '빼면 안 되는 것을'. 누구나 그렇게 읽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해서는 안 될 행위를 했다는 뉘앙스는 살렸는데 오보는 아니게 만든 거죠. 구체적인 내용이 없기 때문에. 일본어가 없는 건 사실이니까. (그렇다고 일본어를) 뺀 건 아니지만.
이런 게 바로 일본어가 없는 건 사실이잖아요. 그런데 진실은 왜곡하는 거죠. 이런 게 사실로 진실을 왜곡하는 기술인데, 이런 악의적인 기술을. 일본이 음력설을 쇠지 않는 건 너무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20세기 내내 안 쇠었어요. 검색하면 누구나 10초 만에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금방 알 수 있는 사례에 이런 기술을 썼다는 게 '멍청' 파트인 거죠. 악의와 멍청이 드물게 혼재하는 기사인데.
후속기사로 당일에 머니투데이가 또 "일본은 음력설 안 쇤다, 문 대통령 일본 차별 논란 해명" 이렇게 기사가 나와서 포털에 크게 떴어요. 프레임을 완전 잘못 잡은 기사입니다. 차별한 사실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데, 무슨 차별 논란입니까.
이건 기사가 안 되는 걸 기사로 만든 '조선일보 논란'이면 논란이죠. 그리고 해명도 아니에요. 해명이라는 건 뭔가 잘못이나 오해가 있을 때 해명을 하는 거지, 잘못이 없는데 무슨 해명이라는 단어를 씁니까. 이 기사는 (해명이 아니라) 멍청에 대해 지적하는 겁니다.
이런 내용이 어떻게 기사가 되고, 그게 또 후속기사가 나가고, 메인 포털에 올라가는지 전 이해가 안 가요. 이해가 안 가고, 언론과 포털의 문제가 보통 문제가 아니다.
자, 그렇게 얘기해두고, 연휴 기간 코로나 상황은 어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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