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김어준 생각 2017년 8월 28일(월) 뉴스공장 241회 주진우, 명진 스님, 이정렬 본문

김어준 생각/2017년 8월

김어준 생각 2017년 8월 28일(월) 뉴스공장 241회 주진우, 명진 스님, 이정렬

오늘부터 블로거 2021. 3. 29. 05:45
반응형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지율 독재로 가고 있다.'

 

지난 금요일 조선일보 사설 제목입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을 앞세운 제왕적 대통령이며, 균형 예산이라는 국가 규율을 깨려 하고 있다. 기업더러 요금을 내리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공영 방송에 대한 공개 비판도 서슴없다. 지지율 독재에 손색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사설의 핵심 주장입니다. 미디어의 영향력은 현재적 이슈에 경중을 따져서 대중에게 이것이 중요한 것이며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 설정하는 능력에 달렸죠.

 

조선일보는 그렇게 핵심 아젠다 세트였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조선일보 꼬박꼬박 챙겨본 게 20년이 넘었습니다. 조선일보가 어떤 의제를 어떤 방향으로 다루느냐에 따라 그 의제가 대중에게 주목 받고, 그 결과 그 의제가 실제로도 중요한 것이 되어버리는 세월이 아주 길었죠.

 

조선일보가 서있는 진영의 반대편에 있던 이들은 어떻게든 그 힘을 이겨보려고 조선이 사설을 쓰면 밑줄을 그어가며 그 논리를 반박하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 '지지율 독재'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멈칫 했습니다. 

 

국민을 앞세운 제왕. 지지율 독재. 

 

뭡니까 이 바보같은 조어는? 이런 프레임이 정말 먹힐 거라고 판단할 걸까?

 

이 조어가 왜 말이 안 되는지 반박하려다가 관뒀습니다. 어차피 반향도 없는데 뭐하나 싶어서.

 

그리고 제 나름 결론을 냈습니다. 아무래도 조선일보 그만 읽을 때가 된 것 같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

 

(1) 김어준의 첨언

 

김어준: 조선일보 이 사설 읽어보셨어요?

 

김은지 기자: 그 기사는 못 봤네요. (웃음)

 

김어준: 그러니까요. 핵심이 그겁니다. (웃음) 잘 몰라요. 저는 꼬박 꼬박 사설 비롯해서 읽어보는데. 제가 정치를 처음 알게 된 게 대략 노무현 대통령이 5공 청문회 때 활약하는 걸 보고.

 

김은지 기자: 80년대에.

 

김어준: 그러니까요.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에. 어릴 때부터 인터넷으로 뉴스를 접한 20대 중후반 분들은 잘 모르실 것 같은데, 종이신문으로 조선일보의 존재감은 대단했었거든요. 그리고 대체로 조선일보가 시비를 걸면 정치권은 항복하거나 최소한 타협하기 마련이었단 말이죠. 그런데 '지지율 독재'와 같은 프레임을 가지고 지금의 독자, 지금의 시민, 대중을 설득할 순 없을 것 같거든요 제가 보기엔. 어.. 어쨌든 아무리 세련되게 포장을 해도 지금의 시대정신, 시대감각과는 굉장히 동떨어져 있다. 갈라파고스화 되어 간다는 느낌을 그 사설을 읽다가 받았는데. 

 

물론 지금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정부 비판을 하고 있는데, 그건 그럴 수 있죠. 정치적 입장이 다르면. 그래서 조선일보만 읽으면 우리나라가 지금 거의 망하기 직전이거든요. (웃음) 곧 망해요. 어쨌든 끝판왕 느낌이었는데. 흑마술의 느낌이었거든요. 

 

김은지 기자: 이제 더이상 읽지 않으신다고 하니까요. (웃음)

 

김어준: 이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웃음)

 

 

==

 

  • 1부 [이 정도는 알아야 할 아침 뉴스] -시사IN 김은지 기자
  • 2부 [인터뷰 제 1 공장] 주진우 기자의 'MB프로젝트' 2탄 - 주진우 기자 (시사인)
  • 3부 [인터뷰 제 2 공장] '조계종 적폐청산' 위한 무기한 단식...심경은? - 명진 스님
  • 4부 [뉴스공장 고객센터 불만접수] [인터뷰 제 3 공장] “이재용 5년 형? 법 원칙대로라면 15년 형 받아야” - 이정렬 전 부장판사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