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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생각 2017년 8월 30일(수) 뉴스공장 243회 이정렬, 김용민, 양지열, 노회찬, 원종우 본문

김어준 생각/2017년 8월

김어준 생각 2017년 8월 30일(수) 뉴스공장 243회 이정렬, 김용민, 양지열, 노회찬, 원종우

오늘부터 블로거 2021. 3. 29.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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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허리케인 하비가 휴스턴을 덮친 당일 오히려 피해 지역으로 진입한 이들이 있었습니다. 2005년 카트리나 피해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민간 대원들이었습니다. 각자 자신의 트럭이나 소형 보트를 동원한 민간인들이 정부보다 먼저 구조활동에 착수한 이유 중 하나는 자신들이 직접 겪었던 과거 때문이었죠.

 

2,500여 명이 죽거나 실종된 카트리나 당시 지역 주민들은 길거리에 방치된 시신을 수습할 수가 없었습니다. 미 정부가 지역 치안과 시신 처리를 민간 업체와 계약을 했기 때문이었죠.

 

작업 시간과 시신 숫자로 비용을 정산 받는 민간 업자들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시신을 아무도 건들지 못하게 하고, 최대한 천천히 시신을 수습했죠. 정부의 기본 의무인 재난 구조와 구난마저 자본의 욕망에 맡겨 버린 재난 자본주의의 극명한 사례였습니다.

 

우리 사회도 이런 일을 겪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때 민, 관, 군의 긴밀한 협조 불가능했었습니다. 대신 특정 구난 업체가 현장을 독점했었죠. 세월호 조사 2기가 출범하게 되면 대체 정부의 누가, 왜 특정 업체와 독점적인 계약을 맺도록 지시했는지 밝혀져야 합니다.

 

국가가 국민들을 구하진 못했더라도 최소한 왜 그랬었는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밝혀내야 하는 거죠. 그게 아이들을 먼저 보내고 남은 어른들의 의무죠.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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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어준의 첨언

 

김어준: 언론에서 그 이야기를 별로 안 하는데, 2005년이니까 벌써 12년이 지났네요 카트리나가. 지금 휴스턴도 그때 못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어요.

 

김은지 기자: 그때보다 위력이 더 셉니다. 지금 4등급 허리케인이거든요.

 

김어준: 미국에서는 아주 큰 뉴스죠. 그런데 그런 일이 실제로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보도되지 안 됐는데. 이라크 전에 투입된 경비 업체들. 전쟁을 아웃소싱하냐 이런 이야기들 했었죠. 이번에도 그런 업체들이 경비를 맡고, 그 다음에 시신 수습을 민간의 장례 업체에 맡겼어요. 정부가 하는 게 아니라. 그러니까 시신을 건드리면 업체의 수입이 줄어들잖아요. 그래서 시신을 건드리지 못하게 했어요. 시신을 수습하지 못해서 시신들이 오랫동안 길거리에 방치되어 있었죠. 당시 그 일을 겪은 지역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조직을 만들어서 재난이 발생하니까 이 사람들이 먼저 달려갔어요. 그런 걸 소위 재난 자본주의라고 하는데. 재난을 통해서 이익을 찾는. 세월호 때도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할 수 있죠. (세월호 당시 민간 구난업체는 '언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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