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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생각 2021년 3월 31일(수) 뉴스공장 본문

김어준 생각/2021년 3월

김어준 생각 2021년 3월 31일(수) 뉴스공장

오늘부터 블로거 2021. 3. 3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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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월요일 박영선, 오세훈 토론회에서 내곡동 측량 관련해 오세훈 후보는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3월 29일 박영선-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 발언 중

 

오세훈 후보: 그 측량 자체가 불법 점거자를 내보내기 위한 측량이었고요.

 

박영선 후보: 이 분들하고 계약은 왜 하셨습니까?

 

오세훈 후보: 보상이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부탁을 하더래요. 지금까지는 저희들이 불법을 했는데 임대계약서를 써주면 저희들이 약간의 보상을 받을 수 있으니 좀 써주실 수 있습니까 해서, 우리 장모님이 그런 분들한테 모질게 못하세요.

 

 

경작인을 쫓아내려고 측량을 했다는데 실제로는 그 경작인과 임대차 계약을 했으니 왜 계약을 했냐는 질문에 오세훈 후보는 경작인이 먼저 요구했다고 해명을 합니다. 그래서 해당 경작인에게 확인을 해봤습니다.

 

 

김어준 공장장: 그 땅 주인이라고 하는 분들이 와서 처음에 농사를 그만 짓고 나가라고 요구했나요?

 

오세훈 후보 처가 땅 경작인: 그렇지 않았습니다. 다음에 연락을 할 테니까 서로 전화번호 교환하고 그냥 돌아가셨습니다. 그때 가서 계약서를 쓴다든가 그럴 테니까, 나중에 연락할 테니까.

 

김어준 공장장: 나중에 계약서 쓸 테니까 나중에 연락하자고 전화번호를 주고 가셨어요?

 

오세훈 후보 처가 땅 경작인: 네, 교환했죠, 서로. 전화번호도 안 바뀌셨더라고요, 그 양반들이.

 

김어준 공장장: 그러니까 계약이라는 이야기는 오세훈 후보 측에서 먼저 꺼냈다는 이야기네요?

 

오세훈 후보 처가 땅 경작인: 그렇죠. 우리는 을의 입장이니까 그것을 계약서 써 주시오, 뭐 하시오. 돈도 안 내고 그동안 살았기 때문에 나가라면 어쩔 겁니까.

 

 

경작인은 을의 입장인 자신이 어떻게 계약서를 요구하느냐, 계약서 이야기는 오세훈 후보 측에서 먼저 꺼냈다고 주장을 합니다. 계약서를 두고 왜 이렇게 정반대 주장이 존재하는가?

 

이런 걸 취재하는 게 선거기간 언론의 역할 아닌가요?

 

잠시 후 뉴스공장에서 그 사정을 다루겠습니다만, 왜 이런 뉴스가 없는가, 포털 메인에는?

 

정상이 아니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1) 김어준의 첨언

 

김어준: 왜 이 계약서 이야기를 하는가에 대해서는 저희가 3부에서 자세히 다룰 텐데, 이 내곡동 관련해서는 사실 KBS 보도를 못 봤거나 뉴스공장의 인터뷰를 못 본 분들이 훨씬 더 많겠죠. 포털에 떠서, 또는 다른 후속 보도가 계속 쏟아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내곡동 이야기를 왜 하는지 잘 몰라요. '그게 지금 무슨 상관이 있지?'하고 생각하실 텐데. 해설 기사가 없으니까.

 

그래서 할 수 없이 뉴스공장에서 그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이 땅이 70년부터 상속이 됐거든요. 오세훈 후보 처가의 땅, 부인의 땅이 포함되어 있는. 70년부터 30여 년 방치되어 있어서 그 동네 주민들이 주인이 없는 땅이라고 여기고 경작을 하던 곳입니다. 그린벨트처럼 어차피 사고 팔 수 없는 땅들은 이렇게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SH공사가 개발 용역을 하기 9일 전에, 30여 년만에 측량을 하러 온 겁니다. 오세훈 후보 측은 당연히 이 개발 용역 계약이 있었다는 걸 몰랐다는 입장이겠으나 사실 굉장히 우연이죠. 30여 년만에 왔는데 그 계약 9일 전이었으니까.

 

30여 년만에 측량하러 갔는데 거기서 주인이 없다고 여겨서 경작을 하던 김 모 경작인이 계약서를 먼저 요구했다는 게 오세훈 후보 측의 주장이죠. 그래야 경작인이 보상 받을 수 있다고 했다는 건데. 이 보상 이야기는 이따가 3부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만, 이 대목도 오세훈 후보의 해명과는 달라요. 이 주장에 대해서 경작인은 '내가 을의 입장인데 어떻게 먼저 요구를 하느냐, 나가라고 하면 어떡하려고' 이게 경작인의 주장이죠. 역시 3부에서 이 인터뷰를 자세히 만나실텐데.

 

경작인의 주장처럼 계약서를 오세훈 후보 측에서 먼저 요구했다면, 오세훈 후보 땅이 두 필지거든요. 두 필지에 대해서 그 계약서의 내용을 보면 40만 원대, 10만 원대 경작료를 주기로 계약을 합니다. 1년에 합쳐봐야 50만 원 받으려고 30여 년만에 갑자기 나타나서 계약을 한다는 건 상식적이지 않잖아요. 측량비가 더 나와요. 제가 이 양쪽 정반대 주장이 선거 저널리즘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했던 이유가 그 돈 때문에 하진 않았을 것 같다, 그러면 만약 오세훈 후보가 계약서를 먼저 쓰자고 했다면 계약서를 써서 당시 오세훈 후보 처가가 얻을 이익이 뭔가 이걸 확인해 봐야 된다고 판단한 건데.

 

그 이유가 뭘까? 여러가지 가설을 세워서 변호사들과 검토를 해봤는데. 민법에 '점유취득시효'라는 게 있어요. 예를 들어 주인이 없는 땅인 줄 알고 오랜 기간 경작을 해왔는데 그 사이에 주인이 '이게 내 땅이오'하고 주장을 하거나 내쫓거나 아니면 '소작을 할거면 소작료를 내시오' 이렇게 주인이 그 땅의 권리 행사를 하지 않았다면, 농사지은 사람은 그 땅이 그 주인의 땅인지 모른 채 오랫동안 거기서 농사를 지었을 거 아닙니까? 또는 그게 내 땅으로 여길만한 소지가 있는 경우에, 만약 그런 땅이 그린벨트에서 해제가 되고 수용이 돼요. 이번 경우에는 36억 원의 보상을 받은 거죠. 그런 경우에 이 큰 돈이 소유권 분쟁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겁니다. 오랜 기간 땅 주인이 자기 땅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거기서 농사를 짓고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그 사람이 소유권 주장을 할 근거가 있어요, 법적으로. 내가 땅 주인이라고 여기고 오랫동안 농사를 지속적으로 지은 거거든요. 그럴 경우 우리 민법에 의하면 분쟁의 소지가 있습니다. 그렇다는 건 이 36억 원의 보상금에 대해 분쟁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 전에 경작인과 땅 주인의 관계를 분명히 하는 계약관계 서류를 만들어 두면 분쟁의 소지가 완전히 사라지죠.

 

물론 이 가설은 그 땅이 그린벨트에서 해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걸 미리 알았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만약 그런 경우라면 이 내곡동 논란의 본질에 맞닿아 있다는 거죠. 그래서 계약서를 누가 먼저 쓰자고 했는지가 중요하다고 판단을 한 것이고, 3부에서 다뤄보겠습니다.

 

 

(2) 코로나19 주요 뉴스

 

일본 2천 명 수준의 확진자 수
한국 429명. (해외 입국자 포함 447명)

 

 

(3) 박영선 "오세훈 거짓말이 문제" 오세훈 "박영선 주택 정책 실현 불가"

 

류밀희 기자: 내곡동 관련 공방이 어제 토론회에서도 이어졌습니다. 부산시장 후보들 간 토론회도 열렸습니다. 계속해서 박영선 후보, 오세훈 후보가 서로 거짓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어준: 박영선 후보는 거짓말이라고 하고, 오세훈 후보는 거짓말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고.

 

 

박영선 "오세훈 내곡동 땅 이명박, 이상득 토지와 인접"

 

류밀희 기자: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땅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상득 전 의원의 토지와 인접해 있다는 박영선 후보의 주장도 있었는데, 세 곡 모두 그린벨트가 해제됐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현직 시장이었던 오 후보의 이해충돌 문제가 얽혀있다는 겁니다.

 

김어준: 요즘 포털을 보면 선거가 없는 것 같아요. 그냥 TV 토론이 있었다, 양쪽에서 각자 주장을 했다는 드라이한 기사만 있고. 지금 굉장히 큰 선거인데 매우 포털이 평화로워서 뭐가 쟁점인지 알 수가 없어요. 왜 내곡동이 문제가 되고 있는지 해설이 없다보니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사람들이) 잘 몰라요. 내곡동 관련해서 오세훈 후보가 존재와 위치를 몰랐다고 해명한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거거든요, 이 논란이.

 

이 측량 때 와서 봤다는 목격자가 3인이 등장하지 않았습니까? 언론 인터뷰를 한 사람들만 세 명. 그러면 존재와 위치를 몰랐다는 해명이 거짓이 되는 것이고, 위치를 알았다면 나중에 그 땅이 본인이 서울시장일 때 수용되서 36억의 재산상 이익을 봤기 때문에 이해충돌 사안이 되는 거죠. 그래서 내곡동 땅을 알았냐 몰랐냐, 계약서를 누가 먼저 쓰자고 했냐 이렇게 얘기가 되는 것이고.

 

물론 박영선 후보의 주장은 만약 법정에 가면 입증의 대상이 되는 대목들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런데 후보 검증 기간에는 충분히 보도돼서 유권자가 판단할 자료가 있어야 되는데. 이것이 현재까지 가장 큰 쟁점인데 왜 내곡동이 문제인지 모르는 분들이 훨씬 많아요, 훨씬. 보도가 안 되니까요. 쟁점이 수백 가지 있는 것도 아니고 가장 큰 쟁점은 하나인데, 이게 보도가 안 되니까 사람들이 몰라요.

 

류밀희 기자: 내곡동 땅과 관련해서 오 후보 처가가 단독택지분양권을 받았고, 감정평가 금액에 따라 사들였다는 게 드러났죠. 그런데 오 후보는 주택용지 추가보상 없었다고 했다가 알지 못했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김어준: 어제 추가적으로 문제 제기가 되었는데, 이게 해명처럼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문제가 있는 것인지는 아직 충분한 공방이 이뤄지지 않았어요. 

 

류밀희 기자: 일단 SH는 15건 밖에 사례가 없기 때문에 전원에게 이와 같은 내용이 공지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김어준: 이 내용은 아마도 저희가 양 후보 대리토론을 한 번 더 할텐데, 어제 토론회가 있었기 때문에. 그때 한 번 등장할 것 같습니다.

 

 

(4) 특수본 기획부동산까지 범위 확대

 

류밀희 기자: 공직자들의 투기를 수사하고 있는 정부합동수사본부가 수사 범위를 3기 신도시와 지역개발 투기에서 기획부동산까지 확대했습니다.

 

김어준: LH공사에서 시작된 투기 의혹을 광범위하게 수사해 간다는 거구요.

 

 

(5) '투기 거래' 상설 감시. 양도세 높이고 대출 규제

 

류밀희 기자: 그리고 정부가 부동산 거래를 감시하는 부동산 거래 분석원을 신설해서 의심스러운 거래를 거르고 자금 출처나 탈세를 감시한다고 합니다. 또 토지 거래시 단기 차익을 노렸을 경우 세금도 크게 올리기로 했습니다.

 

김어준: 부동산 거래 분석원을 두자는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있었어요.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고, 법안은 작년에 발의됐거든요. 발의됐는데 통과가 되지 않고 있다가 이제 드디어 부동산 거래 분석원을 신설하는 겁니다. 이게 중요한 이유가 뭐냐면, LH 공사와 관련된 이야기는 다 공적으로 얻은 정보를 사적 이익을 취하는데 이용했다는 거 아닙니까? 오세훈 후보와 관련해서도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건 LH 공사 직원들은 정보를 자신들이 이용한 것이라면, 시장은 그 정보를 스스로 정보를 만들어 낸 거죠. 그러니까 훨씬 더 근본적인 이해 충돌이어서 이야기가 되는 거예요. 현재 부동산 문제가 가장 큰 문제인데, 부동산 문제와 전형적으로 연결된 사안인데 보도가 없다 보니까, 보도가 없는 만큼 저희가 뉴스공장에서 보도를 하는 것이고.

 

부동산 거래 분석원은 민간 영역까지. 저희가 계속 말씀드리지만 부동산 문제는 공적 영역에 있는 분들만 그런 게 아니에요. 민간에서도 똑같은 부동산 욕망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 분노가 큰 이유 중 하나는 '나는 저런 정보를 얻지 못하는데, 저들은 얻을 수 있어서'.

 

류밀희 기자: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았다는 거죠.

 

김어준: 그렇죠. 그래서 터진 분노. 그런데 그 기회가 결국 '나도 부동산으로 돈 벌고 싶다'는 욕망이 깔려 있는 기회인 거예요. 그런 건데, 그러면 민간에서는 부정이 없느냐. 숫자로는 더 많겠죠.

 

류밀희 기자: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죠.

 

김어준: 사실 민간 영역에서 이게 해결되지 않으면 공적 영역에서 해결이 안 되는 거예요. 다같은 욕망을 공유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합동수사본부의 수사도 중요하지만 부동산 거래 분석원을 둬서,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서 장난쳐 온, 장난친 행위에 대해서 엄격하게. 그래서 저는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 선거는 사실 겨우 1년짜리 임기의 보궐 시장 두 분에 불과하지만 부동산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문제 아닙니까? 그래서 저는 잘됐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6) 미얀마 시위대에 로켓추진수류탄 '쾅' 1만 명 피신

 

류밀희 기자: 미얀마에서는 군부가 수류탄까지 던졌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김어준: 이건 정말. 시위대를 향해서 발포하는 수준이 아니라.

 

류밀희 기자: 대량 학살 수준이 되는 거죠.

 

김어준: 이제 수류탄을 던지고 있어요, 수류탄을. 왜냐하면 시위대가 바리케이드 뒤에 있으니까 아예 적군으로 간주하는 거죠, 시민이 아니라. 적군으로 간주해서 수류탄을 던지고 있고. 그러자 지금 미얀마 시위대 쪽에서는 이대로는 도저히 상대가 안 되잖습니까? 미얀마에는 8개이가 9개의 소수민족들이 있거든요. 큰 규모의 소수민족들이 있는데, 이제는 소수민족들과 연대해서. 미얀마의 소수민족 문제는 우리의 과거 친일 문제처럼, 또는 북한 문제처럼 정치적으로 예민한 이슈였어요. 그리고 미얀마에는 버마인들이 주류인데, 그 사람들이 이제 소수민족들과 연대해서 게릴라전으로 가겠다는 겁니다. 그러면 내전상태가 되는 거거든요. 그럼 아프가니스탄처럼 될 수도 있는 건데, 지금 국면이 완전히 전환되고 바뀌고 있는 거죠. 이렇게 국면이 바뀌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저희가 따로 한 번 다루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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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부 [이 정도는 알아야 할 아침 뉴스] - 류밀희 기자 (T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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