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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생각 2021년 4월 9일(금) 뉴스공장 본문

김어준 생각/2021년 4월

김어준 생각 2021년 4월 9일(금) 뉴스공장

오늘부터 블로거 2021. 4. 9.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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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선거는 의례 많은 키워드와 문장을 남깁니다.

 

개중에는 당시 상황을 고스란히 담고 그 선거로 당선된 이들보다 긴 세월을 살아남는 것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2004년 총선 정동영의 소위 '노인 폄하', 그리고 2020년 총선 차명진의 '세월호 텐트'. 그런 발언들은 선거 흐름을 바꾼 결정적 한 마디로 기록되어 있죠.

 

문장이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2007년 대선 당시 '주어가 없다'는 앞으로도 영원히 회자될 문장이고, 이번 선거에서의 '기억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 역시 긴 세월 살아남을 겁니다.

 

그 외에도 이번 선거는 엘시티, 수직 공원, 어반루프, 생태탕 같은 보궐선거 치곤 인상적인 키워드를 많이 남겼는데, 그 중에서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인식의 저편에서 외롭고, 무섭게, 혼자 떠돌고 있을 페라가모 구두 한 짝에 띄웁니다.

 

 

♬ 슈사인보이 - 바니걸스 ♬

 

슈샤인 슈샤인 보이

슈샤인 슈샤인 보이

슈슈슈슈 슈샨보이

슈슈슈슈 슈샨보이 헬로 슈샨

구두를 닦으세요

구두를 닦으세요

구두를 닦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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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어준의 첨언

 

김어준: 키워드가 더 오래 남을 때도 있어요. 당선된 사람은 임기가 끝나고 사라지지만 키워드는 계속 남을 때도 있습니다.

 

류밀희 기자: 앞에서 생태탕 관련해서 말씀하셨는데, 어제 이런 보도도 있었어요. 점심 시간에 생태탕집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점심 메뉴로. (웃음)

 

김어준: (웃음) 그런 단어가 나오면 선거 기간에는 그걸 심각하게 받아들이다가 끝나고 나면 그 단어가 머릿 속에 계속 남아서 먹으러 가는 거죠.

 

류밀희 기자: 사장님 인터뷰도 했더라구요. 원래 성수기는 한겨울인데 요즘 왜 잘 나가는지 모르겠다. (웃음)

 

김어준: (웃음) 자, 선거 분석을 짧게 짧게 한 가지씩만 짚고 당분간 진행해보죠. 요즘 20대론이 하도 많이 나와서, 이 문제는 이제 따로 전문가들과도 이야기를 나눠볼 텐데 짧게 한 마디 하자면, 어차피 이제 선거도 끝났고 브리핑 시간도 저희가 좀 길게 쓸 수 있으니까. (웃음)

 

류밀희 기자: 제가 좀 길게 쓸 수 있을까요? (웃음)

 

김어준: 그거는 어렵습니다. (웃음) 제가 할 말이 쌓여있기 때문에. 한 일주일 지나고 나서 하세요. (웃음) 20대 문제, 사실 이것도 메가 트렌드예요. 미국에서도 '밀레니얼 푸어(millennial poor)'라고 이제 갓 20대가 된 세대인데, 유럽도 마찬가지예요. 이 세대와 관련해서는 우리나라 20대와 똑같은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요. 선진국의 사회 구조가 20대를 육성하는 한 가정의 비용, 이런 걸 '성크 코스트(sunk cost)'라고 하죠. 즉, 다시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이에요. 그 비용 대비 사회가 20대에게 제공할 수 있는 양질의 진로, 일자리가 부족한 데서 출발하는 문제예요. 소위 선진국들의 사회 구조는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한 가정이 아이를 대학까지 교육시키는 데 들이는 비용이 있잖아요. 그 비용은 회수할 수가 없죠. 그 비용 대비 20대가 찾을 수 있는 진로가 대단히 제한적인 거예요. 예전과는 구조적으로 달라졌어요. 이걸 세대론이나 20대론으로 접근하면 답이 없어요. 여기를 정치가 파고 들어서 이게 정부 때문이라며 선거에는 잘 이용할 수 있는데, 이건 어떤 정부도 금방 해결을 못합니다, 구조적인 문제라. 바이든 행정부에게도 이게 큰 문제고, 교육비부터 시작해서 구조적으로 접근하고 있거든요. 이 이야기는 전문가와 함께 따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걸 잘라서 요즘 20대는 어떻다느니, 나 때는 어땠다느니 이렇게 접근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에요. 이것 역시 굉장히 큰 메가 트렌드입니다.

 

 

(2) 코로나19 주요 뉴스

 

전 세계 70만 명 가까운 확진자.
미국 7만 명.
프랑스 3만 명.
인도 12만 명.
일본 3,500명 가량.

 

김어준: 일본 이야기를 짧게 해보자면, 일본은 검사 수를 늘리면 늘리는 족족 늘어나요. 우리 검사 수가 하루에 15만, 20만 정도 되잖아요. 일본이 검사 수를 이 정도로 늘리면, 이 비율대로면 10,000명에서 15,000명까지 나오겠어요.

 

류밀희 기자: 현재는 검사를 우리나라의 절반도 안 하고 있습니다.

 

김어준: 우리나라는 요양병원 등에서 검사를 꾸준히 하고 있는데, 이건 검사 수 집계에 포함되지 않고 있거든요. 일본은 그런 검사를 안 하는데, 만약 일본에서 이런 검사까지 다 했다면 진작에 만 명을 넘어갔을 거예요.

 

 

(3) 빠르게 수습하는 민주당, 총사퇴, 원내대표 경선, 조기 전당대회

 

류밀희 기자: 민주당 지도부가 선거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습니다. 비대위 구성하고 원내대표 선거와 전당 대회를 예정보다 앞당겼습니다.

 

김어준: 정당의 대응은 당연한 건데, 이럴 때 튀어나와서 발언하는 분들이 꼭 있어요.

 

류밀희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의 전 의원이었죠. 김해영 전 의원이 지도부가 조국과 추미애 전 장관을 감싸 안았기 때문에 이미 선거 전부터 위기였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김어준: 원래 선거를 지는 쪽에서는 대체로 그 선거에 가장 도움이 안 됐던 분들이 가장 도움이 안 될 말을 가장 먼저 나서서 합니다. 대체로 이런 분들을 조선일보 같은 곳에서 소신파라고 띄워주는데, 조선일보가 민주당이 잘 돼라고 그럴 리가 없잖습니까? 그래서 대체로 이런 분들의 말대로 하면 대체로 망해요. 그리고 김해영 전 의원은 소신파가 아니라 공감대가 없어서 혼자가 된 겁니다, 참고로. 그 다음은요?

 

 

(4) 박수 받으며 떠난 김종인 "자신들의 승리로 착각말라"

 

류밀희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어제 물러났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이기기는 했지만 아직도 부족하다. 당의 승리를 자신들의 승리로 생각하지 말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김어준: 국민의힘의 승리가 아니라 본인의 승리라는 거죠. 실제 김종인 위원장의 공이 크죠. 특히 단일화 때 안철수 대표를 흔든 게 주요했고, 그 단일화가 어제 얘기한 메가 트렌트, 보복 투표의 물길이 됐죠. 그런 의미에서는 공이 커요. 그런데 김종인 위원장은 그동안 성공 사례가 없었어요. 2012년 대선에서도 존재감이 없었고, 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코어 지지층을 혼돈에 빠뜨렸죠. 당시 김종인 방식은 실패했어요. 코어 지지층이 문재인 대표를 구해낸 거지. 김종인 방식은 사실 언제나 똑같아요. 한 가지 방식 밖에 없어요. '실리를 추구하고 명분에 집착하지 말라, 가운데로 가운데로 모여라' 이거거든요. 

 

이게 가능한 이유는 김종인 위원장은 어느 진영에도 애정이 없어요. 민주당에도 애정이 없고, 국민의힘에도 애정이 없고, 본인은 그냥 본인 편입니다. 그런데 2016년 탄핵 정국 때도 만약 기각되면 거국 내각을 구성하는 아이디어가 있었는데 아무 의미가 없었고, 2017년 대선 때도 많이들 기억 못하실 텐데 안철수 대표 지지선언을 했지만 아무런 의미가 없었고. 항상 성공하는 것처럼 언론들이 보도하는데 성공 사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에는 그 애정이 없다는 게 도움이 됐어요. 태극기 부대와의 결별은 그래서 가능했던 것이고. 그러니까 애정이 없을 때 가능한 일이 주어진다면 그건 본인의 강점이 드러나는 상황이 될 것이고. 아마도 이번에도 본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별의 순간', 그 순간을 메이킹 하시려는 것 같은데, 이 분이 애정이 없는 일에 본인의 능력이 발휘되는 특수하고 예외적인 분이라 앞으로 그런 조건이 만들어질지가 관전포인트죠. 개인적 취향인데 '별의 순간'이라는 표현은 참 촌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웃음)

 

 

(5) 오세훈 첫날에 정부, LH주도 공공주택 공급 '대못'

 

류밀희 기자: 오세훈 시장 어제 첫 출근을 했습니다. 공약으로 내세웠던 각종 재개발과 재건축에 대해서 정부와 앞으로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김어준: 일주일 내 재개발, 재건축을 푼다고 상징되던 게 오세훈 시장의 대표 공약이죠. 그런데 이게 선거 기간에 진작 언론이 했어야 하는 팩트체크인데, 언론이 그런 일을 안 했으니까요. 이 공약은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하려면 도시계획위원회라는 걸 먼저 통과해야 하거든요. 이건 시장이 혼자서 결정하는 게 아니고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이 되어 있어요. 그리고 이걸 넘어서도 서울 시의회를 통과해야 하거든요. 현재 시의회가 109명 중 101명이 민주당이에요. 그러니 일주일이 아니라 일년이 지나도 이건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이건 구호죠. 그런 의지가 있다고 하는. 그런데 실제로는 불가능하다.

 

류밀희 기자: 집값 안정을 위해서 각종 투기 억제 정책을 편 정부의 말을 듣지 않고 집을 산 사람들이 결과적으로 이득을 봤다는 내용의 기사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어준: 그러니까 영끌한 사람들이 결국 이득을 봤다는 기사인데, 이게 요즘 언론에서 밀고 있는 아이템이더군요. 여기에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이 담겨있고, 더 엄밀하게는 부동산을 끌어올리려는 업자의 의중도 담겨있는 겁니다, 실제로는. 여기서 진짜 이득을 본 건 그때 영끌한 사람들이 아니라 그 사람들에게 물건을 팔아치운 사람들이죠. 이런 기사는 다시 한 번 팔아치운 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겁니다. 아직 다 못 팔아 치웠거든요. 지금 부동산이 잠겨있어요. 그러니까 기자들이 정부를 비판하느라 그 업자들의 이해에 놀아나고 있거나, 아예 같은 편이거나 둘 중 하나다. 이런 기사 뒤에서 작동하는, 그리고 이런 기사를 만들어내는, 또 포털 메인에 걸리게 하는 욕망과 이권이 있어요. 그걸 잡아야 부동산이 잡히는 건데, 이런 내용을 기사로 내주면 그 욕망과 이권에 복무하거나 놀아나는 건데. 차라리 같은 편이면 이해가 가는데, 놀아나는 거면 그런 사람들은 기자를 하면 안 되는 거죠.

 

 

(6) 차기 대선 후보 등 여론조사 결과

 

류밀희 기자: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엠브레인, 케이스탯,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조사한 결과입니다. 차기 대선 후보 순서는 이재명, 윤석열, 이낙연 순으로 나타났고, 대통령 국정 운영 평가는 긍정 평가가 40%, 부정 평가가 55%로 나타났습니다.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32%, 국민의힘 28%로 나타났습니다.

 

김어준: 여론조사마다 다르긴 할텐데. 그리고 선거가 조금 지나야 여론의 향배가 명확해질 텐데 이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지지율은 오히려 40%를 회복했다는 것이고 윤석열 전 총장의 지지율은 많이 떨어졌다는 것 아닙니까? 어제 포털에는 또 대통령 지지율 30%도 붕괴될 거라고. (웃음) 여론조사가 나온 걸 가지고 기사를 쓴 게 아니라, 떨어지길 바라는 기도문 같은 거죠. (웃음) 

 

실제로 어제 발표된 첫 번째 여론조사는 대통령 지지율이나 정당 지지율은 재역전이 됐던데, 그 중에서 눈길을 끄는 건 윤석열 전 총장의 지지율이 7% 정도 떨어졌다. 관련해서 선거 이전의 전망은 만약 야당이 승리하면 윤석열 전 총장의 지지율도 올라갈 것이라고 했었거든요. 저는 그때부터 엉터리라고 생각했는데, 국민의힘 지지층이 자신감을 회복하면 '우리 당으로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러면 윤 총장은 자연스럽게 작아지는 겁니다, 파이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언론에서는 이걸 거꾸로 띄우던데 어쨌든 윤 전 총장 말이 나온 김에, 선거 기간 동안 사전선거 이래 부친을 모시고 투표한 사진이 포털 메인에 하루 종일 걸렸었고. 그걸 또 전날 조선일보가 단독이라고 보도를 했죠. 근래 가장 웃긴 단독이었는데, 그렇게 단독을 내고 그랬다는 건 그 장면이 사전에 기획됐다는 뜻이죠. 

 

사실 누가 부친의 손을 잡고 투표함에 표를 넣습니까? 그건 선거 역사에도 없고, 실생활에도 없는 일이에요. 부친을 부축해서 투표장에 갈 순 있지만 누가 부친의 손을 잡고 투표함에 표를 넣어요? 이제 이 메시지의 의미는 사전 선거에도 어르신들 많이 나오라는 메시지였겠죠. 이걸 누가 기획했는지 모르겠는데, 매번 느끼는 거지만 윤석열 전 총장 측의 기획자는 너무 노골적이고 촌스러워요. 바꾸시는 게 좋다. (웃음)

 

류밀희 기자: 개요 말씀드려야 됩니다. 여론조사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는 +/- 3.1%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하시면 됩니다.

 

김어준: 여유있게 브리핑을 하니까 좋네요.

 

류밀희 기자: 하나 더 할까요?

 

김어준: 무슨 내용입니까? (웃음)

 

 

(7) 찍자마자 전 세계로 수출? 부끄러운 'K-신문' 열풍

 

류밀희 기자: ABC협회 부수 조작 문제가 있었는데, 발행되자마자 해외로 수출되는 신문들이 있다는 내용입니다. MBC 보도인데, 태국에서는 가구 소품 포장에 쓰이고 있었고, 두리안 포장에 쓰이고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해외에서 우리나라 신문을 쓰냐고 확인을 해봤더니 온라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콩기름으로 인쇄해서 친환경적이다, 대량 주문도 가능하고, 무엇보다 포장도 뜯지 않은 새것이라 선호한다고 합니다.

 

김어준: 언론사, 신문사들이 조장하는 거잖아요. 일단 찍어내고 그 부수를 마치 유료로 판매한 것처럼 숫자를 조작해왔던 건데

 

류밀희 기자: 그리고 그에 대한 이득을 챙겼었죠.

 

김어준: 사실은 사기죠. 이건 그럴 듯하게 말할 필요도 없어요. 만약 일반 기업이 자기 매출을 이렇게 속였다면 소송 당할 일이죠. 언론사니까 그냥 넘어가 주는 건데, 이건 'K-신문' 열풍이 아니라 'K-신문지' 열풍. (웃음) 'K-신문'이라고 하면 마치 그 콘텐츠가 수출되는 것 같이 들리는데 그게 아니고 그냥 신문지. (웃음) 찍자마자 포장도 뜯지 않고 바로 수출된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K-신문지' 열풍인거죠. 그런 신문지가 세상에 어디에 있겠습니까? 전 세계에. 우리나라 밖에 없는 거예요. 

 

류밀희 기자: 킬로당 500원에 팔리고 있거든요.

 

김어준: (웃음)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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