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김어준 생각 2021년 5월 4일(화) 뉴스공장 본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경찰관 반신마비 사흘만에 쓰러져.'
지난 주말과 월요일 오전 포털 탑에 떠있던 연합기사 제목입니다. 전북 경찰청 경감 한 분이 접종 3일 후 오른 손 마비 증상이 있어 중환자실에 입원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경찰관 반신마비, 백신 연관성 없어'
혈전이 동맥이 아니라 정맥에 발생해 백신과 마비의 인과관계가 없다는 의료진 소견과 현재는 집중 케어실로 옮겨 많이 호전됐다는 후속 기사입니다.
이 후속 기사는 포털 첫머리를 장식하지 않았고 그리고 포털에 오래 머물지도 않았죠. 백신 때문인 줄 알고 걱정하다 아니라는 게 밝혀지면 더 널리 알려야 하는 것 아닙니까? 우리 언론과 포털은 안 그러죠.
반면 이 백신 혈전 관련 보도를 영국BBC는 어떻게 하느냐?
'혈전 희생자의 가족, 아스트라제네카의 접종을 권하겠다.'
부작용을 겪은 환자의 가족이 오히려 백신으로 인한 이익이 훨씬 크니 백신 접종을 해야한다는 호소를 보도합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위험과 이익이라는 보도에서는 백신 중증 부작용 확률은 100만명 중 4명꼴이고, 교통사고 사망자는 100만명 중 23명꼴이고, 단순 사고사 확률은 100만명 중 180명이고, 55세 이상으로 코로나 사망 확률은 100만명 중 800명이라는 보도를 합니다. 왜냐? 100만분의 몇 확률의 부작용을 강조해서 막연한 백신 불신과 공포를 퍼뜨리는 것보다는 백신의 이익을 널리 알리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훨씬 더 부합하니까.
우리 언론과 포털은 대체 누구의, 어떤 이익을 위해서 이러는 걸까요?
그게 궁금하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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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어준의 오프닝
김어준: 아스트라제네카 희귀 혈전이라고 하죠. 왜 희귀 혈전이라고 하냐면 100만명 중 1명꼴이다. 이 정도로 알려진 것 아닙니까? 100만명 중 1명 위험도 알려야 하죠. 그래야 접종 후에 그런 점에 주의를 기울일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것보다 훨씬 더 큰 사회 위험은 그 위험을 가장해서 불안과 공포가 퍼져서 백신에 대한 불신이 조장되고, 백신 접종률을 떨어뜨려서 그래서 집단 면역에 가기 어렵고 그게 훨씬 더 거대한 위험 아닙니까? 그런데 우리 언론은 한결같이 한 방향으로 가요. 저는 이게 매우 비정상이라고 봅니다. 이게 클릭수 때문인 건지, 아니면 어떤 정파의 이익 때문인 건지, 아니면 방역이 실패해야 언론이 좋은 건지, 단 하루라도 백신 부작용을 강조하는 그리고 불안감을 자극하는 기사가 포털 메인에 없는 날이 없어요. 포털만 보다보면 100만명 중 1명꼴이 아니라 100만명 중 10만명은 백신으로 사망하거나 마비가 되거나 생활 복귀가 불가능한 정도가 된다고 느낄만큼 그런 기사가 너무 많습니다. 반면 백신과 무관하다고 하는 의료진의 소견이 나오면 더 널리 알려야 되잖아요? 불안했는데 다행이니까. 그런데 그건 그만큼 노출이 안 됩니다.
류밀희 기자: 실제로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이 심의한 124건 중 인과성이 인정된 건 2건 밖에 없습니다.
김어준: 지금 백신 접종이 3백만이 넘었어요. 이제 곧 4백만이 될텐데, 그 중 2건. 물론 그 2건도 우리가 알아야 하죠. 그런데 왜 그런 기사만 항상 포털 메인에 떠서 사람들이 너무나 걱정돼서. 심지어 어제 기사로는 경찰관들이 백신을 맞기 불안해 한다는, 그래서 반발 움직임이 있다는 기사도 떴잖습니까? 정말 그렇게 반발이 심각하면 그 백신 다른 사람들한테 주세요.
류밀희 기자: 네, 기다리는 사람들이 되게 많잖아요.
김어준: 저도 빨리 맞고 싶어요. (웃음) 우리 언론과 포털이 거꾸로 해도 너무 거꾸로 하고 있다.
류밀희 기자: 최근에는 11월까지 집단면역 형성이 어렵다는 내용이 다시 나오고 있습니다.
김어준: 미국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와요. 그런데 미국은 백신을 안 맞겠다는 사람들이 3-40% 정도 됩니다. 이런 식으로 가면 집단면역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거고. 이미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1차 접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국과는 상황이 다르긴 한데, 이렇게 매일, 계속, 몇 달 동안 자극을 하면 '나는 백신 안 맞겠다'는 사람 나올 수 있죠. 그렇게 만들려는 게 아닌 이상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이건 전문가들 모시고 따로 한 번 길게 얘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2) 코로나19 주요 뉴스
한국 어제 확진자 465명. (해외 입국자 포함 488명.)
(3) 차기 검찰총장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지명
류밀희 기자: 차기 검찰총장으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이 지명됐습니다.
김어준: 이분은 박상기, 조국, 추미애 법무부 장관 때 모두 차관으로 보좌했던 분이라 검찰 현주소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봐야겠죠. 청문회 국면에 가면 다시 자세히 이야기하기로 하죠.
(4) 김종인 "훌륭한 후보라면 다 던지고 도울지도. 윤석열 태도 분명치 않아"
류밀희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한 구애가 산케이 신문에까지 등장했는데, 윤석연 전 총장이 태도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김어준: 김종인 전 위원장은 본인은 정치를 안 한다고 몇 번 이야기했잖습니까? 그런데 우리 정치인 중에 일본 산케이 신문 여기는 극우 매체인데, 여기까지 인터뷰를 하면서 대선 이야기를 했던 전례가 있나 모르겠네요. 이건 정치를 안 한다고 하는 얘기와는 정반대로 이렇게까지 정치 이야기를 해야 합니까? 일본 산케이 신문과 인터뷰를 하면서? 거기에 가서 우리 대선을 어떻게 하겠다느니, 윤석열을 어떻게 하겠다느니, 여기까지 이야기해야 하나요? 선을 넘어가시는 것 같은데.
(5) 홍문표,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영남당으론 어려워"
류밀희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로 홍문표 의원이 출마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김어준: 민주당은 당대표가 선출됐고, 국민의힘도 당대표를 선출해야 하니까 홍문표 의원 비롯해서 어제는 조해진 의원, 주호영 의원, 김웅 의원, 윤영석 의원, 조경태 의원도 의사를 밝히고. 최근 주목을 받는 받는 분은 나경원 전 의원이죠. 여론조사상으로는 나경원 전 의원이 선두를 달립니다.
(6) 검찰 "한동훈 명예훼손" 혐의, 유시민 불구속 기소
류밀희 기자: 검찰이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을 불구속기소했습니다. 자신과 노무현재단 계좌를 검찰이 들여다봤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서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는 겁니다.
김어준: 이 사안 자체는 간단한 겁니다. 그런데 여기까지 이르는 과정은 절대 간단하지가 않죠. 이 사안은 저희가 법조인들을 모시고 따로 다뤄보겠습니다.
(7) 미국 안보보좌관 "대북 적대 아닌 해결이 목표... 실용적 조치 노력"
류밀희 기자: 미국이 대북정책에 대해서 적대가 아니라 해결을 목표로 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실용적 외교로 풀겠다는 입장인데, 앞서 북한이 반발한 것에 대해 이후 나온 대책입니다.
김어준: 앞서 북한의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인 권정근 국장이 '대단히 큰 실수를 했다'고 말한 것에 대해 반응한 거예요. 누가 반응했냐면 트럼프 정부 때 볼턴(John Bolton)이 맡았던 국가안보보과좐 역할을 하고 있는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반응한 거거든요. '우리는 적대하려는 것 아니야'. 반응했다는 것 자체는 좋은 겁니다. 이 사안은 저희가 잠시 후 김준형 국립외교원장과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8) 종교지도자협의회 "이재용에게 참회할 기회를" 특별사면 청원
류밀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요청하는 케이스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재계와 스님들에 이어서 이번에는 종교지도자협의회가 청원서를 제출했습니다.
김어준: 삼성이 일을 열심히 하는 거예요. 열심히 하는 건데, 이미지 장사 잘 했잖습니까 삼성은? 상속세 납부를 '기부'라고 언론을 통해서 널리 장사 잘 했잖습니까. 그리고 언론들이 납부를 기부라고 한다고 비판하지 않았잖아요. 뉴스공장에서나 떠들었지. 뉴스공장 정도의 작은 목소리 하나 외에는 포털에 삼성 찬양 뉴스로 도배가 됐잖아요. 그 정도면 만족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이건 너무 하네 삼성. 앞으로 이런 거 하나 나올 때마다 삼성에 야박한 소리 하나씩 해서 그나마 최소한의 밸런스라도 맞춰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저는 듭니다. 이런 기사 나올 때마다. 오늘도 그럼 야박한 소리 하나만 하고 가자면. (웃음) 왜냐하면 포털이든 어디든 삼성에 야박한 소리는 없어요. (웃음) 삼성이 잘한 것만 있습니까? 잘못한 것도 있어요.
삼성이 이번에 1조원 기부 현금한다고 했잖아요. 그건 2008년 삼성 비자금 때 자신들이 사회 환원한다고 약속한 겁니다. 이건희 회장 비자금 문제 삼지 않기로 하면서. 당시 발견된 비자금이 9백 몇 십개 계좌에서 4조 5천억 비자금이 나왔잖아요. 그 액수는 당시 특검이 밝힌 내용이에요. 그 계좌들이 전부 차명계좌였어요. 실명제 위반이잖아요. 그러면 과징금 50% 내야 합니다. 그러면 당시에 2조 2천 5백억 냈어야 되는 거예요. 이거 안 냈잖아요 13년 동안. 그러다가 그 중 1조원 낸 거 아닙니까? 과징금만 내도 이거보다 두 배를 내야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게 무슨 대단한 기부입니까, 이걸로 퉁친 건데. 이렇게 '단군 이래 최대 기부'라고 언론들이 떠들어 주면 그 정도로 만족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이야.. 적당히 좀 합시다 삼성. 돈 많으면 답니까?
(9) 포브스 "한국이 다시 해내고 있다"
류밀희 기자: 우리나라 1분기 경제지표가 중국에 이어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됐다면서 미국 경제지 포브스지가 칼럼으로 전망치를 내놨습니다.
김어준: OECD 국가 중에 1분기 경제 지표를 보고 포브스가 이런 기사를 낸 건데, OECD 국가 중에 유일하게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거죠. 그리고 OECD를 제외하고 전 세계를 따지면 중국과 한국이 코로나 이전으로 재빨리 돌아갔다. 이런 뉴스는 외신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이건 반가운 소식인데 좀 알려주면 어때요? 이런 기사를 꼭 포브스를 통해서 봐야 합니까?
(10) "이게 나라 망할 일?" 김어준 불평에도 허은아 "TBS는 제작비 규정도 바꿔"
류밀희 기자: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이 TBS가 제작비 지급 규정까지 바꿔가면서 방송인 김어준 씨의 출연료를 하루 200만원으로 올렸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김어준: 이 사안은 총선 직전에 제 출연료 때문에 규정을 바꿨다고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이 주장하셨는데, 이건 완전히 사실무근입니다. TBS가 거론돼서 제가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네요. 대응은 TBS에서 하겠지만 사실관계만 간단히 정리하면, TBS가 작년 2월에 독립법인이 됐어요. 그때 독립법인이 됐으니 새로운 정관을 당연히 만들었겠죠. 정관에 따라서 새로운 이사회가 선임됐겠죠. 그 이사회가 두 차례에 걸쳐 회의를 하고 그때 500페이지 넘는 새로운 규정이 마련됩니다. 이 일정은 몇 년에 걸쳐, 제가 오기 전부터 진행됐던 겁니다. 이걸 갑자기 총선 때 저 때문에 규정을 바꿨다고 주장하시는데, 사실무근이에요. 너무 막 던지시네요.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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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 [이 정도는 알아야 할 아침 뉴스] - 류밀희 기자 (TBS)
- 2부 [인터뷰 제1공장] 美 대북정책 기조 & 北의 담화 속뜻은? “北, 美 대북정책확정 앞서 입장 표시한 것” - 김준형 원장 (국립외교원) [덩곱매치]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결과.. 기관마다 엇갈리는 이유는? - 이택수 대표 (리얼미터) - 박시영 대표 (윈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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