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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생각 2021년 5월 5일(수) 뉴스공장 본문

김어준 생각/2021년 5월

김어준 생각 2021년 5월 5일(수) 뉴스공장

오늘부터 블로거 2021. 5. 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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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한강 사망 의대생 친구폰 추정 아이폰 발견' - 조선일보

 

'한강 대학생 친구 아이폰 발견, 협조 안 하면 비번 못 푼다' - 한국경제

 

'친구 추정 휴대폰 발견, USIM칩 빠져있다' - 주간조선

 

'한강 사망자 학생 부친 문제의 휴대폰 찾아, 박살난 상태' - 동아일보

 

'한강서 건진 아이폰 레드, 행적 파악에 스모킹건 될까' - 이데일리

 

최근 한 청년이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사망한 채 발견된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죠. 이 사건은 함께 술을 마시다 혼자 귀가했던 친구가 등장하고, 둘의 휴대폰이 바뀌었었다는 특이점도 있습니다.

 

이 기사들은 어제 오전 한강에서 발견된 휴대폰을 그 친구의 것이라 사실상 단정하다시피 합니다. 그 뉘앙스는 마치 범인이 사실상 확인되기라고 했다는 듯 그런 기사들로 포털이 도배가 됐죠. 그리고 불과 몇 시간 후 그 휴대폰은 친구의 것이 아니라는 게 경찰에 의해 확인이 됩니다. 

 

사망한 청년의 부친은 허망하게 떠난 아들 죽음에 대해 어떤 억울함도 남지 않도록 여러가지 가능성과 정황을 따져보고, 의심해 보고, 때론 추론도 하게 되는 게 당연합니다. 그러나 언론이 그 부친의 추론 하나 하나를 어떤 추가적 취재나 팩트체크도 없이, 그것도 거의 실시간으로 옮기고 또 포털이 그런 기사들로 도배가 되는 건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사람이 사망한 사건인데, 아직 분명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한 방향으로 몰아가는 이 보도들은 우리 언론이 얼마나 비정상적인지 여실히 드러내는 또 하나의 사건이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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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어준의 오프닝

 

김어준: 어제 오전 내내 이 기사가 포털을 장식했죠. 굉장히 많은 기사들이 있었는데, 아버지의 마음은 얼마나 허망하고 괴롭겠어요? 바로 집 앞 한강공원에 놀러갔는데 친구는 돌아오고 아들은 떠났는데, 구체적 상황은 모르겠고, 휴대폰은 바뀌어 있다고 하고. 아버지로서는 납득할 수 없는 여러가지 질문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아직 확인된 건 아무것도 없잖습니까? 언론이 그렇게 모든 정황을 의심해보는 아버지 추정을 실시간으로, 그게 거의 사실인 양 그대로 보도하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언론은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거든요. 아버지의 사적 추정은 이해해 줄 수 있는데, 언론이 그걸 그대로 공적 영역으로 끌고 나와서 기사화하는 순간부터는 아직 아무것도 확인되지 않았는데, 아무것도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누군가를 지목하게 되는 거구요. 당하는 쪽에서는 대한민국 모든 매체가 한 방향으로 그런 혐의를 자신을 향해 쏘는 게 되잖습니까? 엄청난 폭력이에요. 이건 언론이 또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이 사건의 최종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지금 현 시점에서 포털을 통해서 그렇게 폭탄처럼 실시간으로. 사실상 처음에는 휴대폰이 발견됐다고 했었어요. 그리고 비밀번호를 안 알려주면 못 푼다느니, 그게 스모킹건이 된다느니 사실상 결론이 난 것처럼 반나절 동안 폭탄처럼 쏟아냈었거든요. 잠시 후 몇 시간이면 경찰이 사실관계를 확인할 텐데. 그리고 금방 확인이 됐죠. 거기에 USIM칩은 일부러 뺀 것처럼 보도를 하고. 이게 뭡니까? 이건 그냥 언론이 달려들어서 한 사람을 두들겨 패는 거예요. 우리 언론이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됐는지 모르겠어요. 잠시 확인만 하고 보도해도 되는 거 아닙니까? 한 두 시간만 기다리면 되는데. 또 포털은 이걸 고스란히 다, 모조리 메인 화면에 실어서 포털은 또 AI 핑계를 대겠지만, AI가 어느 날 아침에 어느 한 사건만 집중적으로 관련 기사는 다 노출하도록 하겠다 라고 스스로 결정했다는 게 말이 됩니까? 언론 환경을 이대로 둬서는 정말 사람 여럿 잡겠어요. 너무 비정상적이라 뉴스공장은 사회면 기사를 잘 다루지 않습니다만 이건 사회면을 떠난 상황이다. 도대체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우리나라 언론들이. 이런 경우가 어딨습니까? 이건 무슨 게시판 댓글을 기사로 다 만든거지 이게. 아니면 사람들끼리 사석에서 하는 말들을 그냥 기사라는 형식으로 마구 뿌려대는 것 아닙니까? 그걸 포털이 전면에 서서 하는 거 아니에요? 다 광기에, 미친 건지. 이건 따로 이야기를 좀 길게 해봐야 되겠어요. 이 사건은 이 사건대로 안타까운 일인데, 그걸 다루는 우리 언론의 태도나 포털의 태도는 도저히 봐줄 수가 없습니다.

 

 

(2) 코로나19 주요 뉴스

 

인도 30만 넘는 확진자.
일본 4천명 넘는 확진자. (검사 수 대비 확진률 40% 넘어.)

 

류밀희 기자: 셀트리온 치료제 처방으로 3개월간 부산의료원에서 실시한 내용을 보면 경증에서 중증으로 간 환자가 1명으로 굉장히 많이 줄었다. 사망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어준: 부산의료원이죠? 셀트리온은 참 특이합니다. 셀트리온이라고 말하면 안 되는 건지, 셀트리온 치료제를 이야기할 때는 '국내치료제'라고 말하고, 셀트리온 관련 뉴스는 심지어 거의 없는 데다 그 결과도 아직 누구도 발표하지 않았는데 최근 부산의료원에서 400여명 환자를 통해 치료를 했고 그 결과가 나왔다는 거죠. 이건 저희가 따로 인터뷰를 잡아보겠습니다.

 

 

(3) 한미일 외교, 오늘 런던서 회동. 정의용, 모테기 첫 만남

 

류밀희 기자: 오늘 런던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립니다.

 

김어준: 이건 다음 달에 있을 정상회담의 사전 회의 성격인데, 한미일 외교 장관이 모였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겁니다.

 

 

(4) 오세훈 "유치원 무상급식 신속 추진"

 

류밀희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치원 무상급식을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어준: 유치원 무상급식은 이미 12개 지자체가 시행하고 있어요. 서울은 하지 않았었는데, 이건 박영선 후보의 공약이었거든요. 사실 10년 전 무상급식으로 오세훈 시장이 사퇴를 했었잖습니까? 그러니까 오세훈 시장이 무상급식이라는 단어를 직접 말하는 것 자체로 스스로도 만감이 교차할 것이고, 뉴스성이 있는 내용이죠. 어쨌든 박영선 후보의 공약을 오세훈 시장이 받아들여서 시행한다는 의미도 있고, 또 이 지점에 있어서 정치적으로 유연해졌다. 그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5) 수도권 2, 30대 '재건축, 재개발 사업 민간보다 공공이 주도해야'

 

류밀희 기자: 수도권 2, 30대 가운데 재건축, 재개발 사업을 공공이 주도하는 방식에 대해 찬성하는 비율이 73%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어준: LH공사 건이 이해충돌의 문제였고, 이건 이대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인데 그렇다고 해서 공공주도로 하지 말고 민간주도로 하자는 주장이 꽤 나왔었죠. 그거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데.

 

류밀희 기자: 네, 효과가 없을 거라는 의견이 과반입니다.

 

김어준: 수도권 2, 30대는 공공주도로 해야한다는 게 73%가 넘어간다는 거예요. 이게 포털 메인에 실려야 하는 기사인 것 같은데, 포털에 나오지도 않더라구요. 조세일보가 조사한 내용입니다.

 

 

(6) '올 것이 왔다' 홍준표 복당. 국민의힘 뇌관으로

 

류밀희 기자: 홍준표 의원이 내년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 복당을 준비하는 모습입니다. 자신의 SNS에 자신과 같은 노장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서 지금 국민의힘에서는 홍 의원의 복당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는 내용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김어준: 이게 한 사람의 복당 문제가 아니라 제1야당의 대선 구도와 연결되다보니까 뉴스가 되는 거죠. 사실 다들 복당했는데 홍준표 전 대표만 복당이 안 되고 있죠. 이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복당을 못하게 한 거거든요, 사실상. 그건 또 홍준표 전 대표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개인적 악연이 크게 작용했을 거라고 저는 보는 것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과거 뇌물수수로 구속된 적이 있어요. 그때 김종인 위원장이 뇌물수수를 했다고 자백하게 만든 장본인이 검찰 시절의 홍준표 전 대표입니다. 두 사람은 같은 공간에 있을 수가 없어요. (웃음) 그런 사연이 있다.

 

 

(7) 주호영 출마가닥, 나경원도 고민. 야당 당권레이스 윤곽

 

류밀희 기자: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당대표 선출에 출마하는 것으로 굳히고, 나경원 전 의원은 아직 고민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김어준: 주호영 전 원내대표의 당대표 출마는 기정사실이었고, 여기서 새로운 변수느 나경원 전 의원이 출마하느냐가 될 것 같습니다.

 

 

(8) 또 말 바뀐 최성해 "상장대장 못 봤다, 소각 아닌 파쇄"

 

류밀희 기자: 정경심 교수 자녀 동양대 표창장과 관련해서 최성해 전 총장이 말을 바꾼 것이 또 드러났습니다. 상장대장이 소각된 게 아니라 파쇄됐다고 했는데, 과거에는 이게 있었다는 내용으로 발언을 한 적도 있습니다.

 

김어준: 이 사안은 시간이 오래돼서 이제 최성해 총장이 도대체 말을 어떻게 바꿨는지 또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해설이 필요한데, 그리고 이 사안을 보도하는 곳도 거의 없구요. 다들 기억하듯이 최성해 전 총장의 '내가 발급해 준 적도 없다'는 발언에서 모든 게 시작됐어요. 그때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뭐라고 했냐면, 본인이 그걸 다 기억하지 못하는 건 당연하지 않습니까? 자기가 발급해 준 적이 없다고 말할 때 근거로 삼은 게 '상장대장을 봤더니 거기에 이름이 없더라' 이게 출발이에요. 그게 당시 SBS도 보도를 했었고, 다른 매체들도 보도를 했어요. '내가 봤는데 명부에 이름이 없어'라고 보도를 했는데, 이게 뭐랑 엇갈리냐면 이 부분도 언론은 보도를 해주지 않는데 당시 교무처장은 상장대장에 상장이 있고 일련번호도 있다고 했었어요. 교무처장보다는 총장의 말이 더 권위가 있는 거 아닙니까? 총장은 없다고, '내가 대장을 확인해 봤더니' 그러면서 대장은 소각하는 게 아니다 이런 인터뷰도 했었어요. 그러면 이제 대장에 있는지 없는지 대장만 확인해보면 되는 거 아닙니까? 나중에 대장을 확인하려고 하니까 그제서야 대장이 없다고 말이 바뀌었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소각했다고, 이런 말들이 오가는 사이에 본인이 아니라 직원이 소각해버렸다고 얘기했다가 파쇄한 것으로 다시 말을 바꿨다. 몇 번에 걸쳐 말이 바뀐 것이고, 상장대장이 있고 거기에 정경심 교수의 자녀의 일련번호도 있다고 말한 교무처장이 있고, 거기에 없다고 말한 총장이 있는데 나중에는 상장도 없다고 했다가 상장대장을 소각했다고 했다가 파쇄했다고 하는 식으로 말이 바뀐. 말이 바뀌는 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장대장이 있었고 거기에 일련번호가 있었다고 말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게 당시에는 전혀 보도가 안 됐어요. 뉴스공장에서는 얘기를 했는데.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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