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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생각 2021년 5월 27일(목) 뉴스공장 본문

김어준 생각/2021년 5월

김어준 생각 2021년 5월 27일(목) 뉴스공장

오늘부터 블로거 2021. 5. 3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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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한미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한국 국민들은 백신과 관련한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결과가 있느냐?'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한 답변입니다.

 

그 질문에 문 대통령이 '인도 태평양과 전 세계 백신 공급을 위해 한국이 백신 허브 역할을 하겠다'는 답변을 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렇게 덧붙입니다.

 

'내가 이래서 문 대통령을 좋아하는데 그는 한국의 대해서만 언급하는 게 아니라 인도 태평양과 세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전 세계를 보호하기 위해서 능력을 가진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여태 한미 정상이 만나서 한반도를 벗어난 세계 문제에 관해 파트너가 되어서 함께 해결해가자는 회담 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었습니까?

 

우리에게 대미외교란 우리 문제에 관한 미국의 허락을, 승인을 얻어내는 걸 의미했었죠. 허락받으러 갔었던 겁니다. 

 

글로벌 이슈가 공동 의제가 된 첫 번째 한미 정상회담이었던 거죠. 한미외교는 이번 정상회담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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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어준의 오프닝

 

김어준: 백악관 사이트에 가면 당일 기자회견 풀텍스트가 있어요. 영상도 보고, 놓친 멘트가 있나 싶어서 전부 다 봤는데 기분이 묘했어요. 그날의 내용의 톤이나 분위기가. 한미 정상회담은 지금까지 한반도만을 대상으로 하는 거였어요, 항상. 우리 문제에 대해서 승인을 해달라는 거였죠. 한반도를 벗어난 문제를 거기에 가서 이야기할 이유도 없었고, 미국이 그 이야기를 듣고 있지도 않죠. 그런데 미국이 백신 문제 등 세계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데 우리가 파트너가 되겠다고 제안을 하고 실제로 그 역할을 하게 되고. 이런 결과는 과거에는 전혀 없었습니다, 한 번도. 미국한테 우리가 그 정도 의미있는 나라가 아니었어요. 한미동맹을 항상 정치인들이 이야기하는데, 그 동맹의 의미는 미국의 군사력 우산 아래서 그 덕을 보는 대신 미국이 하라는대로 하는 것, 그걸 동맹이라고 불렀던 것이지 대등한 관계가 아니었어요. 이제는 전 세계 문제를 해결하는데 파트너가 되겠다. 백신 문제에 있어서 실제로 한국이 그 정도 역량이 되거든요. 더구나 미국이 미국의 뒷마당이라고 부르는 남미에서 백신 패권을 중국에게 넘겨주고 있거든요. 미국도 파트너가 필요한 상황이고, 우리도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 미국 입장에서도 한국 대통령의 제안이 반가운 겁니다. 이런 게 진짜 동맹인 거죠.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파트너쉽을 맺는 거고. 이런 대등한 외교는 처음 해보는 거예요. 그 전에는 머릿 속에 있지 않았어요, 전혀. 상상도 해본 적이 없고. 

 

저는 우리 언론이 이 정상회담의 의미를 모르는 건지, 아는데 말하기 싫은 건지, 아무런 분석 기사도 없고 후속 기사도 없고, '손 닦았다' 어쨌다 그런 이야기만 있으니까 포털을 보고 있으면 너무 서글픕니다. 화가 나는 게 아니라, 시야도 너무 좁고, 다루는 세계도 너무 작고, 관심 대상이 좁고. 기사량은 엄청나게 많아요. 미디어오늘에서 낸 통계를 보니까 기자 한 사람이 많을 때는 한 달에 기사를 2천 개를 쓰더라구요. 천 개 쓰는 분들도 있고, 7~800개는 흔하더라구요. 7~800개를 쓰려면 하루에 20개 이상씩 써야하는 거 아닙니까? 기자가 하루에 기사를 20개 쓴다는 게 말이 되나요? 우리 언론들이 포털에 종속되다 보니까 언론사의 취직한 기자, 언론사에서 일하는 독립적인 기자가 아니라 포털의 기사입력 시스템에서 입력 알바를 하는 것 같아요. 이 문제도 따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만 굉장히 의미있는 정상회담이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전체의 삶에 앞으로 영향을 미치는 거 아닙니까? 합의 내용도 많고. 분석 기사가 하나도 없어서 앞으로 당분간 그 분석과 의미를 짚어보겠습니다.

 

 

(2) 코로나19 주요 뉴스

 

일본 4,500여명.
대만 375명.
한국 684명. (해외 입국자 포함 707명.)

 

1차 접종을 한 사람은 7월부터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류밀희 기자: 잔여 백신은 오늘 오후 1시부터 조회와 예약 가능. 선착순으로 이루어짐. 잔여 백신을 예약했다가 취소하게 될 경우에도 반드시 취소를 하셔야 합니다. 잔여 백신도 노쇼를 하게 되면 그 백신 접종의 기회가 사라지게 됩니다.

 

김어준: 잔여 백신을 맞는다고 해놓고 스스로 잔여 백신을 만들면 안 되는 거죠.

 

 

(3) K-방역, 미국 FDA가 집중 분석 "정부주도 조기진단, 통했다"

 

류밀희 기자: 미국 FDA가 K-방역 성과를 분석한 보고서를 냈습니다. 내용을 간단히 보면 진단 기술에 과감하게 투자했다, 긴급사용허가제도를 도입한 것이 효력 있었다, 한국의 경험이 다른 나라에도 유용한 정보가 되겠다는 겁니다.

 

김어준: 저도 이 내용을 봤거든요. 재밌는 대목이 뭐냐면 미국 FDA가 낸 보고서거든요. 미국 FDA는 원래 우리나라 질병청의 모델이에요. 우리가 미국의 FDA를 보고 만든 거예요. 그런데 실제로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내용을 보면 한국이 미국을 모델로 삼아서 긴급사용허가제도를 만들었다든지, 한국의 코로나 대응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고 막 칭찬한 다음, 그러나 미국에서 이 방식을 채택하는 것을 권고하지는 않는다. 미국의 자존심 같은 거 있잖아요? (웃음)

 

류밀희 기자: 내가 원조인데. (웃음)

 

김어준: 한국이 잘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걸 그대로 따라한다던가 하지는 않겠다 하는 자존심이 담겨있어서 웃겼어요. (웃음)

 

 

(4) 문 대통령 "방미 성과 협력" 요청에 김기현, 정책 수정 촉구

 

류밀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 성과를 공유하고 협력을 요청하기 위해서 여야 5당 대표와 어제 오찬 간담회를 했는데, 이 자리에서 야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실망감을 나타내면서 각종 국내 현안 해결을 위해 정책을 수정하라는 요구를 했습니다.

 

김어준: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야당 지도자들이 불만을 이야기하는 건 당연한 것인데, 백신 스와프를 아쉬워하는 건 그보다 훨씬 높은 단계인 백신 허브 결과를 들고 왔기 때문에 포인트가 잘 안 맞는 거죠. 그리고 백신 기술 이전이 안 되어서 아쉽다고 했는데, 그건 기업들끼리 하는 겁니다. 이건 정부가 가령 모더나에 가서 기술 이전을 요구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기업 대 기업이 하는 것이고, 더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미국에 반도체 투자를 한다고 해서 우리의 반도체 기술을 다 줘야 합니까? 말이 안 되잖아요. 이런 건 대통령한테 가서 요구할 내용이 아니에요.

 

 

(5) 박지원 국정원장, 뉴욕 도착. 정상회담 후속조치 진행할 듯

 

류밀희 기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미국 도착했습니다.

 

김어준: 무슨 일일까 무척 궁금해지는데, 한미 정상회담 결과 중 남북간 협력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있어요. 전문가들은 결정적인 대목이라고 이야기하거든요. 무슨 말이냐면 트럼프 대통령 때는 자기가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려고 판문점 또는 우리가 평양에 가서 남북 사이에 약속한 것들을 하나도 못하게 했어요. 그걸 못하게 하는 수단은 한미워킹그룹(ROK-US Working Group)이라는 걸 동원했어요. 말은 좋잖아요. 같이 워킹해서 결정한다고. 그런데 이 워킹그룹을 어떤 용도로 썼냐면 한국이 무엇을 하려고 해도 미국의 허락을 받는 구조로 만든 겁니다. 그래서 타미플루를 북한에 보내려고 하는데 이건 의료품 아닙니까? 이걸 보내려고 하는데 트럭이 그걸 싣고 가서 안 된다는 거예요. 거기에 가서 트럭을 놓고 오는 건 제재 위반이라면서. 순 억지죠, 완전. 그런 식으로 아무것도 못하게 했었어요.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막에 자신이 모든 걸 해결한 세계 구원자로 등극하려고. 그런데 이번에 남북간 협력을 지지한다는 건 남북 정상끼리 합의한 내용들을 진도나가는데 지지하겠다는 뜻인 겁니다. 아마 박지원 원장이 그런 것 관련해서 진도를 나가기 위해서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가지고 간 게 아닐까 전망하고 있으나 돌아와야 알 수 있겠죠.

 

 

(6) 중국 "한국은 가까운 이웃이자 중요한 협력 파트너"

 

류밀희 기자: 정상회담에 대해서 중국이 반발을 했다는 국내 보도들이 있었는데, 어제 중국 외교부가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은 중국과 가까운 이웃이자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는 겁니다.

 

김어준: 제가 그랬잖습니까? 중국이 성명을 낸 걸 보면 주어가 없다고. 한국이 중국을 지칭하지 않은 것처럼 중국도 한국을 지칭하지 않은 것이고, 이렇게 맞추었다는 건 그게 그냥 끝이라는 거예요. 외교적 수사로 수위를 맞춰서 끝낸 것이고, 바로 그 다음날 이웃이자 중요한 파트너라고 하잖아요.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가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어요. 중국도 한국을 꼭 필요로 하고, 미국도 한국을 꼭 필요로 하는 겁니다. 우리나라 기자들이 지금 어떤 시대에 살고 있고, 우리가 어떤 위치에 와있는지 인식이 전혀 없는 것 같아요.

 

류밀희 기자: 있어도 모르는 척 하는 거죠.

 

김어준: 모르는 척 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차라리 그러면 좋겠어요. 알긴 아는 거니까. 그런데 모르는 것 같습니다.

 

 

(7) 문 대통령 지지율, 정상회담 효과로 상승

 

류밀희 기자: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여론조사가 있습니다.

 

김어준: 그런 결과가 당분간 나오겠죠.

 

 

(8)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계파 갈등

 

류밀희 기자: 국민의힘에서는 계파 논쟁이 불거졌다는 내용이 나오고 있는데, 야권 보수단체 국민통합연대가 이번 당 대표 경선에서 주호영 의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문건이 나왔습니다.

 

김어준: 원래 당 대표 선거는 계파 선거입니다. 그게 얼마나 드러나는가의 문제이지 이건 별 뉴스가 아닙니다.

 

 

(9) '이성윤 공소장 유출' 의심받는 검사들 휴대전화 제출 거부

 

류밀희 기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공소장이 유출된 것과 관련해서 대검 진상조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 공소장 유출 의심을 받는 검사들이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김어준: 검찰총장이 임명되면 그때 진도 나갈 겁니다.

 

 

(10) '김오수 청문회' 종일 윤석열, 조국 공방. 뜬금없는 유상범까지

 

류밀희 기자: 어제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렸는데, 후보자 검증이라기보다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둘러싼 여야 설전이 이어졌습니다.

 

김어준: 저도 봤는데 별 내용은 없어요.

 

 

(11) 집값 박탈감에 코인 손대 "8억 날리고 정신과 갔다"

 

류밀희 기자: 가상화폐와 주식에 투자를 했다가 수억을 잃어서 정신과 상담을 받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문화일보가 보도를 했는데, 부동산 정책이 실패해서 집값이 폭등해 벼락거지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투자를 했기 때문에 이런 지원들이 국가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겁니다.

 

김어준: 코인과 부동산을 연결해서 '집값 너무 폭등해서 8억을 투자했다가 날렸다' 그 8억으로 집을 사면 되죠. (웃음) 그런 사례를 보수매체들이 코인, 가상화폐와 부동산을 연결하려는 무리한 시도로 보도를 많이 하던데, 코인 투자로 인한 실패 또 그로 인한 불만을 정부의 책임으로 돌리는 거죠. 이제 그런 불만을 정부에 쏟으라는 거죠. 그러면서 정부의 책임을 강조하는 건데, 코인이 투기성이 강하다는 건 전 세계 정부가 끊임없이 경고한 바입니다. 이 투자는 자기 책임 하에 했었어야 하는 것이고, 그래서 여기서 갑자기 정부가 이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라고 하는 건 뜬금없는 거예요. 정선 카지노에서 돈을 잃었다고 해서 정부가 보상해줍니까?

 

다른 한편으로 정부가 이런 투자를 말릴 때는 또 사다리를 걷어차면 안 된다며 유일한 사다리라고 표현하는데, 이런 결과가 있을 수도 있다는 걸 항상 생각했었어야 하는 거죠. 본인의 사다리만 생각하면 어떡합니까? 이번에는 본인 돈이 남의 사다리가 된 거예요. 어떻게 합니까? 받아들여야지, 이 경우에는. 남의 돈이 내 사다리가 될 수 있다는 건 내 돈도 남의 사다리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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