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김어준 생각/2017년 6월 (22)
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사드가 깨지면 동맹이 깨진다고 하는데 무기 체계 중 하나에 불과한 사드 때문에 동맹이 깨진다면 이게 동맹인가?' 문정인 특보의 이 발언을 TV조선은 막말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왜 이런 말도 못하나요? 환경영향평가에 4개월 걸린다니까 북한이 미사일 쏘는 엄중한 시국에 그럴 시간이 어딨냐고 합니다. 사드를 내일 배치하면 북한이 내일부터 미사일을 안 쏘나요? 미국은 괌에 사드를 배치할 때 7년이나 논의를 했습니다. 환경영향평가는 23개월이 걸렸습니다. 미국이 자국 땅에 배치할 때는 하는데 왜 우리는 안 합니까? 사드 관련해 조금만 다른 입장을 보이면 '미국이 화 낸다, 기분 나빠한다' 미국 당국자가 할 소리를 왜 우리 정치권이 먼저 대신 하는지요? '냉혹한 국제 정치에 자존심이 중요..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드래곤의 권지용 씨가 USB에 음악 파일이 아니라 파일을 다운로드 할 수 있는 링크만 담아 발매를 했고,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는 음원이 담기지 않아 음원이 아니라며 음반 판매량에서 제외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출판업계는 전자책이 나오자 전자책 통계를 따로 내는 것으로 해결한 적이 있는데, 이 경우는 전자책과도 다릅니다. USB에 전자책의 내용이 아니라 전자책의 링크만 담긴 것을 과연 서적으로 볼 것인가? 이런 문제죠. USB에 파일이라도 담겨야 한다는 협회의 판단과 음반의 정의를 왜 독점하느냐는 가수의 항변이 맞서는 겁니다. 최초 음반이 탄생한 것이 100년 남짓에 불과합니다. 무엇이 무엇이다 하는 정의와 기준은 변하기 마련이죠. 가수의 항변이 일리 있는 건 그래서입니다...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서울대학병원이 고(故) 백남기 씨 사망진단서에 사망 종류를 병사에서 외인사로 수정했습니다. 서울대는 의사 개인의 판단과 의사 집단의 판단이 다를 경우 어떻게 조율해야 할 지 고민했다고 합니다. 사망진단서를 수정하는 일은 개원 이래 최초의 사례라 어떤 절차를 거칠 지도 긴 논의를 거쳐야 했다고 하구요. 평생 한 분야를 전공한 전문가가 자신의 소신 아래 결정을 내렸고, 그것이 다른 전문가들의 견해와 다를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만약 고(故) 백남기 씨 사건이 바로 그런 경우라면 설사 다른 전문가들과 이견이 있다 해도 그 전문가의 소신과 견해는 존중 받아야 하죠. 그런데 백남기 씨 사건이 정말 그런 경우인가? 세월호가 정부의 책임이 아니어야 한다며 해경 123정 정장에 대한 업무상..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추경 예산에 대해 야당은 추경 요건이 되지 않는다며 반대합니다. 요건이 안 된다는 건 전쟁 재해, 경기 침체, 대량 실업, 남북 관계 등의 중대 변화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가장 시급한 현안을 '실업'으로 규정하고 이를 국가 중대 위기라고 여겨 추경 요건이라고 판단하는 현 정부의 자구 해석에 '그 해석은 틀렸다'고 동의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따지면 박근혜 정부 시절 모든 추경은 단 한 번도 요건이 안 됐습니다. 심지어 브렉시트를 명분으로 했지만 실제 브렉시트와 관련해 그 돈을 쓴 적도 없었죠. 그러면 요건 문제로 추경이 되지 않았던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없었습니다. 더구나 이번 추경은 국채 발행하는 것도 아니고, 10조 이상의 추가 세수가..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갈등은 정치의 본질이죠. 한 가족 내에서도 의견 불일치가 다반사인데, 모든 지역에서 모든 계층을 대변한다며 모인 정치가 갈등하지 않으면 그게 비정상입니다. 그러니까 국회는 싸우지 말라고 하면 안 되는 거죠. 오히려 자신이 대변하는 이들을 위해서 싸워도 아주 잘 싸워야 하는 겁니다. 야당은 김상조 공정위원장의 임명을 두고 도저히 좌시할 수 없는 폭거, 독재라고 규탄합니다. 야당이 새 정부의 선택과 결정에 이의 제기하고 싸움을 거는 자체는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싸움의 기술입니다. 싸워도 아주 잘 싸워야 국민들도 그 갈등이 드러내고자 하는 가치가 뭔지 파악하고 응원도 하고 하는 거죠. 그런데 폭거, 독재. 세계 어느 나라, 어느 시대 기준으로 출범 한 달 된 정부의 합법적 절차에..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제 미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DC와 메릴랜드 주 검찰에 의해 제소됐습니다. 미 주 정부가 연방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건데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통령이 외국 정부로부터 의회 동의 없이 이익을 취하지 못하도록 한 헌법을 위반했다는 겁니다. 트럼프 본인 소유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에서 쿠웨이트, 터키, 사우디 등 외국 정부의 행사를 열었고 그루지아 대사를 숙박케 했다는 건데요, 한 마디로 대통령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사익을 취했다는 겁니다. 최순실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하여 또는 대통령 지위를 이용하여 사익을 취했다는 게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이죠. 우리 검찰은 이 게이트 관련해 오히려 정윤회 문건으로 밝혀질 수도 있었던 사실까지 은폐하는 데 일조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에 대한 논란이 여전합니다. 야당 입장은 반드시 낙마시킨다는 거죠. 해명도 부족하고, 그 역량도 의심된다는 겁니다. 야당이 문제 삼는 표면적 이유가 무엇이든 새 정부에 끌려만 다닐 수 없다는 야당으로서 존재를 천명하고자 하는 그 입장은 동의 여부와 별개로 이해가 갑니다. 제가 갑갑한 건 언론입니다. 여야가 그렇게 정치적 이해를 달리하며 격돌하는 건 한편으론 당연한데, 그런데 후보 역량을 문제 삼는 정치권 공세에 외교부 노조와 전직 장관들이 강 후보에 대한 지지표명을 했습니다. 제가 아는 한 외교부 구성원과 전직 장관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선언한 건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저도 모릅니다. 대다수 국민들이 모르죠. 그럼 강 후보의 어떤 자..
'5년 만 버티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격무에 힘겨워 하는 초임 검사들에게 선배 검사들이 한다는 말입니다. 어떤 뜻일까요? 정권이 불편해 하면 방송국 PD를 체포했고, 국정농단을 폭로했더니 폭로한 것을 범죄라 했습니다. 검찰의 별이라는 검사장으로 승진하죠. 좌천됐다고 하지만 오를 만큼 올랐고, 앞으로도 전관 변호사로 누릴 만큼 누릴 겁니다. 인권을 보호하고 정의를 지키겠다는 다짐. 혹시 선배들을 보며 5년을 지내는 동안 그 달달한 것들이 녹아 없어지는 건 아닐까요? 그래야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잘못된 깨달음도 얻고 말입니다. 어둠이 싫은 양지생각이었습니다. == 1부 [이 정도는 알아야 할 아침 뉴스] -시사IN 김은지 기자 2부 [인터뷰 제 1 공장] 문재인 정부 출범 한달, 여야의 평가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