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김어준 생각/2017년 9월 (21)
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배철수: "모두는 아니더라도 대다수가 행복한 세상이 왔으면 좋겠네요. 저는 사실 종교는 없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간절히 바라봅니다. 청취자 여러분을 빨리 만날 수 있기를. 디스크자키 배철수입니다. 다시 만날 날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배철수의 음악캠프 배철수 씨가 MBC 파업에 동참하기 위해 마이크를 내려놓으며 남긴 클로징입니다. 무려 10,033일째 이어져 온 음악방송을 멈추게 한 건 누구인가? 그 당사자 중 한 사람인 김장겸 MBC 사장이 어제 고용노동부 서부지청에 출석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공영언론 수장으로 언론 자유와 방송 독립을 어떻게 지킬까 고민이 많았다.' (2017년 9월 5일) 이건 본인이 무너지면 자유한국당이 무너진다고 했다는 분이 할 말은 아니잖습니까..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미국 주류 시각을 대변하는 대표적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Foreign Affairs)'의 6차 북핵 실험 이후 대문기사는 트럼프 정부의 군사행동 거론은 믿기 어려울 정도의 광범위한 비극이 될 뿐만 아니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멍청한 소리라고 일갈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미국은 한국과 함께 지난 8년 오바마 정부 때보다 적극적이고, 집중적으로, 그리고 직접적인 협상과 경제적 관계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끝없는 말전쟁은 북한의 주장을 오히려 강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사가 나오는 이유는 트럼프 정부가 군사적 옵션을 계속 이야기하기 때문이죠. 북핵 실험이 계속되는 마당에 미국이 가만히 있을 순 없겠죠. 하지만 구체적 정책이나 통일된 정부 견해 없..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단독, 서울시청 상공서 핵 터지면 36만 명 즉사' 어제 자 동아일보 북핵 관련 기사 제목입니다. 시청 인근 주민은 몰사하고 200만 명 사상에 반경 300 킬로미터까지 수십 년간 낙진과 방사능 노출의 피해가 이어진다는 분석 기사입니다. (낙진 fallout: 핵폭발시 대기권으로 퍼져나가 잔류하는 방사성 물질. 대기권으로 퍼져 나간 뒤 떨어져 내리기 때문에 '낙진(떨어지는 먼지)'이라고 불림.) 서울에서 휴전선 최단 거리는 20 킬로미터대입니다. 서울에서 평양 직선거리는 200 킬로미터대. 기사대로면 서울에 핵이 터지면 평양도 방사능 낙진이 수십 년간 이어집니다. 게다가 한 발만 쏘고 전쟁이 끝납니까? 핵전쟁이 나면 서울시만 죽는 게 아니죠. 한민족과 한반도 전체가 죽는 거지..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2005년 워싱턴포스트는 포드 정부 시절 국가 안전무장회의 문서를 폭로했는데, 문서에 따르면 부시 정부에서 대(對)이란 강경책을 주도하던 딕 체니 부통령, 럼즈펠드 국방부 장관이 포드 정부에서는 정반대로 이란 핵산업에 대한 지원과 투자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원자로와 우라늄이 수출해 돈을 벌자는 거죠. 이후 사이가 틀어진 미국은 이란의 핵개발을 놓고 오랜 기간 갈등하다 2015년 오바마 정부에서 핵합의를 성사시킵니다. 하지만 새로 들어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합의가 잘못됐다며 이를 파기하겠다고 말해왔죠. 지난 주 트럼프 정부는 이란 핵합의를 확인하자며 이란 군사기지에 대한 사찰을 요구했고, 이란은 합의를 준수하고 있다며 반박을 했습니다. 실제 UN 국제원자력기구 I..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최근 쏟아지는 여러 굵직한 재판 소식 가운데 크게 주목받지 못한, 하지만 중요한 판결이 어제 있었습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국조특위가 위증 혐의로 특검에 고발해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이임순 순천향대 교수에 대해 어제 서울고법 형사3부 조영철 부장판사는 원심을 깨고 공소 기각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유는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국조특위 활동이 끝났는데 그 활동이 끝난 이후 고발장이 접수됐기 때문에 적법하지 않다. 저는 이 논리가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즉시 위증 여부가 판가름 나는 위증을 누가 하나요? 숨길 수 있겠다는 나름의 판단 아래 위증을 하는 것이고, 그래서 그 위증을 밝혀내는 데는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한 이치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