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김어준 생각/2021년 3월 (23)
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한 학생의 편지에 옥중에서 이렇게 답장을 보냈다고 합니다. MB 옥중서신 "뜻밖의 편지를 받고 반가웠습니다. 격려의 글을 받고 고마웠습니다. 나 자신 부족한 점이 많지만 평생 열심히 정직하게 살아왔다고, 정직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한 주 가장 눈에 띄는 기사였습니다. 평생 정직하게 살아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 이 편지를 쓸 때 아마 이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 서시 - 윤동주 (낭독: 윤형주) ♬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이렇게 맑고 흔들림 없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보며 저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이 정도면 경배의 대상이다. ♬ 어..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선거 국면에선 의례 후보 검증이 본격화되기 마련이죠. 최근 언론의 후보 검증 행태 관련하여 저는 개인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점들이 아주 많습니다. 예를 하나만 들어보죠. 박형준 후보와 자녀는 작년 각각 20억대 엘시티 두 채를 매입합니다. 박형준 후보는 서민적 모습을 보이지 못해 민망하고 송구하다고 사과했는데 사실 고가의 부동산을 매입했다는 건 문제가 안 됩니다. 다들 자신들 형편에 맞게 사는 거죠. 문제는 작년 엘시티 17층 3호, 18층 3호, 바로 아래, 위 로열층을 거의 같은 시기에 매입하는데 초고가 아파트 경우 아래, 위 로열층이 이렇게 동시에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인데다, 더 드문 것은 부인은 분양가에서 1억, 자녀는 분양가에서 겨우 5백만 원의 프리미엄만 주고..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문 사저 796평 MB의 2.5배 경호동 건축비는 朴의 2.5배' 지난 월요일 문 대통령 사저를 문제삼은 조선일보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의도적으로 외면한 게 몇 가지 있죠. 먼저 가격. 개별주택 공시가격 기준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 건물은 100억대. 땅값은 공시지가 기준으로 76억대. 한 편 양산의 사저부지는 공시지가 기준으로 7억대. 땅값만 비교해도 10배 차이고. 건물을 포함해 비교하면 30배 차이는 족히 날 겁니다. 또 생략한 건 건물의 크기. 문 대통령이 살게 될 건물의 크기는 대략 110평대. 이명박 전 대통령은 360평대. 여기서도 3배 차이가 나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도 같은 방식으로 비교하면 문 대통령보다 최소 10배 이상 비쌉니다. 당연합니..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3월 15일 수석-보좌관회의 中 "정부는 여러 분야에서 적폐 청산을 이뤄왔으나 부동산 적폐의 청산까지는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저 부동산 시장의 안정에 몰두하고 드러나는 현상에 대응해 왔을 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LH 직원들의 투가 의혹 사건을 접하면서 국민들은 사건 자체의 대응 차원을 넘어 문제의 근원을 찾아내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불로소득을 통해 자산 불평등을 날로 심화시키고 우리 사회 불공정의 뿌리가 되어온 부동산 적폐를 청산하라는 것입니다. 정부는 그와 같은 반성 위에서 단호한 의지와 결기로 부동산 적폐 청산과 투명하고 공정한 부동산 거래 질서 확립을 남은 임기 동안 핵심적인 국정과제로 삼아 강력히..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LH사태. 예민한 부동산 문제인데다 선거 국면인지라 사실과 사실이 아닌 것이 뒤섞여 연일 확산일로입니다. 이럴 땐 사실이 아닌 것들이 사실보다 더 자극적이죠. 예를 들면 사태 초기 변창흠 국토부장관은 문제가 된 LH직원들이 신도시 지정을 염두에 둔 투기는 아닐 것이라고 해서 여론의 몰매를 맞았습니다. 그런데 변 장관의 설명은 사실 아예 틀린 말은 아닙니다. 토지보상 절차상 전면 수용되는, 그러니까 정부가 그 땅을 모두 사들이는 경우 토지보상금은 시세보다 높게 책정되는 법이 없거든요. 그러니까 그 직원들 땅은 시세차익을 노릴 수 없고, 시세차익을 노렸다면 그 주변 땅을 샀어야 했다는 해설인 거죠. 그 경우 신도시가 아니라 그 주변 땅 값이 폭등하니까. 그러니 신도시가 아니라 몇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2021년 3월 5일 TV조선 '[신동욱 앵커의 시선] 범이 내려온다' 중에서 '구름은 용을 따르고 바람은 범을 따른다'는 말도 있습니다. 풍운아 윤석열이 비바람 몰아치는 광야로 나섰습니다. "영하 이십도 지상에 무방비의 나목으로 서서, 벌 받는 자세로 서서,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온 혼으로 애타면서, 속으로 몸속으로 불타면서..." 정치가 그를 정치판으로 불러들였으니 검사로서 보여줬던 기개와 용기가 빛을 발할 곳을 찾아가길 바랍니다. 겨울나무가 끝끝내 꽃 피는 봄나무로 서듯 말이죠. 3월 5일 앵커의 시선은 '범이 내려온다' 였습니다. 지난 3월 5일 TV조선 저녁 뉴스 '범이 내려온다' 앵커 브리핑인데 개인적으로 최근 1주일간 가장 재미있는 정치논평이었습니다. 범 내려온..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윤석열 'LH사태는 공정한 게임의 룰 조작한 것' 어제 자 세계일보 단독으로 LH사태에 대해 윤 전 총장에게 묻고 몇 줄 답변을 기사로 낸 건데, 최근 주요한 잠재대선후보군이 된 인사에게 큰 사건에 대해 의견을 묻는 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죠. 그런데 불과 며칠 전까지 검찰 수장이었던 만큼 LH에 대해 물을 거라면 LH 수색영장이, 그 집행이 왜 늦어진 건지 그것도 물었어야죠. 보수매체에선 경찰이 늑장대응했다고 뭐라고 하는데, 실제 상황은 지난 2일 고발이 이루어지고, 3일 고발인, 참고인 조사가 진행되고, 그 이틀 후 국수본 특별수사단이 편성돼 당일 바로 압수수색 영장을 수원지검 안산지청에 신청을 합니다. 여기까지 늑장은 없는 거예요. 그런데 안산지청에서 그날 저녁 6시 30..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LH직원들의 투기 의혹에 대해 사태 초기 LH 자체조사를 두고 언론들이 자체조사의 문제점에 대해 난리를 쳤죠. '제식구들 봐주면 어쩔거냐' 적절한 지적입니다. 그런데 검찰이 라임사건 검사 접대, 한명숙 모해위증 교사 덮는 건 왜 난리를 안 칩니까? 검찰은 절대 제식구 봐주기 안 할 걸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멘. 입니까? 'LH수사 측면 지원 나선 검찰 내부에선 부글부글' 'LH수사 헛짓거리다' '손발 묶인 검찰 부글부글' LH수사가 국수본 중심으로 진행이 되자 검찰 내부에서 불만 많다는 기사들인데, 역시 오로지 검찰 시각만 있는 기사들이죠.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이 패스트트랙에 올라서 통과된 게 언젠데. 해서 검찰 직접수사가 6대 범죄로 조정된 게 언젠데 이런 기사를 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