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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자유한국당은 헌재가 어떤 판결을 내리더라도 모든 정당과 대선후보가 승복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어제 각 당의 원내대표들은 이에 구두합의했습니다. 탄핵 결의가 헌재로 가는 것조차 결사반대했던 정치세력이 갑자기 그 결과에 무조건 승복해야 한다고 남들까지 압박하고 나서는 게 저는 이상합니다. 하지만 그런 요구를 곧이 곧대로 선의로 해석한다치면 그럼 박 대통령 변호인단이 불필요한 증인들을 계속 부르고 국정농단과 대부분 상관없는 녹취 파일 무려 2000개를 지금에 와서 증거신청하는 명백한 판결 지연작전도 당연히 막아야 하는 겁니다. 남들에게는 헌재의 판결에 영향을 주지 말라고, 어떤 결과도 받아들이라고 해놓고 박 대통령 측에서 어떻게든 일정을 지연시켜 헌재 판결에 영향을 주려는 명백한 꼼..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측이 일시가 공개됐다는 이유로 대면조사를 거부하고 있고 헌재는 대통령 측 변호인단의 지연 전술로 결국 2월내 판결이 불가능해졌으며 황교안 대행은 청와대 압수수색 요청에 묵묵부답인데다 특검 연장도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 한국일보에 따르면 보수성향의 두 헌재 재판관은 탄핵 기각 심증을 굳혔고 여권은 최근 세 번째 재판관까지 적극적으로 설득 중이며 결국 이정미 재판관 퇴임 후 정족수 부족으로 탄핵을 기각시킬 거라는 그런 루머까지 법조계에 돌고 있다고 합니다. 야3당 대표들이 어제 긴급 회당해 헌재에 조속한 결정과 황 대행의 특검 연장을 요구한 배경입니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모든 정치세력은 다른 어떤 이슈보다 바로 이 문제에 집중해야..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대통령의 준비 서면을 헌재에 제출했다고 합니다. 서면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최순실을 평범한 가정주부로 생각했으며 최 씨가 여러 기업을 경영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평범한 가정주부로 알았다. 과연 그런가. 지난 12월 23일 채널A는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부총재 시절이었던 1999년 6월 최순실 씨 외 2인이 동석한 자리에서 박정희 기념관에 대한 회의 녹취를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녹취에 따르면 당시 참석자들은 박 대통령이 아니라 최순실에게 보고를 하고 최순실은 누가 예산 편성을 했는지 묻고, 박 대통령이 의견을 제시하는 중간에 말을 끊고 자신이 결론을 내립니다. 한나라당의 부총재가 자신의 아버지 기념관에 대한 회의를 하는데, 그 말을..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금요일 청와대는 특검의 압수수색을 헌법 위반이라며 거부했습니다. 탄핵 심판 판결이 아직 나지 않았는데도 영장에 대통령을 피의자로 명칭한 것은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 불소추 특권 조항을 위배했다는 겁니다. 웃기는 소리입니다. 혐의가 있어서 수사대상이 되는 자는 피의자라 하고 이 피의자가 기소가 되면 그때부터 피고인이 됩니다.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은 '불소추', 그러니까 기소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대통령 재임 동안 피고인이 될 수 없다는 겁니다. 박 대통령은 작년 12월 말 검찰에 의해 이미 진작에 피의자는 되어있습니다. 이건 피의자와 피고인을 엄밀하게 구분해서 쓰지 않는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청와대가 법률 용어로 사기를 치는 거죠. 청와대는 왜 이러는 걸까. 전 이 문장에 주목..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항의하기 위해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전시회가 논란입니다. 문제가 된 작품의 원작은 인상파 마네(Manet)가 그린 '올랭피아(Olympia)'와 조르주네(Giorgione)의 '잠자는 비너스(Sleeping Venus)'입니다. 잠자는 비너스는 여신을 모티브로 한 전형적인 16세기 그림이고 올랭피아는 당시에도 큰 논란이 된 19세기 작품입니다. 올랭피아는 여성을 신화 속 여신이 아니라 현실의 존재로 그려서 당시의 비평가들은 똥배가 나온 여성을 그린 것이 어떻게 예술이 될 수 있냐며 공격을 했었고, 일반인들은 나신의 여성이 고개를 숙이지 않고 눈을 똑바로 뜨고 정면을 바라보는 게 발칙하다며 그림을 지팡이로 내려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게 1865년, 152년..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헌재심판에 임하는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단은 어제 증인 39명을 추가신청해 결국 판결을 2월 말 이후로 지연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 기각과 최순실의 출석 거부로 특검은 대통령 조사 한 번 못하고 끝날 수도 있습니다. 2월 말 특검이 끝나면 검찰이 수사를 이어받게 됩니다. 황교안 체제 하에 검찰이 과연 특검 만큼 해낼 수 있겠는가. 그러니까 박근혜 대통령은 그 어떤 것도 내려놓지 않고 있는 겁니다. 특검이 끝날 때까지 대통령 탄핵에 이를 만한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하게 하고 그 사이 헌재 판결은 최대한 지연시키기. 대통령의 전략입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 기각으로 다른 재벌의 소환은 시작도 못하고 있고, 불법적으로 취득한 재산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한 최..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대통령이 백신 먼저 맞아라' 최근 이슈입니다. 국가 정상이 백신을 먼저 맞는 경우 있습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때는.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Joko Widodo) 대통령, 가장 먼저 접종을 했습니다. 왜냐. 중국 백신 시노백 3상 임상을 인도네시아에서 했거든요. 그래서 가장 먼저 시노백이 도착했지만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 같은 국제 신뢰를 아직 얻지 못한 백신이었거든요. 남아공의 시릴 라마포사(Cyril Ramaphosa)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백신들은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취약한 상황에서 변이 바이러스에 상대적으로 낫다는 존슨 앤 존슨 백신을 선택했지만 그 백신은 전 세계 어느 나라로부터도 인가를 받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도 그렇..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신청을 앞두고 관련뉴스가 쏟아집니다. 본질은 간단합니다. 삼성의 주장은 우리 동네 조폭 두목이 이 동네에서 장사하려면 내 친구 딸 과자 좀 사주라는데 어떻게 안 사주냐, 할 수 없이 독일 과자 300만원 어치 사줬다 이겁니다. 조폭 두목이 달라면 줘야죠. 그런데 삼성은 한 가지 사실은 빼먹고 말하고 있습니다. 300만원 어치 독일 과자 사주고 집에 돌아왔더니 조폭 두목이 내 금고에 3억을 넣어줬다는 거. 그렇게 되면 그건 조폭이 아니라 산타죠. 산타 할머니.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그 관계가 거래라고 인정되는 순간 박 대통령은 뇌물수수의 당사자가 됩니다. 이번 특검의 성패가 바로 이 구속 하나에 달려있습니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