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대통령 (22)
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최순실 국정농단을 엄청난 속도와 강도로 수사 중인 특검을 좌절시킨 순간들이 있다고 합니다. 수사결과에 따라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이 인용될 지 모르는 중차대한 사건을 수사하는데 주사아줌마 같은 대상이 등장할 때마다 특검 팀 내부에선 자괴감이 든다고 합니다. 주사아줌마의 혐의는 보건범죄단속법 위반. 이 잡범 수준의 범죄에 대통령이 직접 연루되어 있는 상황. 더구나 '대통령은 피곤하니까 피로회복 주사 맞을 수도 있는데, 그걸 마치 큰 죄가 되는 것처럼 군다'라고 말하는 상황. 혈액 조차 2급 비밀에 해당되는 대통령이 맞는 주사가 보건범죄단속법에나 걸릴 주사아줌마의 손에 맡겨져 있었고, 그걸 또 문제없다는 대통령에게 '이게 내가 사는 대한민국의 수준인가'하는 자괴감을 느낀다는..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주 첫 인사권이자 현재까지 유일한 인사권을 행사했습니다. 지난 12월 4일 일요일로 임기가 끝난 마사회장 자리에 12월 15일 목요일 신임회장을 임명했습니다. 권한대행은 인사권 행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을 무릎쓰면서까지 이미 공석이 된 지 오래인 공공기관이 스무 곳이 넘는데 뭐가 그리 급하다고 마사회장을 1호 인사로 했을까요? 그 이유 또한 희한합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마사회장 임명하면 경제가 사나요? 삼성과 함께 정유라를 지원하는 특혜를 제공했던 곳이 바로 마사회인데 이건 이상해도 너무 이상하지 않습니까? 황교안 권한대행 스스로 마사회장부터 임명해야 경제가 산다고 생각했다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궁금해지는 겁니다. 마사회..
박범계 의원: 10시 37분에 해경상황실장이 위기관리실에 있다는 거짓말을 했다는 거네요?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그거는 잘못 보고했을 수 있습니다. 저희가 청사 출입기록을 확인해보면 제가 지금까지 박범계 의원: 지금 청와대 안보실과 교신하는 그 핫라인에서 해경청장이 옆에 없는데, 위기관리실에 없는데 있다라고 거짓말 했다는 얘기네요?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앞에 말씀드렸듯이 10시 17분 경에... 박범계 의원: 전부 다 거짓말이에요, 전부 다.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방금 들으신 내용은 지난 청문회에서 박범계 의원이 한 증인을 상대로 질의하다 외친 한 마디입니다. 대통령의 피는 청와대 밖으로 나갔는데 혈액을 채취한 사람도 밖으로 전달한 사람도 없습니다. 정유라는 부정입학을 하고 결국 입학이 취소됐..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제 국감에서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은 세월호 당시 대통령의 책임에 대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현장 책임자만 잘 임명했으면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7시간 동안 놀아도 된다." 당시 해수부 장관에 대한 인사를 잘못해서 세월호 대응이 제대로 안 되었다는 취지입니다. 얼핏 그럴 듯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말이 안 되는 주장입니다. 물론 해수부 장관도 잘못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국가적 재난에는 한 부처로는 대응이 안 되는 겁니다. 해경만 해도 해수부가 아니라 행자부 소속이었고 소방헬기를 띄우려면 외청인 소방관계청, 군 동원은 국방부, 의료지원은 복지부, 그 외 국토부, 기상청, 각 지자체 정보기관까지 총동원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어느 장관이 어느 장관에게 명령을 합니까. 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친박은 대통령 3차 담화가 사실상 하야라며 개헌해서 4월 대통령 퇴진, 6월 대선을 치르자고 합니다. 개헌. 20일 이상의 공고. 공고일로부터 60일 내 의결. 30일 내 국민투표. 이렇게 법이 정한 일정과 절차가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 대통령 사퇴 일정과 대선 일정이 깔끔하게 정리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국회에서 헌법 개정안을 합의하는 과정, 가장 오래 걸리고 가장 중요한 이 과정에 대해서는 따로 정해진 기한이 없습니다. 함정은 여기 있습니다. 합의가 되지 않으면 며칠, 몇 주, 몇 달이 걸려도 그 기한을 강제할 조항 자체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개헌 논의를 공식화하는 순간, 사실상 하야가 아니라 정반대로 언제 퇴진할 지, 퇴진을 하기는 할 지, 아무도 모르게 됩니다. 대통..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문 대통령, 일본어 빼고 4개 국어로 새해 인사" 연휴 기간에 나온 조선일보 기사 제목입니다. 문 대통령 페이스북에 음력 설을 쇠는 이웃국가들 언어로 새해 인사를 했는데 일본어는 뺐다는 겁니다. 일본은 150년 전 메이지유신 때 음력설을 이미 없앴습니다. 음력설을 새해로 안 치는 나라에 어떻게 음력설 새해 인사를 합니까? 영국에서 석가탄신일 인사를 합니까? 아일랜드 세인트 패트릭을 우리가 기리나요? 기념하지 않는 날을 어떻게 축하해요? 그러니까 일본어가 빠진 게 아니라 일본어는 아예 넣으면 안 되는 겁니다. 일본어로 음력설 인사를 했다면 그게 오히려 사고인 거죠. 이건 가짜뉴스 축에도 못 들어가는 멍청뉴스인데 그런데 조선일보는 왜 제목을 저렇게 달았을까. 문재인 외교는 편협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