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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2017년 9월 13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중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 이 에너지는 백년지대계인데, 5년 정권이 마음대로 해도 다음 정권이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어도 아무 문제 없겠다 그죠? 신고리 몇 호기는 김대중 정부에서 전원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노무현 정부에서 부지 매입을 했는데, 인정합니까? 이낙연 총리: 네, 그리고 구체적인 계획은 이명박 정부의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의한.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 아니, 그 부지 매입을 노무현 정부에서 한 것을 인정합니까? 이낙연 총리: 그러니까요, 그런 바탕 위에서 이명박 정부가 최종 계획을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반영한 겁니다.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 노무현 대통령이! 이낙연 총리: 그걸 인정하잖습니까.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2010년 개그우먼 김미화 씨는 KBS에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고 했다가 KBS에 의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했죠. KBS는 '블랙리스트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법적으로 증명받기 위해 고소를 제기한다'고 했었습니다. KBS는 또 '누가 어떤 의도로 블랙리스트를 거론하고 이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행위를 당장 멈추라,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말하면서 그것을 지키는 근간인 방송법의 정당성을 침해하고 방송에 개입하려는 것은 그야말로 자기당착적 행위'라고 주장했었습니다. 그러니 있지도 않은 블랙리스트를 거론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방송에 개입하는 것이라고 오히려 호통을 쳤던 거죠 얼마나 그럴듯한 논리입니까? 이런 논리를 구사한 사람들 배움은 전혀 부족하지 않은 사람..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내수진작, 사회 안전망 확충, 성 격차 해소, 여성 참여 증진, 포용적 성장.' 진보 학자나 노조가 아니라 방한한 라가르드(Lagarde) IMF 총재가 어제 기자회견에서 쏟아낸 말들입니다. 부자가 된 선진국들이 자기들 이익을 위해서 잘 살아보겠다고 바둥거리는 개발도상국(개도국)을 상대로 신자유주의를 밀어붙이고 다국적 기업의 이익을 대변해서 세계무역기구, 세계은행과 더불어 소위 '사악한 삼총사' 중 하나로 불리는 게 바로 IMF죠. 그러한 IMF가 이제는 소득주도성장을 이야기합니다. 부자들의 모임이라 불리는 다보스 포럼에서도 소득 불평등이 중심 화두가 된 게 몇 년 전입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소득이 불평등하게 분배된 나라 톱5에 들어가죠. 사..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프레퍼족(Preppers)이라는 게 있습니다. 냉전을 거치며 인류 멸망에 대비하는 생존주의자(survivalists)들을 일컫는 말인데요, 이들이 처음 등장한 미국에서는 나름의 용어와 관련 산업도 존재합니다. 이들이 쓰는 용어 중에 버그아웃백(bug out bag)이라는 게 있습니다. 대재앙이 닥칠 경우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장소, 주로 사람이 살지 않는 장소에 은밀히 축적해 둔 비상 식량과 발전기 따위가 준비된 그런 장소까지 이동하는 동안 필요한 배낭을 일컫는 말입니다. '생존배낭'이라는 말은 여기서 유래하는 겁니다. 72시간 동안 생존을 도와주는 최소한의 비상배낭. 지난 주 갑자기 이 생존배낭 기사가 쏟아졌죠. 북핵 위기로 생존배낭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는 겁니다. 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서울시가 가구 소득과 미취업 기간 등을 기준으로 청년들 구직 활동을 지원하겠다며 월 50만원 한도로 지급하는 청년수당 클린카드라는 게 있습니다. 이 카드로 노래방, 소주방, 영화관 등도 이용 가능하다며 보수 진영에서는 진작부터 문제 삼아왔습니다. 지난 달에는 구체적으로 용처 제한의 항목까지 제시했었습니다. 학원 수강료, 시험 응시료 등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거죠. 이런 이슈가 있으면 보수 매체는 이 카드로 모텔까지 결제 가능하다며 제목을 뽑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가구 소득이 낮은, 미취업 기간이 길어진 청년들이 취업이 늦어져 형편도 어렵고 스트레스 받다가 소주도 한 잔 하고, 영화도 한 편 보고, 그리고 연인과 사랑도 할 수 있어야 그게 최소한의 사람답게 사는 꼴인 거죠. 미취..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배철수: "모두는 아니더라도 대다수가 행복한 세상이 왔으면 좋겠네요. 저는 사실 종교는 없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간절히 바라봅니다. 청취자 여러분을 빨리 만날 수 있기를. 디스크자키 배철수입니다. 다시 만날 날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배철수의 음악캠프 배철수 씨가 MBC 파업에 동참하기 위해 마이크를 내려놓으며 남긴 클로징입니다. 무려 10,033일째 이어져 온 음악방송을 멈추게 한 건 누구인가? 그 당사자 중 한 사람인 김장겸 MBC 사장이 어제 고용노동부 서부지청에 출석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공영언론 수장으로 언론 자유와 방송 독립을 어떻게 지킬까 고민이 많았다.' (2017년 9월 5일) 이건 본인이 무너지면 자유한국당이 무너진다고 했다는 분이 할 말은 아니잖습니까..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미국 주류 시각을 대변하는 대표적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Foreign Affairs)'의 6차 북핵 실험 이후 대문기사는 트럼프 정부의 군사행동 거론은 믿기 어려울 정도의 광범위한 비극이 될 뿐만 아니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멍청한 소리라고 일갈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미국은 한국과 함께 지난 8년 오바마 정부 때보다 적극적이고, 집중적으로, 그리고 직접적인 협상과 경제적 관계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끝없는 말전쟁은 북한의 주장을 오히려 강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사가 나오는 이유는 트럼프 정부가 군사적 옵션을 계속 이야기하기 때문이죠. 북핵 실험이 계속되는 마당에 미국이 가만히 있을 순 없겠죠. 하지만 구체적 정책이나 통일된 정부 견해 없..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단독, 서울시청 상공서 핵 터지면 36만 명 즉사' 어제 자 동아일보 북핵 관련 기사 제목입니다. 시청 인근 주민은 몰사하고 200만 명 사상에 반경 300 킬로미터까지 수십 년간 낙진과 방사능 노출의 피해가 이어진다는 분석 기사입니다. (낙진 fallout: 핵폭발시 대기권으로 퍼져나가 잔류하는 방사성 물질. 대기권으로 퍼져 나간 뒤 떨어져 내리기 때문에 '낙진(떨어지는 먼지)'이라고 불림.) 서울에서 휴전선 최단 거리는 20 킬로미터대입니다. 서울에서 평양 직선거리는 200 킬로미터대. 기사대로면 서울에 핵이 터지면 평양도 방사능 낙진이 수십 년간 이어집니다. 게다가 한 발만 쏘고 전쟁이 끝납니까? 핵전쟁이 나면 서울시만 죽는 게 아니죠. 한민족과 한반도 전체가 죽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