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김어준 생각 (352)
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금요일 청와대는 특검의 압수수색을 헌법 위반이라며 거부했습니다. 탄핵 심판 판결이 아직 나지 않았는데도 영장에 대통령을 피의자로 명칭한 것은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 불소추 특권 조항을 위배했다는 겁니다. 웃기는 소리입니다. 혐의가 있어서 수사대상이 되는 자는 피의자라 하고 이 피의자가 기소가 되면 그때부터 피고인이 됩니다.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은 '불소추', 그러니까 기소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대통령 재임 동안 피고인이 될 수 없다는 겁니다. 박 대통령은 작년 12월 말 검찰에 의해 이미 진작에 피의자는 되어있습니다. 이건 피의자와 피고인을 엄밀하게 구분해서 쓰지 않는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청와대가 법률 용어로 사기를 치는 거죠. 청와대는 왜 이러는 걸까. 전 이 문장에 주목..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쉐야민애 - 미얀마 양곤대학교 4학년 (2021년 2월 23일 뉴스공장 김어준과의 인터뷰 中) "안녕하세요. 양곤대학교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고, 지금 양곤대학교 국제관계학과 4학년 22살 쉐야민애입니다. 미얀마 국민들은 지금 매일 슬픔과 공포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들께서 우리의 호소를 귀담아들어주시고 미얀마 국민들을 제발 도와주십시오. 쿠데타 정권의 반인도적 행위를 강력히 비난해 주십시오. 그리고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미얀마 국민들의 노력을 진심으로 응원해 주십시오. 우리 미얀마 국민들은 대한민국 정부와 모든 국민 여러분들께서 미얀마 국민들을 지지하고 도움을 줄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미얀마 양곤대학생 쉐야민애의 호소였습니..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선거는 구도의 격돌입니다. 어떤 시대정신을 기준으로 그 경쟁을 해석하느냐에 따라 선거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결정됩니다. 개헌이냐, 정권교체냐, 인물이냐, 경제냐, 지역이냐. 그 구도에 따라 등장인물까지 달라지는 선거의 결정적 요소죠. 그래서 반기문 불출마 선언 이후 많은 매체가 여론조사를 하고 다양한 구도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황교안 급부상부터 최대수혜자 안희정, 보수적합도 1위 유승민, 보수후보 단일화까지. 수많은 구도와 해석이 등장했고,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런데 모바일만 하루 2,400만 명이 방문한다는 네이버가 어제 저녁 8시 기준 메인 화면 가장 앞 줄에 노출한 관련 기사는 '문재인 대 안철수 양자구도 급부상' 제하의 두 후보 격차가 좁혀졌다는 오후 6시경 네이버..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반기문 전 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다음 바톤을 이어받을 보수 진영의 후보군 중 황교안 대행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황 대행의 출마는 자신의 사표를 자신에게 제출하는 꼴이 될 거라며 말이 안 된다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비상시국인 만큼 황 대행 만이 해결할 수 있는 국제적 문제가 있다면 출마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새누리당은 이미 황 대행을 사실상 대권주자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구요. 황 대행의 다음 행보는 그래서 주목 대상입니다. 특히, 과연 헌재소장을 임명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향후 대한민국의 정치 아젠다 자체를 뒤흔들 요소가 됩니다. 다수당인 야당이 반대하는 헌재소장의 국회 인준은 어차피 불가능하죠. 하지만 헌재소장 임명 카드를 꺼내는 순간 정해진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국정교과서 최종본이 공개됐습니다. 논란이 됐던 부분이 그대로 남았습니다. 특히 문제가 됐던 건국절 이슈는 1948년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으로 교과서에 담겼습니다. 국정교과서 서술대로면 일제 조선총독부가 당시 한반도 유일의 합법정부가 되는 셈입니다. 나치 점령하 프랑스에서는 비시(Vichy)정권이 3년간 프랑스를 통치했습니다. 비시 정권은 조선총독부처럼 일본 총독이 직접 부임한 게 아니라 세계 1차대전의 프랑스 전쟁 영웅 페탱(Petain) 수반이었고 외교권도 인정됐었습니다. 하지만 전후(戰後) 프랑스는 나치에 협력했던 비시 정권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당연합니다. 세계 어느 나라가 식민에 부역한 권력이나 그 통치기구를 인정합니까? 제대로 꼴을 못 갖췄어도 프랑스가 드골의 망명..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이슬람 7개국 난민들의 입국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사인해 국제적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들 7개국은 실제 미국에서 발생한 테러에 단 한 번도 연루된 적이 없었고, 오히려 9.11 테러 용의자들의 국가들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포함되지 않은 국가들은 트럼프의 사업상 이익과 관련이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 트럼프를 보고 있자면 특검에 출석하며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라고 외친 최순실이 떠오릅니다. 미국 자체가 종교적, 경제적 난민들이 세운 국가이고, 트럼프 본인 역시 세계대전의 난민 2세로, 그런 난민들이 어렵게 구축해 온 시스템의 혜택을 입고도 오히려 난민들의 권익을 후퇴시키고 오로지 자기 이익만 그를 보면 한 번도 민주주의에 기여한 적은 없으면..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주 출연했던 정규재TV에서 방송후기를 공개했습니다. 정규재 씨 측에 따르면 인터뷰가 끝난 후 박근혜 대통령에게 탄핵이 만약 기각되면 검찰과 언론을 정리할 것인가 묻자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정규재 육성 "이번에 모든 것이 다 드러났고, 누가 어떤 사람인지 다 알게 되었다는 그런 분위기였어요. 어느 신문이 어떻게, 이번에 모든 것이 다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의 힘으로 그렇게 될 거다 이렇게 얘기를 하셨어요." 탄핵을 주장한 언론과 자신을 피의자로 만든 검찰을 손보겠다는 말인데요, 그리고 국회, 언론, 노조, 검찰이 동맹을 맺고 대통령을 공격하는 거 아니냐는 말에는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박근혜 육성 "그동안 쭉 진행과정을 이렇게 좀 추적을 해보고, 이렇게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대통령이 인터뷰를 하고 최순실이 고함 퍼포먼스를 하고 두 사람이 직접 뭔가를 합니다. 급하긴 급한가 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법정에서는 청와대 수석, 비서관, 정부 차관을 지냈고 재단에서는 이사장, 부장, 과장을 지냈던 이들이 그렇게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던 사람들이 이 사태가 대통령의 책임 임을 폭로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대신 나서지 않는 거죠.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왜 장세동이 없느냐는 한탄이 나온다고 합니다. 장세동 씨, 십 몇 년 전 대선 출마를 하겠다며 나섰을 때 단독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전두환 씨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게 출마 이유였던 그에게 왜 여전히 걱정을 대신 해주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을 했었습니다. '나를 믿어줬다.' 역사적 범죄의 주역이었으..